"그는 축구보다 더 위대한 사람이었다" 조타를 가까이서 본 기자의 추모사

한준 기자 2025. 7. 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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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구 조타(포르투갈).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2025년 7월 3일, 전 세계 축구 팬들은 믿기 어려운 비보를 접했다. 리버풀과 포르투갈 대표팀의 공격수 디오구 조타가 스페인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향년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조타의 성실한 여정을 곁에서 지켜본 영국 방송 스카이스포츠의 아담 베이츠 기자는 애틋한 추모 칼럼을 통해 한 인간이자 선수로서 조타의 삶을 돌아봤다. 베이츠 기자의 추모사를 소개한다.


"조타는 단순히 축구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축구 자체였다"


베이츠 기자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생생한 조타의 모습이 남아 있다. "작지만 단단한 체구로 공을 향해 쫓아가던 그 모습, 그 끝없는 낙관과 에너지가 잊히지 않는다"고 그는 회상했다. 조타는 단순히 재능 있는 축구 선수가 아니었다. 그는 가족을 사랑한 아들이었고, 막 결혼식을 올린 남편이자 아이의 아버지였다.


조타는 포르투갈의 거대 아카데미 출신이 아니었다. 벤피카도, 포르투도, 스포르팅도 아니었다. 그는 작은 동네 클럽 곤도마르에서 16세까지 축구를 하기 위해 매달 회비를 내야 했다. 그것도 "제가 낸 게 아니라 부모님이 내셨습니다"라고 조심스레 정정했던 조타의 모습은 그의 겸손함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조용한 재능, 더 큰 인간미"


조타를 파수스 데 페헤이라로 데려갔던 바스쿠 세아브라 감독은 그가 얼마나 겸손한 선수였는지를 강조했다. "조타는 늘 배우려 했어요. 좋은 선수일수록 겸손하고 더 나아지기 위해 귀를 기울입니다." 그가 포르투갈 U19 대표팀의 주목을 받을 수 있도록 직접 축구협회에 이메일을 보냈을 정도로, 조타는 처음부터 '스포트라이트'와는 거리가 있는 선수였다.


그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릴 때 저는 늘 잘하는 편이긴 했지만, 최고는 아니었어요. 하지만 배고픔은 항상 제 안에 있었죠."


조타와 아담 베이츠 기자

FIFA 마스터, 그리고 따뜻한 가족애


팬들 사이에서 조타는 'FIFA 마스터'로도 유명했다. 팬데믹 시기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FIFA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며 게이머로서의 실력도 입증했다. 하지만 그가 더 소중히 여긴 것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었다.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게 정말 행복해요." 축구보다 더 소중한 무언가가 있다는 걸 그는 항상 잊지 않았다.


울버햄턴부터 리버풀까지… "꿈 그 이상을 해낸 사나이"


베이츠 기자가 처음으로 직접 조타를 본 것은 챔피언스리그 포르투 대 레스터 시티 경기였다. 20세 생일을 막 넘긴 조타는 이날 다섯 번째 골을 넣었다. 그리고 그해 여름, 그는 울버햄턴으로 이적해 잉글랜드 무대에 첫 발을 내딛었다. 챔피언십에서 17골, 프리미어리그에서 해트트릭, 그리고 유럽 무대까지… 조타는 울버햄턴의 신화를 쓰며 점점 더 큰 무대에 다가섰다.


리버풀은 그런 조타의 가능성을 파악했다. "기존 포지션과는 달리, 리버풀 스타일의 윙어로 해석할 수 있는 움직임이 있었죠." 리버풀 분석팀의 판단은 옳았다. 조타는 리버풀에서 5시즌 동안 182경기 65골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FA컵, 리그컵, 커뮤니티실드까지 잉글랜드 내 모든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내가 리버풀까지 올 수 있을 거라고는 믿지 못했어요"


베이츠 기자는 스톡포트의 아디다스 HQ에서 진행된 조타와의 인터뷰를 기억한다. 그는 축구화 광고 촬영 중에도 시간을 내 인터뷰에 응했고, 기자의 질문 하나하나에 따뜻하게 응답했다. "솔직히 리버풀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고 믿진 않았어요. 하지만 여기까지 왔고, 믿을 수 없는 기억들을 만들었어요."


그의 마지막 두 골은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경기 동점골, 그리고 에버턴과의 머지사이드 더비 결승골이었다. 이제 생각해보면, 그게 그의 마지막 골이었다는 사실이 믿기 어렵다. 너무 일찍 끝나버린 한 생이, 더 많은 골과 추억을 남기지 못하고 떠나버렸다.


스카이스포츠 디오구 조타 추모 이미지

"그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위대한 사람이었다"


아담 베이츠 기자는 마지막 문장을 이렇게 남겼다.


"디오구 조타는 꿈 이상을 이루었다. 그는 단지 뛰어난 선수가 아니라, 따뜻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의 인생과 커리어를 기억할 것이다.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었고,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늘에서도 그가 가장 사랑한 축구를 하고 있기를, 많은 이들이 기도하고 있다.


안녕, 디오구. 당신은 잊히지 않을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아담 베이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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