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완의 마켓 나우] SF가 현실이 되는 ‘피지컬 AI 모멘트’

어린아이가 ‘나는 이제 어른이다’라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 사람마다 다르다. 과학소설(SF) 속 로봇은 꿈이며, 현실 속 로봇은 ‘다축 다관절의 수직·수평 로봇 팔’이라고 깨닫는 순간일 수도 있다.
우리는 지금 SF가 현실이 되기 시작하는 꿈같은 순간에 서 있는지 모른다. 2025년 1월 CES 무대에서 젠슨 황이 ‘피지컬 AI(Physical AI)’의 개념을 제시한 이후 전 세계가 술렁이고 있다.
어떤 이들은 이 열풍이 ‘4차 산업혁명’ 담론처럼 일시적 유행으로 끝날 것이라며 경계한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그렇다면 ‘피지컬 AI’란 정확히 무엇인가?

젠슨 황에 따르면, 피지컬 AI는 완전자율주행차, 고도화된 휴머노이드 로봇, 지능형 드론 등 물리적 세계와 스스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AI 구현체를 의미한다. 이에 대한 회의론도 있다. 기존의 산업용 로봇에 AI를 덧입혀 일부 성능을 향상한 사례를 피지컬 AI로 포장하는 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피지컬 AI는 단순한 기술 결합을 넘어선다.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기술이 발명되기 전까지는 AI 모델이 구현하는 기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혁신적인 하드웨어’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AI의 ‘물리적 기반’이 새롭게 개발되어야 한다. 엔비디아나 테슬라 등 선도 기업들이 기존에 없던 형태의 하드웨어를 직접 설계·생산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한 연산 성능 개선을 넘어 기존 하드웨어로는 구현할 수 없던 AI 모델의 기능을 실현하려면 구조적으로 다른 물리적 장치가 필요하다. 이는 곧 AI의 물리적 실현 없이는 AI의 가능성도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피지컬 AI는 이렇게 정의될 수 있다. ‘현실 세계와 다층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하드웨어에 구현된 AI 모델의 궁극적 실현체.’ 이때 AI 모델은 마치 정찬의 주요리와 같다. 모든 준비가 갖춰져야 비로소 그 정수가 드러나는 것이다. 동시에 이를 가능하게 할 기초과학과 실용과학 연구도 함께 뒷받침되어야 한다.
피지컬 AI 개념이 등장한 지 반년도 채 되지 않은 이 시점에서 혼란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기존 제품이나 산업에 AI를 일부 접목한 수준을 피지컬 AI라고 우기는 일이 계속될 것이다.
언젠가 ‘AI 모델이 혁신적 하드웨어에 의해 구현되었다’는 평가가 주류가 되는 날 ‘SF가 현실이 되었다’는 감탄이 쏟아질 것이다. 그리고 고도로 진화한 과학에 의해 첨단 로봇과 모빌리티가 등장하는 그 순간이야말로 진정한 ‘피지컬 AI 모멘트’가 될 것이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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