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체 영통' 상대방 몰래 녹화해 소장…대법 "처벌 못해"

상대방의 나체가 노출된 영상 통화의 녹화본을 소지한 행위는 피해자 동의가 없었더라도 ‘불법 촬영’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전 여자친구와 영상 통화 중 샤워하고 옷을 입는 모습을 몰래 녹화해 소지하고, 이를 발견한 피해자가 화를 내자 피해자를 심하게 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A씨의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5일 확정했다. A씨의 다른 혐의인 상해죄와 재물손괴죄는 유죄가 인정돼 벌금 300만원이 확정됐다.
A씨는 2021년 9월부터 연인 관계였던 피해자의 신체가 노출된 통화 화면을 2022년 1월 3회에 걸쳐 녹화·저장한 뒤 그대로 소지했다.
성폭력처벌법 14조1항은 카메라를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상대방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를 7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그러나 1·2심 법원과 대법원은 피해자가 스스로 신체를 찍은 영상 통화 화면을 피고인이 녹화한 것은 ‘촬영’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례상 상대방의 신체를 직접 촬영하는 행위만이 ‘촬영’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단, 같은 법 2항은 피해자가 스스로 신체를 촬영한 경우라도 이를 동의 없이 ‘반포’한 경우 처벌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검사는 2심에서 공소 내용을 추가해 다시 다투었지만 법원은 피해자의 영상이 반포되지 않았고 단순 소지는 처벌할 수 없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이 사건 조항은 불법 성적 촬영물에 대한 접근이나 수요를 규제하기 위해 촬영, 반포 등을 처벌하는 규정”이라며 “반포가 전제되지 않은 촬영물의 소지까지 처벌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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