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총구 앞에 목숨 걸고 부른 '민중음악' 기록해야"

윤성효 2025. 7. 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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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문화예술인-단체,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앞에서 촉구... 현장에서 <아침이슬> <동지여 내가 있다> 불러

[윤성효 기자]

[관련기사]
- [보도후] "독재자 총구 앞에 의연히 불렀던 민중가요 기록돼야" https://omn.kr/2ecvu
- "민주주의전당, 목이 터져라 불렀던 민중가요 한 곡 없다" https://omn.kr/2ec1q
 경남지역 문화예술인들은 3일 오전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중가요 기록을 요구하면서 <아침이슬>과 <동지여 내가 있다>(김영만 작사작곡)를 불렀다.
ⓒ 윤성효
 경남지역 문화예술인들은 3일 오전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중가요 기록을 요구하면서 <아침이슬>과 <동지여 내가 있다>(김영만 작사작곡)를 불렀다.
ⓒ 윤성효
창원마산에 들어선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민주전당)이 이승만·박정희 독재를 제대로 나타내지 않고 전시물이 부실하다는 비난이 높은 가운데, 과거 민주화 시위나 집회 현장에서 민중가요를 부르며 힘을 모았던 예술가와 시민들이 '민중음악관' 설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고승하 전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민예총) 이사장, 배진구 천주교 신부, 진효근 톱연주가, 김유철 시인,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공동대표, 김산 창원민예총 대표와 박영운·이경민 가수 등이 이름을 올린 '경남지역문화예술인 일동'은 3일 오전 민주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마지막에 민중가요 <아침이슬>과 <동지여 내가 있다>(김영만 작사작곡)를 불렀다.

지난 6월 10일 임시운영에 들어간 민주전당에서 과거 민주화 시위 현장에서 불렀던 민중가요가 기록되지 않았다는 <오마이뉴스> 보도 이후,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나선 것이다.

기자회견에는 경남대 동문공동체 노래패 '동무야', 중창단 '희노애락', '재두루미'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독재자의 총구 앞에 목숨 걸고 부른, '민중음악관'을 설치하라"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민주화운동이 있는 곳에 늘 함께 했던 우리의 노래, 민중의 노래를 반드시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추진해 주기 바란다"라며 "민주주의 발전과정에 중요한 축을 담당한 민중가요에 대한 역사적 기록 및 공간 하나 없다는 것에 분노한다"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에 거리의 노래, 민중의 노래가 울려 퍼지게 하라", "총탄보다 무서운 민중가요의 힘, 독재자의 총구 앞에서도 의연히 불렀던 민중의 노래가 민주전당에 영원히 기록되기를 바란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현재 민주전당에는 <아침이슬> 음반만 전시되어 있다.

창원시는 6월 29일 민주전당 개관식을 열려다가 연기했고 임시운영은 계속하기로 했다. 열린사회희망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운영을 중단하고 폐쇄한 뒤 전시물을 전면 개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에 '민중가요' 기록하라" 경남지역 문화예술인들은 7월 3일 오전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중가요 기록하라"고 촉구하면서 <아침이슬>과 <동지여 내가 있다>(김영만 작사작곡)를 불렀다. ⓒ 윤성효

다음은 회견문 전문과 참가자·단체 명단이다.

[회견문] 독재자의 총구 앞에 목숨 걸고 부른, '민중음악관'을 설치하라

대한민국의 독재 권력의 역사는 길고도 지난했다. 이제 끝났나 하면 좀비처럼 다시 살아나는 독재 권력은 급기야 2024년 군부독재의 망령으로 되살아나 12.3비상계엄으로 이어졌다. 더욱 천인공노할 일은 12.3 비상계엄을 주도한 내란수괴가 현직 대통령 신분의 '윤석열'이었다는 사실이다. 한편, 독재 권력에 온몸으로 맞서 피 흘리며 싸운 주체는 언제나 이름 없는 민중이었다.

독재자의 폭력 도구로 전락한 군인과 경찰의 총과 방패, 최루탄, 방망이는 살인무기에 다름 아니었다. 그러나 죽음에 이르는 공포에도 우리 민중들이 물러서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 싸울 수 있었던 용기의 원천은 민주주의에 대한 간절한 열망, 그리고 동지들과 어깨 걸고 함께 부르던 노래에 있었다. 맨 몸으로 독재의 군홧발을 뒤로 물러나게 한 힘은 수만, 수십만이 함께 눈물 흘리며 부른 '민중의 노래'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심코 지나가던 행인을 투쟁의 대오 속으로 끌어당기는 노래의 힘. 백 마디 연설보다 노래 한 곡이 지닌 위력을 우리는 3.15의거부터 2025년 빛의 혁명에 이르는 광장에서 확인했다.

3·15의거와 김주열열사의 시신이 마산 앞바다에서 떠오른 뒤 일어난 4·11민주항쟁에는 <애국가> <통일행진곡> <전우야 잘 자라> <승리의 노래> <학도호국단 노래>가 있었다. 부마항쟁에는 <애국가>와 <훌라송>, 6·10항쟁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 <아침이슬> <타는 목마름으로> <농민가> <동지가> <동지여 내가 있다>를 목이 터져라 외쳐 불렀다. 그 투쟁의 노래·저항의 노래가 있었기에 수천이 수만이 되고, 수만이 수십만이 되고, 수십만이 수백만으로 뭉쳐 독재 권력을 마침내 물리쳤다. 1980~1990년대 집회·투쟁현장에서 불렀던 민중가요는 민주화 운동의 양적·질적 변화를 불러일으키는데도 일조했다. 독재에 대한 저항과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담고 있는 민중가요를 통해 민중들은 민주주의에 대해 각성하기 시작했고, 집회 현장에서 직접 민중가요를 부르는 주체로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 과정을 기억하고 시민들에게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알리는 역사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그 어디에도 민중의 노래, 저항의 노래를 포함한 민중예술에 대한 역사적 기록과 공간은 없다. 민주주의전당 종합전시관 입구의 바다 영상이 관람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상영 시간이 제법 긴 그 영상에 우리가 민주주의를 염원하며 애달프게 불렀던 노래 한 소절 정도는 배경 음악으로 나오리라 기대했지만 실망스럽게도 결국 나오지 않았다. 전시실 영상에도 없고, 전시물에는 민중가요 악보 하나 걸려 있지 않았다.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에 용기와 희망을 넘어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에너지원이 되었던 그 많은 민중가요 하나 없었다는 것은 '부실하다'는 비판을 넘어서 영혼이 없는 민주주의전당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비단 노래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 기여한 춤과 그림, 시와 소설, 영상 등 민중예술의 서사가 역사적으로 기록될 때 비로소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가! 민중가요를 함께 듣고 불러 보는 것 자체가 바로 민주항쟁의 역사를 기억하고 계승하는 것이다. 우리는 민주주의전당 도서관에 민중음악 관련 자료를 수집·저장하여 관람객들이 민주화 현장을 생생히 기억할 수 있는 민중음악관을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우리는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에 강력히 요구한다. 민주화운동이 있는 곳에 늘 함께 했던 우리의 노래, 민중의 노래를 반드시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추진해 주기바란다. 이 기자회견문은 경남지역 예술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에 민주주의 발전과정에 중요한 축을 담당한 민중가요에 대한 역사적 기록 및 공간 하나 없다는 것에 분노하는 모든 이들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2025. 7. 3. 경남지역문화예술인 일동 : 강정철, 김산, 나영기, 박종권, 심경애, 이상익, 진미령, 최재은, 강종철, 김영임, 민호영, 배진구, 우은신, 장은주, 진효근, 한영신, 고승하, 김유철, 설미정, 윤영미, 정갑숙, 최명, 김경탁, 김진희, 박영운, 송인세, 윤영희, 정은아, 최석문, 김교동, 김희정, 박종국, 송창우, 이경민, 조수현, 최우영.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경남대 동문공동체 노래패 동무야, 광필름, 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 꿈-꾼어울림, 녹색당 경남도당, 민주항쟁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 열린사회희망연대 중창단 희노애락, 재두루미 중창단, 전교조 경남지부, 창원민예총, 창원촛불행동.
 경남지역 문화예술인들은 3일 오전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중가요 기록을 요구하면서 <아침이슬>과 <동지여 내가 있다>(김영만 작사작곡)를 불렀다.
ⓒ 윤성효
 경남지역 문화예술인들은 3일 오전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중가요 기록을 요구하면서 <아침이슬>과 <동지여 내가 있다>(김영만 작사작곡)를 불렀다.
ⓒ 윤성효
 경남지역 문화예술인들은 3일 오전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중가요 기록을 요구하면서 <아침이슬>과 <동지여 내가 있다>(김영만 작사작곡)를 불렀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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