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중고차 사기 위해 꼼꼼히 따져야 할 것은? [스페셜리포트]
좋은 중고차, 잘 사는 방법은
가격·주행 거리·수리 이력 꼼꼼히
중고차 수출 전망은 밝다. 물류비 부담 감소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7월 3733까지 올랐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초 1292까지 내려왔다. 운임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중고차 가격 경쟁력에 청신호가 켜졌다. 기존 자동차 수출 전용 선박을 이용하던 중고차 수출 업체가 요즘은 컨테이너선으로 옮겨 가며 수출 물동량 정체 현상이 풀리고 있다. 전용선은 신차가 우선 배정되는 탓에 중고차 적재에는 한계가 있었다.
긍정적인 측면은 더 있다. 최근 한국 차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데다, 부품 공급이 과거보다 원활해졌다는 점은 플러스 요인이다. 중고차 최대 수출 항만인 인천항 인근 남동·부평·주안공단에 입주한 자동차 부품 업체가 탄탄한 부품 공급 라인을 구축해놨다.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높은 원·달러 환율 기조도 경쟁국 대비 저렴한 수출을 가능케 하는 호재다.
향후 거래량은 중고차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중고차 거래가 살아나며 인기 차종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쏠린다. 대부분의 플랫폼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차종은 ‘현대차 그랜저’로 나타났다. 케이카(올 1분기), T카(올4~5월), 리본카(2024년) 등에서 그랜저가 판매 순위 1위에 올랐다. 나머지 차종은 플랫폼마다 선호도가 다르게 조사됐다. 케이카에서는 더 뉴 레이·아반떼(CN7)가 2~3위를 차지했고 T카에서는 K8·아이오닉·EV6, 리본카에서는 K5·스타렉스·카니발 등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단 “플랫폼별 재고 포트폴리오가 특정 차량에 몰려서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일 수 있다”는 설명이 전문가 중론이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들은 중고차를 구매할 때 여러 요소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차량 연식과 구매자의 예상 주행 거리, 차량 수리 이력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예를 들어 중고차 구매 후 연간 주행 거리가 짧을 것으로 예상되면 총 주행 거리가 긴 차량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선택이 경제적인 방법이다. 반대로 구매 후 주행 거리가 길 것으로 예상되면 향후 되팔 때를 고려해 총 주행 거리가 짧은 매물을 구매하는 전략이 합리적이다. 가격 측면에서는 비인기 색상과 트림을 선택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점검 이력도 빼놓을 수 없다.
한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는 얼마나 잘 관리됐는지가 중요하다”며 “수리 이력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차량 선택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 외 이전비·관리비·수수료·보증료·성능 보험료 등이 추가되기 때문에 전체 비용을 확인해야 한다”며 “가격 측면에서는 연말보다 연식 변경이 중고차 시세에 반영되는 연초에 구매해야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아직 우리나라 중고차 시장은 선진국 대비 규모가 작은 편이다. 국내 신차 대비 중고차 거래 규모는 1.5배 수준인 반면 미국은 3배에 달한다. 전반적인 자동차 보급률도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는 국민 2.2명당 1대꼴로 차량을 보유 중이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각각 1.1명, 1.7명당 차량을 1대씩 보유하고 있다.
중고차 사업자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지만, 결국 시장 규모를 키우지 않으면 서비스가 퇴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사업자가 늘어 경쟁이 과열되면 회사 수익률이 떨어지고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며 “결국 자금력이 막강한 대기업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시장 규모가 크면 각 사업자가 어느 정도 이익을 나눠 가질 수 있다지만 우리나라 시장은 여러 사업자가 공존하기에 아직까지 규모가 작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정보 투명성을 확보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누가 평가해도 비슷한 가격대가 나올 수 있도록 객관성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해외 사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중고차 수출액이 1조엔(약 9조5000억원)을 돌파한 일본은 일본중고차수출업협동조합과 일본자동차사정협회 등이 중고차 성능 증명서를 발급한다. 중국도 수출 중고차 품질 관련 국가 표준을 도입해 외부 검사기관에 의한 품질 검사 수행을 의무화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일본은 전 세계에서 평가 지표 표준화가 가장 잘 구축된 나라”라며 “미국과 유럽은 투명성이 높아 개인 간 거래나 온라인 거래도 가능한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해외 사례를 참고해 우리나라 특성에 맞는 ‘한국형 모델’ 정립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신차나 부품 등 관련 산업과 연계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고차 시장에서 품평은 신차 구매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출 중고차 평가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며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교체용 부품 산업 육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출 기업이 겪는 현실적인 문제 해결도 고민할 시점이다. 예를 들어 수출 실적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은행을 통한 외화 입금 방식을 거쳐야 하는데, 실제 주요 수입국에서는 현지 사정에 따라 암호화폐나 간편결제 등 다양한 결제 방식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 수출할 때 중고차는 실질적인 관세 혜택을 받기 어려운 구조다. 대부분 FTA 조항은 신차나 부품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서다.

무엇보다 정부가 중고차 시장에 대한 관심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 중론이다. 김필수 교수는 “중고차 수출이 늘었다고 해도 수입은 병행이 안 된다”며 “튜닝카나 모터사이클, 포크레인 등 건설기계 분야는 아직 태동도 안 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품과 신차 관련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유관 부처가 중고차 시장에 더 관심을 갖는다면 충분히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건웅 기자 na.kunwoong@mk.co.kr,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15 (2025.06.25~07.0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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