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등나무꽃이 건네는 말, 여기서 들어보세요

유미주 2025. 7. 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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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의 허물을 들추지 않고 그 허물을 덮어주는 사람이 있다.

일상의 관계에서 날을 세우고, 각을 세우고, 스스로 벽을 쌓던 사람들이 그 품 안에서 자유롭다.

작품이 빛나는 순간이고 그 사람에게 예술이 되는 시간이다.

품이 있는 사람, 그래서 품위가 있는 고춘숙 작가를 이번 여름에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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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춘숙 작가 초대전, 오는 8월 19~29일 커먼즈필드 대전에서 열려

[유미주 기자]

이웃의 허물을 들추지 않고 그 허물을 덮어주는 사람이 있다. 이 얼마나 품위 있는가. 나이와 배경을 넘어 많은 사람들이 그 품에서 자유롭다. 그의 세계 속에서는 무엇이든 품어진다. 일상의 관계에서 날을 세우고, 각을 세우고, 스스로 벽을 쌓던 사람들이 그 품 안에서 자유롭다.

더 이상 자신을 방어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이 얼마나 품이 있는 사람인가. 사람들은 그렇게 그림을 그리는 행위 속에서 자신의 방식을 알아 차리고 변화한다. 그 속에 고춘숙 작가가 있다.

고춘숙 작가는 서양화가로 지역 사회에서 미술을 가르치고 기회를 만들어 재능 기부도 하고 있다.
어린 아이에서부터 시니어 수강생, 주부 및 연구원, 교수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문하생까지 헤아리면 그의 그림 인생에 다양한 만남과 이야기가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그 풍부한 경험에서 터져 나오는 여유가 큰 품을 만들어 준 것이 아닌가 짐작해 본다. 밝고 평화로운 느낌의 작품에서도 그 품이 느껴진다.

오는 8월 19~29일 고춘숙 작가 초대전이 있다. 커먼즈필드 대전, 대전광역시 사회혁신센터(구 충남도청)에서 고춘숙 작가의 품을 느낄 수 있다.
▲ 등나무 꽃 연보라빛 등나무 꽃
ⓒ 유미주
고춘숙 작가의 올해 작품 '등나무 꽃'을 보고 있으면 작품을 마주하는 어떤 지점에서 자기의 세상을 알아차리는 순간들이 있다. 작품이 빛나는 순간이고 그 사람에게 예술이 되는 시간이다. 봄의 끝자락을 보라색 등나무 꽃으로 한가득 담아낸 캔버스에서 달콤한 향기가 묻어난다.

사랑을 고백하듯 행복감과 편안함이 밀려온다. 나의 달콤한 때는 언제였었나. 나에게 예술이 되는 순간이 왔다. 연보랏빛 등나무 꽃의 향기를 맡으면서 내 시간을 들여다보고 나의 요즘을 물어 본다.

'요즘 편안하냐고... 요즘 행복하냐고...'
▲ 등나무 꽃 연보랏빛 등나무 꽃
ⓒ 유미주
문득 초등학교 3학년 때 커다란 등나무가 휘감겨 올라간 어린 시절 집이 생각났다. 거꾸로 매달려 위에서부터 알알이 차례차례 피어나는 연보랏빛 등나무 꽃 모양이 신기했다. 등나무 넝쿨이 만들어낸 그늘에서, 연약한 할머니 무릎을 베개 삼아 재잘거리던 그때 어린 나를 추억했다.

등나무 넝쿨이 만든 그늘이 필요했는지 할머니 사랑이 그리운 것인지 모르겠지만 잠시 더위를 식혀줄 등나무 넝쿨의 그늘도, 연약한 할머니 무릎도 품인 듯하다. 달콤했던 시간을 추억하니 뭔지 모르게 좋다. '조용하게' 좋다. 잔잔한 행복감이란 이런 것인가.

그림 그리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는 고춘숙 작가, 대상이 자기를 그려 달라고, 자기를 알아 달라고 하는 것 같아서 붓을 잡는다는 작가의 지나가는 말 속에서 그 진심을 알 수 있다. 그가 얼마나 그림 그리는 행위를 사랑하는지, 그 속에서 얼마나 행복한지 작품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

그림이 그 품을 오롯이 닮아 있는 이유다. 품이 있는 사람, 그래서 품위가 있는 고춘숙 작가를 이번 여름에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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