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철거한 대한제국의 환구단…112년 만에 열린 정원으로 시민 개방

환구단 정문이 112년 만에 시민을 위한 열린정원으로 24시간 개방된다. 환구단은 고종이 대한제국 황제로 즉위하면서 제사를 지내기 위해 1897년(광무 원년)에 만들었다. 서울시는 사적 157호인 환구단의 첫 관문인 환구단 정문 일대의 펜스와 담장을 철거하고 담장없는 정원으로 조성했다고 2일 밝혔다.
환구단은 대한제국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역사적 장소이자, 대한제국의 수난사가 고스란히 담긴 공간이다. 고종은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즉위식을 치르기 위해 환구단을 만들었다. 하늘에 제사를 드리는 의식인 원구제는 고려 때부터 내려온 전통이지만, 유교를 중시하던 조선시대 세조가 즉위하면서 없어졌다. 그러나 고종은 대한제국이 자주국임을 선언하고 이를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원구제를 되살렸고 환구단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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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동 호텔 정문으로 쓰던 환구단 정문
그러다가 환구단 정문은 2007년 강북구 우이동에서 발견됐다. 그린파크호텔 정문으로 쓰이고 있었다. 이후 2009년 현재 위치로 옮겨졌다. 실제 정문이 있던 위치는 조선호텔 주 출입구 쪽 도로다.
그동안 환구단 정문 앞에는 펜스 및 담장 등이 설치돼 접근성이 떨어졌다. 서울시는 환구단의 역사ㆍ문화적 가치를 알리고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환구단 정문 열린 정원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환구단의 역사와 전통을 반영해 오얏나무, 배롱나무와 모란 등을 심어 정원의 전통미를 살렸다.

또 환구단 정문의 화단에는 고종실록에서 발췌한 ‘無待聲明於天下, 而天下皆知大韓之號矣(무대성명어천하, 이천하개지대한지호의)’라는 글자를 새겼다. ‘세상에 공표하지 않아도 세상이 모두 대한이라는 칭호를 알고 있을 것이다’라는 의미다. 서울시 관계자는 “고종이 1897년 황제로 즉위하고 환구단에서 제사를 지내며 새로운 국호를 선정할 때 실록에 실린 내용으로 환구단이 대한제국의 시작이었다는 의미를 알리기 위해 글자를 새겼다”고 말했다.
환구단 열린 정원은 무장애 램프구간으로 조성되어 있다. 시민들이 24시간 정원을 이용할 수 있게 야간 조명도 설치했다. 이수연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역사적 가치와 자연과 휴식이 어우러진 새로운 시민 휴식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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