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찍고, 다시 한국으로…‘금의환향’하는 뮤지컬들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를 사로잡은 ‘마리 퀴리’ ‘위대한 개츠비’ ‘어쩌면 해피엔딩’이 올 하반기 나란히 국내 무대에 오르며 K-뮤지컬의 새로운 성공 신화를 예고하고 있다.
먼저 7월 국내 관객을 만나는 뮤지컬 ‘마리 퀴리’는 2020년 한국 초연 이후 꾸준히 작품을 발전시켜 오다 2022년 마리 퀴리의 고국 폴란드를 비롯해 2023년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공연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현지 프로덕션으로 장기 공연을 올렸다.
폴란드 출신 과학자 마리 퀴리의 실제 삶에 상상력을 더한 작품으로 현지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K-뮤지컬의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인간의 존엄과 과학의 양면성을 깊이 있게 다룬 서사는 국적을 불문하고 큰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평가다. 이달 25일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개막하는 이번 공연은 해외의 찬사를 등에 업고 한층 깊어진 감동으로 국내 관객들을 찾을 예정이다.

내달 1일에는 ‘위대한 개츠비’도 한국 무대(GS아트센터)에 오른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한국 뮤지컬 제작사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가 한국·아시아 최초로 브로드웨이에서 단독 리드 프로듀서로 나선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4월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해 단숨에 매출액 100만 달러 이상을 기록해 ‘원 밀리언 클럽’에 입성했다. 지난달 1일자로 집계된 107만5762달러까지 포함해 한화로 1000억원의 누적 매출을 돌파했다. 가장 최신 차트인 6월 22일 기준, 여전히 객석점유율 95.21%를 유지하고 있다.
제68회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Drama Desk Awards)에서 ‘최우수 무대 디자인상’을 수상하고, 제77회 토니어워즈(Tony Awards)에서 뮤지컬 부문 ‘의상 디자인상’을 수상했으며, 제73회 외부 비평가 협회 상(Outer Critics Circle Awards)에서는 ‘무대 디자인상’과 ‘의상 디자인상’을 수상해 2관왕의 영예를 안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브로드웨이 개막 1년 만인 올해 5월부터는 영국 웨스트엔드에서도 공연을 올리고 있다.
10월에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두산아트센터 연강홀, 10월 30일 개막)이 돌아온다.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2016년 약 300석 규모의 대학로 소극장에서 초연됐고, 이후 영어판 제작을 거쳐 지난해 11월 뉴욕 맨해튼 벨라스코 극장에서 정식 개막했다. 지난달 22일 기준, 누적 매출액 2967만1943달러(한화 약 402억)를 기록했고, 매주 100% 이상의 객석 점유율 유지하면서 여전한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서정적인 음악과 아날로그 감성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기술이 고도로 발전한 사회 속에서 역설적으로 인간의 본질과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제78회 토니어워즈에서 작품상, 극본상, 작사·음악(작사·작곡)상, 연출상, 무대디자인상, 남우주연상까지 무려 6관왕을 달성했다. 이는 한국 창작 뮤지컬이 토니상을 수상한 최초 사례이자, 주요 부문까지 휩쓸며 전례 없는 새 역사로 기록된다. 이에 앞서서 뉴욕 드라마 비평가 협회상, 드라마 리그 어워즈, 외부 비평가 협회상,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에서도 잇따라 트로피를 거머쥔 바 있다.

특히 ‘위대한 개츠비’와 ‘어쩌면 해피엔딩’의 경우는, 해외 시장을 거치면서 일종의 ‘멀티유즈’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하나의 잘 만들어진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각각 한국과 브로드웨이 버전을 동시에, 혹은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히 같은 작품을 다른 언어로 번안해 올리는 것을 넘어, 각국의 문화와 관객 특성에 맞춰 연출, 캐스팅, 무대 디자인 등을 현지화하는 전략을 포함한다.
브로드웨이에서는 화려한 쇼와 볼거리를 극대화하여 현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위대한 개츠비’는 올해 해외 아티스트들의 내한 공연으로 한국 관객을 만난 이후, 다시 한국 버전으로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어쩌면 해피엔딩’도 10월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한국 버전이 올려진 이후, 2028년을 목표로 브로드웨이 버전을 한국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애초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출발한 뮤지컬을 브로드웨이 1000석 이상의 대형 극장으로 옮겼기 때문에 브로드웨이 버전의 무대는 더 크고 화려해졌고, 오케스트라의 숫자도 늘어났다. 또 한국 버전에선 암시적으로 표현됐던 장면을 직접 보여주기 위해 추가하고, 반대로 일부 대사와 넘버는 과감히 축약하거나 생략했다.
이러한 ‘멀티유즈’는 한국 관객들에게 다채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며 관객층을 확대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브로드웨이의 화려함을 직접 확인하고 싶은 관객과, 한국적 정서로 재해석된 깊이 있는 무대를 선호하는 관객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제작사 입장에서 하나의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하여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고, 글로벌 시장과 국내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한 뮤지컬 관계자는 “K-뮤지컬은 단순히 우리의 이야기를 해외에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전 세계가 공감하고 즐기는 하나의 독립된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체계적인 기획과 과감한 투자, 그리고 한국 창작진의 뛰어난 역량이 결합하여 만들어낸 이 성과는 국내 뮤지컬 시장에도 새 활력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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