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뿐일지 모를 주택 신축, 지붕 안에 몰래 남겨놓은 깜짝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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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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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재들이 나란히 배열된 골조에서 뿜어나오는 향은 황홀하다. |
| ⓒ 김동의 |
시공사 첫 미팅 날, 구조재로 쓰일 투바이 목재에 대해 강도에 문제는 없지만 표면에 옹이와 피죽이 간간이 있는 2등급을 쓸 것인지 아니면 깨끗한 1등급을 쓰길 원하는지 질문을 받았다. 잘 몰랐던 나는 첫 집인데 깨끗한 것이 좋겠지 하며 1등급으로 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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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에 사용된 투바이 목재들. 제조사별 등급 표기도 상이하다. |
| ⓒ 김동의 |
따로 사전에 협의되지 않았으나 후에 시공될 OSB 합판 하단부를 물과 습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토대목(mudsill)에 투습방수지를 스테이플러로 선시공했다. 이 순간만큼은 집 짓기로 마음먹은 때부터 뿌리내린 '과연 집이 세워지긴 할까?' 하는 의구심과 불안함이 조금 해소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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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공사의 이해를 위해 꾸역꾸역 그려본 가변형방습지 선시공 요구도 |
| ⓒ 김동의 |
2018년 9월 1일 개정된 '건축물의 에너지 절약 설계기준'에도 기밀 및 결로방지 등을 위한 조치로 방습층을 단열재 실내 측에 설치하도록 명기되어 있다. 아무튼 골조 단계 가변형방습지 선시공을 시공사에서 거부한 탓에 직접 가변형방습지를 시공하느라 매우 애를 먹었다.
또 후회로 남는 점은 자재에 대한 상세 견적을 요구하지 않은 것과 잉여 자재에 대한 비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 협의를 안 한 점이다. 받은 견적에는 골조 공사 항목에 '평당 재료 단가 35만 원'이라고 적혀있을 뿐이다. 공사에 있어 손실률까지 감안하면 자재는 충분하게 발주될 것이고 공사가 끝나면 새것이 그대로 남거나 중고 거래가 가능할 품목(특히 목재나 철근)도 있을 것이다.
건축주는 견적서에 명기된 대로 재료비와 인건비를 지불한다. 그러므로 애초에 실제 소요 비용이 넘치든 부족하든 소정 금액대로 공사 진행을 협의하지 않는 한 남은 자재는 건축주에게 귀속되는 것이 당연한 일 아닌가? 잉여 자재에 대해 비용을 지불하고 되사갈지 아니면 폐기 처리할지 논의해 봐야 한다. 나의 경우 가공하고 남은 자투리 셋기둥이나 합판 자투리 조각에 대해서만 시공사 사장으로부터 폐기 또는 보존 여부를 문의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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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케치업으로 그려본 목구조 예상도 |
| ⓒ 김동의 |
그래서 내가 직접 3D 모델링 프로그램인 스케치업을 이용해 도면대로 기초 면과 골조까지 그려봤다. 우리 집의 목구조는 어떨지 궁금함이 컸다. 시공 공부는 깊게 안 해봤지만 16인치 간격으로 셋기둥도 세워보고 여러 구조를 되는대로 만들어 봤다. 시공사 사장은 건축주가 이런 걸 그려본다는 게 신기했는지 그 스케치업 파일을 자재 확인차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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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조 보강 용도로 현장에서 제작된 빔 |
| ⓒ 김동의 |
그가 말한 짱짱함이 하중을 견뎌내는 힘인지 들리는 힘에 저항하는 것인지 미처 되묻지는 못했지만 제조사의 오랜 역사가 품질에 뒷받침됐을 것이기에 무게나 부피 대비 이 철물을 쓰는 것이 효율적일 것 같았다. 철물 단가가 아주 비싼 것은 아니니 건축사나 구조도면에서 권하는 철물 정도는 꼭 정품으로 시공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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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두기를 이용한 상량문. 저래 봬도 점묘법이다. |
| ⓒ 김동의 |
마루대(ridge beam)를 시공하는 날 미리 맞춰 놓은 시루떡과 막걸리만으로 조촐하게 상을 차려 절을 올리며 상량식을 거행했다. 가족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도록 문제없이 집을 지어주십사 하는, 아마도 건축주라면 누구라도 빌법한 내용을 속으로 읊으며. 따로 연락하지 않았는데 회사 동기이자 친구도 와줬다. 매우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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