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성향이 반영된 놀이방 설계, 벙커침대가 윈도우시트가 되는 순간 [신은경의 ‘내 아이가 자라는 공간㊴]
보통 아이의 방 만들기를 본격적으로 계획하는 시점은 초등학교 입학 전이거나, 새로운 집으로 이사하는 때다. 이번 의뢰인 가족은 곧 새집으로 이사를 앞두고 있다. 일곱 살 아들에게 처음으로 독립된 놀이방을 만들어주기 위해 고민이 깊어졌고, 필자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필자는 항상 강조한다. 가구를 고르기 전에 아이의 성향과 마음을 먼저 읽어야 한다고. 아이를 더 잘 이해하게 되면, 그에 맞는 공간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에 대한 막막함도 자연스럽게 풀리기 때문이다.
의뢰인은 요즘 아이가 놀이와 일상에서 보여주는 성향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고 느낀다. 새로운 활동을 시작할 때는 한참 망설이다가도, 스스로 확신이 생기면 누구보다 과감하게 몰입한다. 생활 전반에는 예민하지 않아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에는 크게 까다롭지 않지만, 자신이 세운 계획이나 규칙이 흐트러질 때에는 쉽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말하지는 않지만 혼자 학원 시간표를 짜고 실행하려 하는 모습이나, 주말 외출 계획이 바뀌었을 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아이가 자기만의 기준과 구조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의뢰인은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펼칠 수 있고, 안정감을 느끼며 스스로 계획하고 몰입하는 놀이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의 공간을 원했다. 또한 감성적인 이야기보다는 사실적이고 기술적인 설명을 좋아하는 아이의 성향을 반영해, 놀이와 학습 사이의 경계가 없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어했다.

필자의 목표는 놀이와 탐구, 감성과 구조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공간을 들기, 아이가 주도하고, 부모가 함께 머무를 수 있는 흐름을 설계하는 것이었다.
이 아이는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대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한다. 정해진 순서나 방식이 있을 때 마음이 편하고, 익숙한 흐름 안에서 놀고 쉬는 것을 좋아한다. 작은 변화나 자극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 한 번 시작하면 집중을 잘 이어간다. 특히 관심 있는 주제에는 몰입도가 높고, 이유를 알고 싶어 하며 자신이 아는 것을 설명하는 것도 즐긴다. 이런 성향은 단순히 장난감을 늘어놓는 공간보다는, 놀이와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말해준다.
첫 번째로, 방은 아이가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자동차 도로놀이, 건물 짓기, 레고 조립처럼 구조적인 놀이가 중심이기 때문에 바닥 중앙은 충분히 넓고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형태로 유지했다. 책상 위에서 끝나는 놀이가 아니라, 아이가 직접 움직이며 공간을 확장해갈 수 있도록 한 배치다.

이번 공간 구성의 핵심은 벙커침대를 윈도우시트처럼 활용한 점이다. 벽 쪽 윈도우시트를 기준으로 공간을 나누되, 그 경계가 답답하거나 좁게 느껴지지 않도록 벙커침대 아래를 오픈형 구조로 만들었다. 이 공간은 아이가 장난감을 펼치고 몸을 움직이며 놀이의 영역을 자연스럽게 확장하는 데 도움을 준다. 벙커침대 위는 휴식이나 독립적인 감상 공간으로, 아래는 자유로운 놀이 공간으로 활용되어 하나의 가구가 두 가지 기능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추후 분리 수면을 시작할 때 침대로도 전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 번째로, 아이가 탐구하고 설명할 수 있는 도구들을 가까이에 두었다. 책상 옆에는 색연필이나 만들기 재료뿐 아니라 간단한 실험 키트, 과학 그림책 등을 둘 수 있는 전용 책장을 마련했다. 여기에 작은 화이트보드를 두어 하고 싶은 일, 궁금한 점, 만들고 싶은 구조 등을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했다. 이 구성은 아이의 "왜?"라는 질문을 존중하고, 언어와 논리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그려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세 번째는 부모와의 연결이다. 아이는 외동이고, 놀이 대부분을 부모와 함께하고 싶어 한다. 책 읽기 공간은 부모가 함께 앉을 수 있도록 벤치형으로 만들었고, 테이블도 두 명 이상이 함께 활동할 수 있도록 여유 있게 배치했다. 물리적인 거리와 심리적인 연결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 덕분에 아이는 더 큰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네 번째는 전시와 수납의 조화다. 아이는 자신이 만든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그것을 반복해서 바라보며 놀이의 연장선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장난감이나 레고는 기능별로 정리하되, 완성한 로봇이나 작품은 눈높이에 맞는 선반에 전시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는 아이가 자신이 만든 것에 대한 기억과 자부심을 시각적으로 쌓아가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색과 스타일은 아이의 정서적 취향을 반영했다. 빨강, 분홍, 무지개색처럼 밝고 선명한 색을 포인트로 사용하고, 꽃무늬와 아기자기한 요소를 소품과 벽지에 일부 반영했다. 전체적인 색감은 흰색과 밝은 나무 톤으로 정리해 시각적 안정감을 주면서도 아이의 개성을 살렸다.
이 방은 아이가 스스로 몰입할 수 있는 기준을 세우고, 그 안에서 감정과 탐구, 표현이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부모는 그 흐름에 참여하면서도 아이를 지지해주는 역할을 하며, 아이는 그 속에서 자기만의 균형을 찾아간다. 기질은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다루는 것이다. 이 방은 아이의 오늘과 내일을 함께 담아내는 공간이 되었다.

자문 : 아동심리연구소 플레이올라
신은경 도다미네플레이스 대표 dodamine_place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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