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부를 트럼프 안보 위협, 피할 길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전세계를 향해 던진 관세 폭탄을 계기로 한미간 경제 분야 협상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7월 8일을 시한으로 진행 중인 협상에서는 철강, 자동차, 전자 등 주요 수출품목에 대한 관세문제와 함께 농축산물 검역, 디지털 등 비관세 영역, 알래스카 LNG 개발 등 미국에 대한 직접투자, 원화에 대한 인위적인 환율 조정 문제까지 한국 경제와 민생 전반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의제들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경제-안보 ‘원스톱 쇼핑’을 공언한 트럼프 정부는 방위비 인상, 주한미군 성격 전환 등을 다루는 ‘동맹 현대화’ 관련 논의도 압박하고 있습니다. 새 정부 출범직후 맞닥뜨린 트럼프 정부의 경제-안보 위협, 그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또 제대로 짚어보고, 우리의 대응책을 함께 찾고자 합니다(연재 순서 하단 참고). <기자말>
[장창준 기자]
|
|
| ▲ 카타르 도심 상공을 비행하는 미사일 이란의 미사일과 카타르의 요격 미사일이 카타르 도심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
| ⓒ bbc 동영상 캡쳐 |
미국이 중국을 제한적으로 공습하면 중국은 제한적인 보복 공격에 나설 것이다. 이란이 이라크와 카타르의 미군 기지를 보복공격했듯이, 중국은 한국과 일본의 미군기지를 보복 공격할 것이다. 제한전이 발발할 경우 가까운 미군 기지가 공격을 받는다는, 바로 그 진실을 미국-이란 전쟁이 보여준 것이다. 우리는 바로 이 지점에 주목해야 한다. 갓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직면한 세계는 가장 위험한 미국 대통령이 어떤 위험한 행동을 벌일지 모르는 불확실한 세계이다. 통상 위협 못지않고 안보 위협 역시 최고 수위에 이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러나 통상 위협에서 벗어날 길이 있듯이, 안보 위협에서도 벗어날 길이 있다.
'항공모함' 발언의 진실: 대중국 군사기지화
우리나라에서 한창 조기대선이 치러지던 5월 15일,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하와이에서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한국은 중국 앞에 떠 있는 항공모함'이라고 발언했다. 한국을 미국의 대중국 전초기지로 만들겠다는 의사를 노골적으로 피력한 것이다. 이 발언은 이재명 정부가 직면한 외교 안보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비슷한 시기 브런슨 사령관은 또 다른 자리에서 북·중·러를 "일종의 동맹"으로 규정하며, 차기 정부-즉 이재명 정부-가 이들과 맞서야 한다는 인식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이다. 한국이 미국의 대중국 군사기지가 되는 순간, 우리는 원치 않는 전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항공모함'이라는 표현은 우연히 나온 발언이 아니다. 미국은 이미 지난 4월 일본에 B-1B 전략폭격기를 배치했고, 군산·오산 기지에는 F-16과 F-35A 등 전략자산을 추가 전개하려 하고 있다. 미 국방장관 헤그세스는 일본 방위성과의 협의를 통해 남중국해, 대만, 동중국해, 한반도를 '하나의 전장(One Theater)'으로 통합하는 구상에 합의했다. 이 구상이 실현되면, 미국과 그 동맹국들-한국, 일본, 필리핀 등-은 하나의 군사 체계로 작동하게 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한 아시아 안보 전략의 핵심은 동맹의 일체화, 동맹국의 대중국 전진기지화다.
윤석열 정부 시기 진행된 동맹의 일체화 작업
이러한 동맹 일체화의 흐름은 윤석열–바이든 시절 본격화됐다. 당시 한미 및 한미일 연합군사훈련에 '다영역전(Multi-Domain Operations)' 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다영역전은 육·해·공·우주·사이버 등 모든 영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쟁을 수행하는 개념으로, 미국의 새로운 대중국 전쟁 교리이자 전력 통합 전략이다. 윤석열 정부는 2024년 합참에 '다영역작전부'를 신설하는 절차까지 밟았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핵작전을 한국의 재래식 전력이 지원하는 '재래식–핵 통합(CNI)' 개념도 추진되었다. 2024년 7월, 양국은 핵작전지침에서 CNI를 명문화했고,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심판을 받던 2025년 1월에는 제4차 핵협의그룹(NCG) 회의에서 관련 이행 상황을 점검했다.
이 모든 과정은 한국을 미국의 대중국 전략에 완전히 편입시키기 위한 과정이었다. 윤석열 정부는 미국의 대중국 전략을 완벽하게 수용했다. 하지만 동맹 일체화가 완성되면, 한미동맹은 구조적으로 "제로섬 관계"에 빠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국방 전략에는 이익이 되겠지만, 한국은 중국의 군사 타격 대상이 되는 위험한 현실에 직면한다. 미국의 안보 이익이 곧 한국의 안보 손실로 이어지는 셈이다.
"묻지마 동맹"에서 "따져보는 동맹"으로
그간 한국 외교는 '묻지마 동맹'에 종속되어 왔다. 외교 정책의 최우선 순위는 언제나 한미 관계였고, 특히 군사동맹 강화를 위해 한중, 한러 관계 악화를 감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격변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묻지마 동맹'은 우리의 국익, 즉 평화와 주권을 오히려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 실용 외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묻지마 동맹'에서 '따져보는 동맹'으로 전환해야 한다. 미국의 정책이 우리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평화와 주권을 해치지는 않는지를 냉정하게 점검해야 한다. 그 결과가 부정적이라면, "아니오(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동맹의 일체화, 대중국 군사기지화는 한미상호방위조약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한미 조약은 "태평양 지역에서 양국의 영토가 무력공격을 받을 경우"를 전제로 한다. 대만은 한국의 영토도, 미국의 영토도 아니다. 미국이 추진하는 군사기지화와 동맹 일체화는 이 조약의 적용 범위를 명백히 벗어나며, 어떤 법적·정치적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
트럼프 안보 위협을 피할 네 가지 방법
통상 문제도 그렇지만, 안보 문제는 더더욱 정부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트럼프의 안보 위협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피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재명 정부는 다음의 네 가지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트럼프 안보 위협에서 벗어나야 한다.
첫째,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외교·안보 정책 중 국익 중심 실용 외교에 어긋나는 정책은 전면 백지화하거나 철저히 재검토해야 한다. 특히, 한미 핵작전지침의 재래식–핵 통합(CNI), 합참 내 다영역작전부 신설, 다영역전 개념에 입각한 한미 및 한미일 군사연습 등은 그 타당성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 무엇보다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는 분명히 불허해야 한다. 이는 미국의 공격형 무기이며, 빈번한 전개는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켜왔다. 평화를 위한 핵심은 무기 배치가 아니라, 군사적 자제와 신뢰 회복이다.
둘째, 대만 유사시 한국의 불개입 원칙을 외교 정책의 지침으로 확정해야 한다. 어떤 형태로든 대만 해협 사태에 개입하는 것은 국익을 훼손하고, 평화와 안전을 위협한다.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군사 충돌이 벌어지는 상황은 상상만으로도 파괴적이다. 대만 개입은 우리의 핵심이익이 아니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이 발의한 '대만 유사시 불개입' 국회 결의안을 국회가 채택하고, 정부가 이를 수용하는 방식은 외교 부담을 줄이면서 입장을 명확히 할 수 있는 방안이다.
셋째, 문민통제, 특히 접경지역 일선 부대에 대한 대통령의 군 통수권 행사는 남북 관계를 평화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핵심이다. 윤석열 정부의 '즉강끝' 원칙은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책임을 일선 지휘관에게 전가한 무책임한 접근이었다. 이재명 정부는 '비례적 대응 원칙'을 군 작전 매뉴얼로 삼고, 군사 충돌 시 '선 보고, 후 조치' 원칙을 철저히 준수함으로써 남북 간 긴장을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두어야 한다.
넷째,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에 단호히 거부 입장을 밝혀야 한다. 양국은 이미 2026년 적용될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에 합의했다. 트럼프의 인상 요구는 이 합의를 무력화하는 것으로 우리가 트럼프의 재협상 요구를 받아들일 어떤 이유도 없다. 오히려 주한미군이 미국의 대중국 전략에 따라 대만 유사시 대응군으로 변화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한국은 미국에 기지 사용료를 요구할 입장에 있다. 더는 일방적인 비용 부담을 감내할 이유가 없다.[연재순서]
1. 한국경제에 드리운 트럼프의 먹구름 -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나원준 교수
2. 트럼프 동맹수탈에 따른 산업공동화와 부가가치 유출 - 민주노동연구원 김성혁 원장
3. 트럼프 관세 약탈이 산업과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과 대처 방향
-전 울산과학대 백일 교수
4. 파국 부를 트럼프 안보 위협, 피할 길 있다 - 한신대 장창준 교수
5. 미국이 빼앗아 가려는 것, 반드시 지켜야 하는 비관세조치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이수미 소장
6. 디지털 주권의 경계에서: K-콘텐츠와 플랫폼 규제를 둘러싼 미국의 통상 개입-
종합법률사무소 이정 전수진 미국변호사
7. 트럼프의 동맹 수탈, 안보위협 국민적 대응 전략-한국진보연대 주제준 정책위원장
*연속기사가 6월 23일부터 월·수·금 연재될 예정입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모교에서도 지명 철회 반발...이진숙 교육부장관, 적임자 맞나
- 갚을 능력 있는데 내집마련 막혔다? 이 숫자 어떻게 설명할 건가
- 7번 '끼어들지 말라' 경고 받은 이진숙, 국회 부를 필요 있나
- 제주여행 비싸다고요? 현지인들이 가는 곳 알려드립니다
- [손병관의 뉴스프레소] 법무부 검찰국장에 '이성윤-박은정 수사' 검사 발탁?
- 이 대통령의 '이이제이' 용인술
- 내향인이 노조 만든 사연, 이 일기에 전부 나옵니다
- [오마이포토2025] "평양 무인기 침투 등 외환죄 철저히 수사해야"
- 흥선대원군 손녀 "혁명은 왜 인간애로 시작해 권위로 끝날까"
- 국정위 '모두의 광장', 24일까지 전국 돌며 정책 제안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