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가졌기에 더 간절히 기도… 하나님 만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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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구의 한 아파트 상가 5층.
이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하나님이 맺어주신 인연이기에 내 자리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며 "내 팔 한쪽을 팔짱 끼도록 내어주면, 시각장애인들은 여기에 의지해 넓은 세상을 두려움 없이 나아갈 수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시각장애인 목사들과 '소리빛 중창단'을 꾸려 사역을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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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한 살에 사고로 시력 잃고
재활 훈련 중 신앙 갖고 사역 서원

인천 부평구의 한 아파트 상가 5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건물 한쪽에서 뜨거운 찬양 소리가 터져 나왔다. 29일 30여명의 시각장애인이 모여 예배를 드리는 행복한교회의 풍경이다. 교회는 세상의 눈으로 보면 초라할 수 있는 작은 임대 공간이지만 세상의 편견과 차가운 시선을 피할 수 있는 안식처가 되고 있었다.
예배에서는 뇌성마비 장애가 있는 송명희 시인의 시 ‘나’에 곡을 붙인 노래가 울려 퍼졌다. “나 남에게 있는 건강 있지 않으나/ 나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았고/ 나 남이 듣지 못하는 음성 들었네….” 찬양을 인도하는 고성선(61) 목사는 자신의 가슴을 치며 박자를 맞췄다. 성도들은 저마다의 삶으로 가사를 고백하듯 노래했다.
고 목사는 ‘하나님의 공평하심’ 주제의 설교에서 포도원에 늦게 온 일꾼도 동일한 품삯을 받은 성경 속 비유를 이야기했다. 그는 이날 예배 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장애가 오히려 ‘행복’이라고 고백했다. 고 목사는 “만약 눈이 보였다면 지금처럼 하나님을 의지하며 살지 못했을 것이다. 장애를 가졌기에 더 간절히 기도하고 찬양하며 하나님을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물론 그의 고백 뒤에는 한국교회 안에서 시각장애인이 겪는 냉정한 현실이 남아있다. 고 목사는 “대부분 교회에 점자 성경이나 찬송가 같은 최소한의 편의 시설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 시각장애인은 도움을 받아야 할 ‘짐’으로 여겨질 때 마음에 상처를 받는다”고 말했다.
21살 때 사고로 시력을 잃은 고 목사는 재활 훈련 중 신앙을 만났다. 그는 “평생 주님을 찬양하며 살겠다”고 서원했고, 자신의 서원을 함께 이룰 동역자를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이후 한 선교 모임에서 피아노 반주를 하던 아내 김정자(60) 사모를 만났다.
김 사모는 “태어나서 장애인을 처음 본 터라 너무 무서워 도망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고 목사의 끈질긴 구애 끝에 부부의 연을 맺은 지 올해로 30년이다. 김 사모는 그 세월을 한마디로 ‘의리’라고 표현했다. 이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하나님이 맺어주신 인연이기에 내 자리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며 “내 팔 한쪽을 팔짱 끼도록 내어주면, 시각장애인들은 여기에 의지해 넓은 세상을 두려움 없이 나아갈 수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오히려 24시간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남편과, 장애가 있지만 당당한 성도들을 볼 때마다 내가 위로를 받는다”며 웃었다.
교회 운영은 쉽지 않다. 성도들의 헌금만으로는 월세와 운영비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다. 부족한 재정은 고 목사가 주중에 안마사로 일하며 번 돈으로 충당하고 있다. 그는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시각장애인 목사들과 ‘소리빛 중창단’을 꾸려 사역을 넓혀가고 있다. 인천 지역 1만2000여명 시각장애인 중 복음화 비율은 1%가 채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고 목사는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함께 예배하는 교회를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인천=글·사진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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