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빌려주죠?"…대출 보릿고개 우려에 한도 찾아 삼만리

올해 하반기 예비 대출자는 ‘대출 한도’ 비상사태에 직면했다. 이달 28일 이후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묶인 데다 다음 달 1일부터 한도를 더 죄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된다. 더욱이 금융권은 하반기 대출 총량(공급) 목표가 연초 계획 대비 50% 깎여 인위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여야 한다.
30일 서울 주요 은행의 영업점은 예비 대출자들의 전화 상담이 쇄도했다. 40대 직장인 A씨는 “정부가 규제할지 모르고 27일에 서울에 주택을 샀다”며 “다행히 규제 시행 전이라 경과규정을 적용받는다고 들었지만, 불안하고 대출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격적으로 규제를 발표한 데다 다음날(28일), 더욱이 주말인데도 규제가 시행돼 시장의 혼란이 가중됐다”며 “특히 은행들이 (이번 규제에 맞춰) 전산시스템을 바꾸는 작업으로 줄줄이 비대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접수를 중단하다 보니 답답한 마음에 직접 영업점을 찾는 고객이 평소보다 늘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소비자뿐 아니라 은행도 영업 현장에서 혼선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전체 금융권으로 확대 시행하라는 ‘은행권 자율관리조치’의 세부 항목이나 예외를 인정하는 대상이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표적으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는 금지됐는데, 세입자에게 돌려줄 목적의 전세금반환대출의 대출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며 “세부 조치가 헷갈릴 경우엔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나올 때까진 대출 접수를 미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대출 규제 내용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융위원회]](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30/joongang/20250630185624362ecwp.jpg)
대출 현장서 혼선이 생기자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4시에 이번 대출 조치에 대한 예외 사항(경과규정)을 별도로 정리해 발표했다. 해당 경과규정엔 전세금반환대출이 추가됐다. 세입자 임차보증금 반환 목적의 대출은 지난 27일까지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경우에 한해 기존대로 규제 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또 시장 관심이 컸던 중도금과 잔금대출 관련해선 27일까지 입주자 모집공고가 난 단지에 한해 중도금과 잔금대출 모두 기존 규정을 적용받는다. 6억원 대출 한도 대상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주비 대출은 27일까지 관리 처분 인가를 받은 경우에 한해서 예외 적용을 받는다. 금융위 관계자는 “조만간 은행권 대출 현장에서 소비자들과 이견이 있는 항목에 대해선 추가 자료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당수 예비 대출자는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대출 공급을 줄이면서 연말께 ‘대출 보릿고개’를 마주할 수 있다. 영업점 없이 비대면 채널로 대출 영업을 해온 인터넷은행은 이미 개점휴업 상태다. 대출 규제 이후 카카오뱅크는 비대면 주담대 등 일부 대출 접수를 중단했고, 케이뱅크도 주담대 대출을 제한했다. 한 인터넷뱅크 관계자는 “수일 내로 전산 작업이 완료되면 다시 대출 문을 열 계획이다. 하지만 총량 관리 부담에 기업대출로 영업 전략을 바꿀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대출 공급 여력이 있는 은행으로 다시 자금이 쏠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은 아직 모기지신용보험(MCI)과 모기지신용보증(MCG) 같은 보험을 중단하지 않았다. 해당 보험들이 중단되면 대출 한도가 축소되는 효과가 있다. 서울 지역의 경우엔 대출 한도가 최대 5500만원 줄어든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지방은행 서울 지점은 대출 상담 건수가 평소보다 1.5배 늘었다”고 밝혔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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