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월평균 임금 373만 원의 정체, 누구의 월급인가

이민호 2025. 6. 3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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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월평균 임금은 373만 원이다(통계청, 2024년 기준). 이 수치는 경제 상황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제시되며, 해마다 주요 언론 보도의 단골 소재가 된다.

그러나 평균은 전체 총액을 인원수로 나눈 값이므로, 극단값에 의해 전체 분포가 왜곡될 위험이 크다.

언론은 '평균 월급 373만 원'이라는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그 수치가 만드는 착시와 현실의 간극을 분명히 드러낼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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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가 만든 다수의 착각

[이민호 기자]

대한민국 월평균 임금은 373만 원이다(통계청, 2024년 기준). 이 수치는 경제 상황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제시되며, 해마다 주요 언론 보도의 단골 소재가 된다.

그러나 평균은 전체 총액을 인원수로 나눈 값이므로, 극단값에 의해 전체 분포가 왜곡될 위험이 크다. 따라서 이 수치가 보통 임금 근로자의 월급을 대변하기는 힘들다.
 월급 373만 원 시대, 당신은 어디에 있나
ⓒ 이민호
예를 들어, 100만 원을 받는 1명과 1만 원을 받는 99명이 있다면, 평균은 약 2만 원이 된다. 100만 원을 받는 사람이 2명으로 늘어나면, 평균은 약 3만 원이 된다. 이처럼 소수의 고소득자가 전체 평균을 끌어올리며, 다수가 체감하는 현실과 평균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지는 것이다.

373만 원이라는 숫자 역시 그러한 성격을 지닌다. 평균은 전체 흐름을 요약할 수는 있어도, 그 안의 복잡한 차이를 설명하지는 못한다. 실질적인 분포를 파악하려면 평균 외의 다른 지표가 필요하다.진짜 현실은 278만 원 "평균보다 100만 원 낮은 현실"

2024년 기준, 임금 중앙값은 278만 원으로 나타난다(통계청 '2023년 임금근로일자리 소득 결과' 기준).

중앙값이란 전체 근로자를 임금 순으로 나란히 세웠을 때 정확히 가운데에 위치하는 값이다. 이는 곧 대한민국 직장인 중 절반은 월 278만 원보다 적게 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고소득자나 저소득자 같은 극단값의 영향을 받지 않아, 분포의 중심을 보다 안정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중앙값은 전체 소득 구조의 실질적인 균형점을 드러내는 데 더욱 효과적인 기준이 된다.

373만 원과 278만 원, 약 100만 원의 차이다. 이는 평균이 전체를 대표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절반의 직장인이 278만 원보다 적게 받는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평균보다는 중앙값이 일반적인 현실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숫자에 은폐된 현실, 왜 평균에 속았다고 느끼는가

뉴스에 등장하는 '평균 소득' 수치는 사람들의 기대를 흔들고, 때로는 좌절을 유발하기도 한다. 373만 원이라는 숫자를 보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일은 낯설지 않다.

매년 오르는 평균값은 마치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고 개인의 삶도 나아지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수치가 높게 제시될수록, 전체가 나아지고 있다는 기대도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하지만 그 평균이 다수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할 때, 사람들은 수치와의 깊은 괴리감에 빠질 수 있다. 실제보다 높아 보이는 수치 앞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게 되고, 심지어 그 격차를 개인의 노력 부족이나 능력 문제로 치부하며 자책할 위험마저 존재한다.

숫자는 어떤 맥락에서 추출되고, 어떤 방식으로 제시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메시지를 갖는다. 언론은 '평균 월급 373만 원'이라는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그 수치가 만드는 착시와 현실의 간극을 분명히 드러낼 책임이 있다. 평균은 전체를 대변하는 지표가 아닌, 특정 조건 아래 계산된 결과일 뿐이라는 사실을 함께 알려야 한다.
▲ 숫자에 은폐된 현실, 왜 평균에 속았다고 느끼는가
ⓒ 이민호
평균이라는 수치 뒤로 다수의 현실이 은폐될 때, 이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수많은 이들의 삶에 대한 모독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통계적 평균값은 항상 세심한 해석과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숫자는 진실을 비추는 거울이 될 수도, 진실을 왜곡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숫자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평균 수치에 낙담할 필요도, 맹신할 필요도 없다.

통계가 진정으로 현실을 비추기 위해서는, 평균이라는 숫자 너머의 다채로운 삶의 분포를 함께 조명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통계는 숫자에 가려진 개개인의 구체적인 삶을 존중하고, 더 나은 사회를 그려나갈 구체적 토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시인, 칼럼니스트, IT·AI 연구원. 문학과 기술,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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