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이 밝힌 문화부 장관 아직 못 뽑은 이유

이경태 2025. 6. 3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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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상' 박천휴 작가, <폭싹> 김원석 감독 등 초청행사에서 '문화강국' 만들 장관 후보 추천 요청

[이경태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문화예술계 수상자 간담회에서 토니상 6관왕을 석권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박천휴 작가 등 참석자들과 환담을 하고 있다. 2025.6.30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연합뉴스
[기사대체: 30일 오후 6시 35분]

이재명 대통령이 "눈물이 너무 많이 나는데 아내한테 들키면 안 되니 몰래 우느라 고생했다"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김원석 감독을 비롯한 문화예술인들을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로 초청해 30일 오후 만났다.

이 자리에는 미국 토니상 6관왕에 빛나는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 작가, 지난 5월 프랑스 정부로부터 최고 등급(코망되르)의 문화예술공로훈장을 받은 조수미 성악가, 한국 무용수 최초로 스위스 로잔발레 콩쿠르에서 우승한 박윤재 발레리노, 제78회 칸국제영화제 학생영화 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라 시네프·La Cinef)에서 한국인 최초로 1등상을 탄 영화 '첫여름'의 허가영 감독 등이 함께했다.

다른 참석자와 달리 상을 타진 않았는데도 "대통령을 울린 드라마"의 감독으로서 이날 행사에 초대된 김원석 감독은 "대통령 내외분의 눈물이 상이었던 듯 하다"라며 "전 국민의 공감과 눈물을 받으리라 생각 못했는데 제 생각보다 더 많이 좋아해 주고 더 오래 좋아해 주셨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혜경 여사는 "이 대통령이 드라마를 보면서 자주 우느냐"는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의 질문에 "요즘 좀 자주 우는 것 같다"라고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폭싹 속았수다> 주인공 애순이를 보면서 우리 현대사의 어머니와 누이를 생각했던 것 같다"라며 "특히 하늘나라 가신 시누이의 어릴 때 아명이 애자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 것이 연상이 돼 아마 눈물샘이 자극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문화예술계 수상자 간담회에 김혜경 여사와 함께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6.30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드라마를 보고) 우는 거야, 저는 당연히 갱년기라서 그런가 싶었는데 그건 아닌 듯하다"라고 웃었다. 아울러 <폭싹 속았수다>를 보고 "대한민국의 문화를 대대적으로 키워서 일자리도 만들고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영향력도 키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은 "제가 느끼기에 (우리나라가) 김구 선생이 말씀하신 문화강국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서 있는 것 같다"라면서 "국가 전체적으로도 문화 부문에 대해 투자하고, 자라나는 세대에 기회도 주고 산업도 키워서 전 세계로 진출해 대한민국의 문화적 영향력을 키우면 세계적인 (문화)강국, 선도국가로 갈 수 있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내가 문화부 장관을 못 뽑고 있어요. 너무 복잡하게 고민하다 보니까 이걸 다 할 수 있어야 하는 사람이어야 되는데"라며 "여러분 그 고민도 좀 해주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문화부 장관에 대해) 다양한 후보군들을 좀 고민하고 계신 걸로 저도 알고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소프트파워인 문화예술의 가치에 굉장히 주목하고 있고 산업적인 결과물도 만들고자 하는 의지나 계획이 단단하신 편이라 그 모든 것들을 실현할 후보를 고르기 위해 고민이 깊어지시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예술인 기본소득 도입 및 문화정책 관련 집단토의 등도 거론
 김혜경 여사가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문화예술계 수상자 간담회에서 조수미 성악가와 대화하고 있다. 2025.6.30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연합뉴스
한편, 이 대통령은 이후 진행된 간담회에서 김원석 감독에게 대규모 세트장에 대한 구상을 제안하는 등 문화예술인들과 의견을 적극 나눴다.

조수미 성악가에게는 "선생님 같은 경우, 예술적 재능을 타고 나신 건가, 노력해서 갈고 닦으신 건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자기가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 (악기 연주 등의) 기회를 줘서 가능성을 탐색할 기회를 주는 예술교육이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제안했다. 이에 "너무 좋은 말씀"이라고 동의한 조수미 성악가는 "재능을 빛내기 위해서는 개인의 재능과 노력만큼이나 국가의 지원이 중요하다"라면서 세계 각국의 한국 문화원이 그를 위한 '허브'로 역할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다른 문화예술인들도 적극 의견을 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박윤재 발레리노는 16살에 유명 발레단에 입단하는 해외 무용수에 비해 한국의 남자 무용수들은 군 복무 문제에 발목이 잡혀 꿈을 펼치기 어려운 점을 토로했다.

허가영 감독은 독립 영화·예술 영화가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비전공자인 자신이 영화를 배우고 국제무대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영화아카데미의 지원 덕이었다면서 영화인 양성에도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부탁했다.

박찬휴 작가는 한국 현지와 세계적인 무대 사이의 연결이 곧 가장 현실적인 지원책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 말, 우리 감정으로 이뤄진 작품의 보편성이 세계 주요 무대에 소개될 수 있는 장을 국가에서 지원해줬으면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들의 제안을 경청한 뒤 "문화는 결국 국민 전체 삶의 수준을 올리는 공적 기능을 한다"라면서 정부 차원의 지원 정책 등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 전체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일종의 투자로서 "문화예술인 기본소득 도입" 필요성도 거론했다.

"문화 분야가 워낙 다종다양해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도, 문화부 장관 후보자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라면서 "분야별로 집단적인 논의나 토론을 해서 정책의 우선순위 등을 정해보는 게 어떠냐"라고도 물었다.

이에 대해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관료적 탁상 공론이 아니라 수요자들이 정말 원하는 정책을 가감 없이 발굴하고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한 "대통령이 제안하신 내용은 정책실장 및 국정상황실, 각각의 관련 수석비서관실에서 좀 더 구체화 된다"라면서 문화예술계 집단토론 관련 내용들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문화예술계 수상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성악가 조수미, 김혜경 여사, 이 대통령, 토니상 6관왕을 석권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박천휴 작가,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연출한 김원석 감독. 2025.6.30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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