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첫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서' 발간, 탄소중립 첫발
[은평시민신문 정민구]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제, 그 의미와 첫걸음
은평구가 발표한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제'는 예산 및 기금이 투입되는 모든 사업에 대해 수립 단계부터 온실가스 감축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제도이다. 이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제24조 및 '서울특별시 은평구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제 운영 조례' 제5조에 근거한 것으로, 구본청 및 사업소 전체의 세출예산(일반회계, 특별회계)과 기금을 대상으로 한다. 특히, 당해 회계연도의 모든 세부 사업을 감축·배출·중립 사업으로 분류하고, 이 중 감축 및 배출 사업을 예산서 작성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수치로 본 은평구의 탄소 발자국, 감축 노력의 명과 암
2025 회계연도 은평구의 전체 예산은 1조 2,175억 9,349만 9천 원이며, 총 1,121개의 세부 사업이 포함되어 있다. 이 중 감축 사업은 110개로 691억 6,406만 5천 원(전체 예산의 5.7%)이 배정되었고, 배출 사업은 41개로 285억 1,407만 원(전체 예산의 2.3%)이 책정되었다. 주목할 점은 중립 사업이 970개로 전체 예산의 92.0%에 달하는 1조 1,199억 1,536만 4천 원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량 정량 평가 사업을 살펴보면, 총 감축사업 예산 691억 6,406만 5천 원 중 23개 사업에 438억 7,708만 8천 원이 투입되어 10,146.7068 tCO2eq의 감축량을 예상하고 있다. 반면, 정성 평가 사업은 87개 사업에 252억 8,697만 7천 원이 배정되었으며, 구체적인 감축량보다는 '온실가스감축인지 세부내역 카드 참고'라는 방식으로 감축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정성평가에 의존하는 사업 다수, 정량적으로 감축량 제시하는 사업 늘려야
각 부서별 예산을 살펴보면, 교통환경국이 482억 4,209만 원(69.8%)으로 감축 예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41개 감축 사업을 추진한다. 이어 안전도시국이 87억 8,054만 7천 원(12.7%)으로 30개 감축 사업을, 교육문화국이 99억 6,003만 9천 원(14.4%)으로 3개 감축 사업을 진행한다.
그러나 세부 사업 내용을 들여다보면, 정성 평가에 의존하는 사업이 많아 실질적인 감축 효과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예를 들어, 행정국의 '깨끗하고 쾌적한 동청사관리' 사업 중 '진관동 주민센터 보일러 교체'는 노후 보일러 교체를 통한 에너지 효율 개선을 감축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예상 효과는 '정성'으로 표기되어 구체적인 감축량이 명시되지 않았다. 또한, 배출 사업으로 분류된 '주민센터 개보수' 사업은 LED 조명 교체, 고효율 냉난방기 설치 등 감축 방안을 명시하고 있음에도, 감축 예상 효과는 제시되지 않았다.
교통환경국의 '은평형 스마트쉼터 운영' 사업은 스마트 쉼터 운영을 통해 버스 이용을 확산하여 온실가스 감축에 간접적으로 기여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 역시 '정성' 평가에 머물러 있다. 반면, 기획재정국의 '제조업 발전 지원사업'은 LED 조명 교체 개수를 명시하여 0.42 tCO2eq의 감축량을 정량적으로 제시하였다. 이는 구체적인 감축 목표 설정의 좋은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기획재정국의 '전통시장 현대화사업' 중 '연신내 상점가 주차환경개선 사업'은 33억 3,400만 원의 대규모 배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감축 방안과 예상 효과는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다. 이는 건립 및 개발 사업이 필연적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적극적인 감축 노력이 부재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다만, 교육문화국의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지상 체육시설 건립' 사업은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감축 방안으로 제시하고 61.7617 tCO2eq의 감축량을 구체적으로 산정하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이 2025년 2월에 완료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21년도에 편성되어 이번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서에선 감축 예산으로 분류하지 않은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은평구의 첫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서' 발간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그러나 이 예산서가 진정으로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는 발판이 되기 위해서는 추상적인 감축 방안을 줄일 수 있도록 정성 평가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정량적 목표설정이 필요할 것이며, 중립 사업으로 분류된 사업에 대해 잠재적인 감축 기회를 발굴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은평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열 명 중 아홉 명이 '내집' 마련에 성공한 나라의 비결
- 평범한 어부가 만든 엄청난 변화, 사천 바다가 달라지고 있다
- 미국 최대 규모 여성기업가는 한국인, "람보르기니 의미 없다"는 이유
- '당파 없는 나라를 꿈꾸다'... 탕평 정치 선언
- 전 세계가 반한 K팝 걸그룹, '데몬 헌터스'의 인기 비결
- <조선일보> "정성호·봉욱 합리적 인물, 검찰개혁 긍정적 신호"
- 안철수 "러브버그처럼 전과자는 전과자끼리"... 이재명 인선 맹폭
- 부결 X 5... 아무것도 못한 법관대표회의
- 박완수 지사 "이 대통령과 경남 관련 난상토론 하고 싶다"
- 이란 핵시설 파괴됐나, 의문 증폭 속 분명한 사실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