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고위층 도청했더니 "미군 공격, 생각보다 덜 파괴적"

미국 정보당국이 이란 고위 관리들의 대화를 도청한 결과 "주요 핵시설에 대한 군사 공격이 생각보다 덜 파괴적이었다"는 내용을 확인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0일 보도했다.
WP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내의 기밀 정보에 정통한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앞서 CNN, 뉴욕타임스(NYT) 등이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초기 평가 보고서를 인용해 "미군 공습이 이란의 핵개발을 수개월 늦춘 데 그쳤다"는 내용을 보도해 파문이 일어난 상황에서다.
백악관은 도청 내용을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이란이 핵시설 피해를 평가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또 "WP가 맥락을 벗어난 유출 정보를 공개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은 이미 끝났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관계자도 WP에 "미국은 이란의 우라늄 금속 가공 시설을 파괴했다"며 "따라서 (덜 파괴적이었다고 평가한) 이란이 틀렸다"고 반박했다. '금속 가공 시설'이란 농축우라늄을 핵탄두 제작에 필요한 금속 형태로 전환하는 핵심 설비를 가리킨다.
미 정보당국도 도청 내용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 고위 정보관리는 "하나의 도청 내용으로 전체 정보 상황을 알 수 없다"고 신문에 말했다.
![미국, 이란 3개 핵 시설 공격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외신 종합]](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30/joongang/20250630144250299nyzd.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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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은 입혔지만…이란, 핵 능력 회복 가능"
미국은 지하 깊은 곳의 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3만 파운드(약 1만3000kg)급 벙커버스터 GBU-57 14발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20발 등을 동원해 이란 주요 핵시설 3곳을 타격했었다. 이와 관련, WP는 "'심각한 손상을 입혔다는 것에 분석가들도 대체로 동의하나, 이란이 사전에 고농축 우라늄 저장고를 이전한 데다 핵시설 3곳 중 나탄즈, 포르도는 입구만 봉쇄하고 지하시설 등은 붕괴되지 않아 미군의 공습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짚었다.
나머지 한 곳인 이스파한에 대해서도 "이곳의 고농축 우라늄 일부는 파괴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증언이 나온 바 있다. 앞서 지난 26일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상원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이스파한에 벙커버스터를 사용하지 않았다. 너무 지하 깊은 곳에 있어서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 의회 내에서도 공습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란의 핵 능력이 회복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우리가 핵무기를 갖고자 하는 그들의 욕망을 완전히 없앴는가 하는 문제가 남아 있는데, (그런 점에서)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번 공격으로 이란 핵 프로그램이 수년 지연됐다"며 "'말살'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은 "아직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완전히 폐기되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의로 대중을 오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무리 많은 핵 과학자를 제거한다 해도, 만일 이란이 여전히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고 원심분리기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핵 프로그램은 단지 수 개월 지연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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