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갑질'로 멍드는 청년아르바이트생

박수지 2025. 6. 3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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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미달·계약서 미작성까지… 청년 노동환경 법 밖에 있다

[박수지 기자]

청년 아르바이트생들이 일터에서 다양한 형태의 '갑질' 피해를 겪고 있다. 최저임금 미달, 일방적인 근무 통보, 근로계약서 미작성 등 기본적인 노동권 침해가 반복된다. 노동법이 보장하는 최소한의 권리조차 무시되는 일이 흔하며, 청년 아르바이트생들은 '일회성 노동자'로 치부되며 소모되고 있다.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참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이 기사에 등장하는 대전 청년 아르바이트생 4인은 청소년, 대학생, 그리고 취업준비생이다. 이들은 단순한 개인의 고충을 넘어, 구조적인 착취 현실을 생생히 증언한다. 보호받지 못하는 일터에서 청년들은 육체적·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으며, 반복되는 갑질은 청년 노동환경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대전의 한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일하는 김나현(19·여)씨는 사장의 부당한 처우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았다. 근로계약서에는 정해진 근무시간을 보장한다고 명시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손님이 없거나 한가한 날엔 출근하지 말라고 하거나, 일을 시작하고 나서도 일찍 퇴근하라는 통보를 자주 받았다고 한다.

김씨는 "항상 그런 식으로 시간을 줄이다 보니 아르바이트로 벌 수 있는 돈이 너무 적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바로잡아야 할지 몰라 답답함을 느꼈고, 함께 일하는 다른 아르바이트생들도 같은 불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결국 "그만두는 게 낫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했다.

또 국어 학원 조교로 일했던 최수연(25·여)씨는 원장으로부터 임금을 제때 받지 못했다고 했다. 월급은 매번 1~2주 늦게 입금됐고, 이에 수차례 문자를 남겼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다. 돈은 뒤늦게 들어왔고, 계속 일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퇴사를 결심했다.

최씨는 "학원 사정상 월급을 늦출 이유는 없어 보였고, 일부러 회피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학생이고 조교라는 이유로 그런 대우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근로계약서조차 작성하지 않아, 언제든 임금이 밀릴 수 있다는 불안감 속에서 일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최씨처럼 임금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사례는 또 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 갔던 이성현(23·남)씨는 면접 당시 편의점 사장으로부터 "수습 기간이니 첫 3개월 동안은 최저임금보다 2000원 낮은 시급으로 일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본래 편의점 시급은 최저임금 수준이지만, 사장은 이를 '수습'이라는 명목으로 깎으려 했다.

이씨는 당시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일단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인에게 이 사실을 말하자, "최저임금은 무조건 보장돼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런 곳에서 일하지 마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결국 그는 다시 편의점에 찾아가 일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취업을 준비하며 음식점에서 일하고 있는 박준빈(32·남)씨는 주방에서 일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컵이 들어있는 무거운 박스를 나르던 중, 물기가 있는 주방 바닥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입술과 턱이 찢어져 피가 났고,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당시 매장 측에서는 병원에 함께 동행해주지 않았고, 박씨는 홀로 택시를 타고 치료를 받으러 가야 했다.

산재처리 등 적절한 조치가 있을지 기대했지만, 매장 관계자는 "많이 다친 건 아니냐"는 말 한마디만 건넸을 뿐, 이후 별다른 대응은 없었다고 한다. 박씨는 "이렇게 다쳐도 치료나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데, 계속 일해야 하나 싶었다"며 일터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냈다.

이렇게 청년 아르바이트생들이 겪는 부당처우는 단순한 '개별 경험'에 그치지 않는다. 통계청의 '2024년 아르바이트 경험 여부 및 부당처우 실태조사'에 따르면, 근로계약서 미작성(34.8%), 임금 체불(10.3%), 폭언 등 인격 모독(9.7%), 사유 없는 부당 해고(6.1%) 등의 피해가 확인됐다.

특히 근로계약서 미작성은 청년 아르바이트생 10명 중 3~4명 수준으로 가장 많았고, 임금 체불과 폭언 등 인격 모독은 10명 중 1명 수준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일터에서의 권리 보호 장치가 여전히 미흡함을 보여주며, 청년 노동의 구조적 취약함을 드러낸다.

최수연씨는 "임금 체불이나 근로계약서 미작성 같은 문제가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며 정부가 법적으로 더 철저하게 관리·감독해야 피해자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표] 청년 아르바이트생 부당처우 유형별 피해 응답률 ※ 자료: 통계청 ‘2024년 아르바이트 경험 및 부당처우 실태조사’, 기자 재구성
ⓒ 박수지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근무시간 보장되었으면"

청년 아르바이트생들은 단순한 처우 개선을 넘어, 일터의 구조 자체의 변화를 바라고 있다. 김나현씨는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근무시간이 제대로 보장되었으면 한다"며 "출근을 준비하고 이동하는 데도 시간이 드는 만큼, 손님이 없다는 이유로 조기 퇴근을 강요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박준빈씨는 "기본적인 안전이 보장된 환경에서 일하고 싶다"며 "일하다 다쳤을 경우에는 반드시 산재처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가 나도 아무런 조치가 없는 현실에 불안감을 느꼈다며, 청년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노동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청년 아르바이트생들의 바람에 대응해, 정부도 근로감독 강화에 나서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2024년 근로감독 종합계획'에 따르면, 반복적인 법 위반에 보다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근로감독 이후에도 위반이 계속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재감독'을 정례화하고, 고의적·상습적 법 위반이나 근로자의 건강권·인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즉시 사법처리 및 과태료 부과 등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방향은 '2024 상반기 근로감독 결과'에서 드러난다. 고용노동부는 임금 체불 등 기초 노동질서 위반에 대한 감독을 집중 점검했다. 1만 2000여 개 사업장에서 3만 6000여 건의 위반을 적발했고, 390억 원의 체불임금 중 272억 원(4만 2000여 명 분)을 청산했다.

특히 청년층이 다수 일하는 카페·음식점 등 소규모 사업장에 대해 집중 감독이 이뤄졌다. 임금 체불과 공휴일 미적용, 단시간 근로자 차별 등도 다수 확인됐다. 정부는 이 같은 감독을 통해 청년 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청년 아르바이트생들은 단지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는 일터'에서 일하기를 바라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는 제도적 변화의 필요성을 꾸준히 환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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