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렬의 공간과 공감] 세 종교의 한 뿌리, ‘바위의 돔’

유대교·기독교·이슬람을 통틀어 ‘아브라함계 종교’라 부른다. 모두가 최초의 유대인, 아브라함의 후예들이 창시한 종교이기 때문이다. 예루살렘 성안 동편에 있는 평평한 바위산은 세 종교 최고의 공동 성소다.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던 곳이고, 성궤를 모신 솔로몬의 성전이 있던 자리이며, 예언자 무함마드가 승천해 천국 여행을 한 미라즈의 장소였다.
기원전 1세기 헤롯 왕조가 재건한 최후의 성전을 서기 70년 로마가 파괴하고 신전을 지었다. 예루살렘을 정복한 우마이야 칼리프 왕조의 압드 알마리크가 692년, 이 성스러운 바위를 보호하는 돔 건물을 세워 ‘바위의 돔’이라 이름이 붙었다. 공식적으로 가장 오래된 이슬람 건축물이며 복잡한 역사를 가진 예루살렘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되었다.

지름 20m, 높이 35m의 돔과 원통을 팔각형 회랑이 감싸는 구조로 실내 중앙에 성스러운 바위가 노출되어 있다. 팔각형 회랑의 한 벽은 너비 18m, 높이 11m로 중심 원통 돔과 완벽한 비례를 이룬다. 전체 구성은 비잔틴의 중심형 교회 형식, 특히 4세기에 세운 인근의 예루살렘 성묘교회를 모델로 했을 가능성이 크다. 대리석으로 마감한 외벽 하단부는 전형적인 로마건축 형식을 따랐으나 블루톤의 정교한 모자이크로 장식한 상단부는 16세기경 오스만 시대에 추가한 특유의 이슬람 양식이다. 구조는 기독교, 장식은 이슬람이다. 납으로 덮었던 돔 지붕은 1993년에 요르단의 후세인 국왕의 사재로 금 80㎏을 입혀 황금 돔이 되었다.
내부는 녹색의 식물 문양과 금색의 쿠란 서예의 화려한 모자이크로 장식했다. 상부 원통의 창들에서 은은한 빛이 스며들고 천상을 상징한 높은 돔 천장까지 환상적이다. 그야말로 하늘에는 영광, 지상의 바위에는 평화가 은은하다. 모든 분쟁을 멈추고 유대교의 샬롬, 기독교의 파쳄, 이슬람의 살라암이 저들에게 또한 우리에게 있기를! 성 바위가 모두의 한 뿌리였듯이.
김봉렬 건축가·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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