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외국인’ 본국 송금에 ‘이 앱’ 쓰더니 3조 돌파

지유진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jyujin1115@korea.ac.kr),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2025. 6. 28.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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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패스를 이용한 외국인 고객(사진=한패스 제공)
한국에서 일하는 네팔 출신 A씨. 그는 매달 고국에 생활비를 보내야 한다. 예전 같으면 은행 창구에서 복잡한 서류를 작성하고 한참을 기다려야 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면 충분하다. 몇 번의 터치만으로 3분 만에 수천킬로미터 떨어진 가족의 계좌로 돈이 도착한다.

이처럼 해외 송금 시장 판도를 바꾸는 핀테크 스타트업이 있다. 2.6초마다 1건씩 송금을 처리한 끝에 지난해 해외 송금액 3조원을 돌파한 ‘한패스’다. 최근 5년간 연평균 3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영업이익은 2022년 흑자 전환 후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200%가 훌쩍 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경이로운 실적 덕에 한패스는 최근 산업은행으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단독 투자를 유치했고, 올해 말에는 코스닥 상장까지 노리고 있다.

한패스는 한국 내 외국인 체류자들이 겪는 ‘금융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일념으로 출범했다. 단순 송금을 넘어 외국인을 위한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한패스의 사업 모델과 향후 전망을 김경훈 대표와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정리해봤다.

외국인 ‘금융 소외’ 해소에서 시작
한패스 주요 연혁.(사진=한패스 제공)
한패스는 2017년 김경훈 대표가 설립했다. 출발점은 한국 내 외국인들이 겪는 금융 이용의 불편함이었다. 외국인 근로자, 유학생, 결혼이민자, 주재원 등 한국 체류 외국인들은 간단한 송금부터 카드 사용, 계좌 개설까지 걸림돌이 많았다. 언어 장벽은 물론 복잡한 본인 인증과 느린 처리 속도도 문제였다.

김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기반 모바일 해외 송금 플랫폼을 기획했다. 누구나 쉽고 빠르게 본국으로 송금할 수 있도록 설계했고, 20개 언어를 지원하는 다국어 인터페이스도 도입했다. 사용자 경험(UX) 개선에 초점을 맞춘 선도적 접근이었다.

김경훈 대표의 창업 철학은 지금도 한패스 비즈니스 전략 전반에 녹아 있다. 송금이 체류 외국인에게는 단순한 금융 거래가 아니라 가족과의 연결이자 생계 수단이라는 공감의식을 기반으로 사용자 경험(UX), 다국어 지원, 낮은 수수료 체계 등을 도입하며 시장의 요구를 충족했다.

외국인도 한국에서 차별 없이 금융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포용금융’ 사명감 아래, 한패스는 송금 서비스뿐 아니라 외국인을 위한 카드 발급, 통신 요금 결제, 보험 가입, 외국인 인증 플랫폼 등 ‘생활 금융의 모든 것’을 제공하는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2.6초마다 송금…저렴하고 빠른 경쟁력
한패스의 핵심 서비스는 해외 송금이다. 200여개국에 누적 1000만건 이상을 송금했으며, 지난해 송금 규모는 3조원을 기록했다. 2.6초마다 1건씩 실시간으로 송금이 이뤄진다.

성장 비결은 ‘저렴한 수수료, 빠른 속도, 편리한 서비스’다. 한패스는 해외 송금 파트너사와 제휴해 미리 예치금을 확보해두는 방식(프리펀딩)으로 송금을 처리한다. 이를 통해 평균 3분 이내 송금이 완료된다. 송금 수수료는 업계 최저 수준이다. 특히 정기 송금 고객에게는 우대 환율과 수수료 면제 혜택도 제공한다.

서비스는 해외 송금에 그치지 않는다. 선불형 체크카드인 ‘한패스 카드’, 환전 서비스, 통신 요금 결제, 외국인 대상 보험 상품, 증명서 발급, 대출 비교 서비스 등을 잇달아 출시해 외국인의 금융 생활을 전방위로 지원하고 있다.

“외국인의 금융 불편을 해소하는 것을 넘어, 한국에서 살아가는 외국인들이 겪는 모든 금융 활동을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김경훈 대표)”

특히 곧 선보일 외국인 대출 비교 서비스가 주목된다. 한국인도 대출 비교 플랫폼 등장 이후 신용대출 금리가 크게 낮아졌듯, 금융 소외 상태인 외국인들도 이 서비스를 통해 보다 합리적인 대출 선택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고리사채나 불법 대출에 내몰리는 현실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발로 뛴’ 영업력…한패스의 숨은 무기
외국인 직원만 130여명을 보유한 한패스.(사진=한패스 제공)
한패스의 성장 비결 중 하나는 독보적인 영업 전략이다. 외국인 시장은 단순 광고나 대규모 자본으로 공략하기 어렵다. 쓰는 언어와 문자가 다를 뿐더러 자국의 주요 검색 플랫폼과 문화, 주요 거주지, 주요 행사일 등이 제각각이어서 세밀한 영업 전략이 없다면 온라인 광고 효과 자체가 전무하다.

“온라인 광고만으로는 외국인 고객들에게 다가가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초기부터 직접 발로 뛰며 현장에서 고객들을 만나 소통하고 앱 사용법을 안내하는 등 1:1 맞춤 영업을 펼쳤습니다.” 김경훈 대표의 설명이다.

한패스는 현장 방문 서비스와 같이 1:1 맞춤으로 앱 사용법을 코치해주며 영업 활동을 직접 뛰었다. 약 8년 동안 발로 뛰며 한땀 한땀 쌓아온 영업조직망은 한패스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각국 언어로 소통할 수 있도록 약 130명의 외국인 직원도 채용했다. 이들의 비자 연장과 직업 안정성도 회사 차원에서 지원한다.

또한 일부 국가와 협력해, 외국인들이 한국에 입국하기 전부터 한패스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사전 등록을 지원하고 있다. 입국, 정착, 생활비 지원, 구직·구인, 행정 상담까지 플랫폼 안에서 해결하는 ‘록인 전략(자물쇠 효과)’이 구축돼 있다.

생활보험을 넘어 외국인대상 자동차 보험도 출시
한패스는 국내외 파트너십을 적극 확장 중이다. 국내에서는 GS25, CU, 세븐일레븐 등과 제휴해 전국 편의점에서 한패스 카드 충전이 가능하다. 보험사는 DB손해보험 등과 협력해 외국인 대상 자동차 보험 상품을 개발했다.

해외 송금망 확대도 본격화했다. 동남아, 남미, 아프리카 지급결제사 및 은행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송금 인프라를 넓히고 있다.

사진=한패스 제공
투자 유치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JB금융지주에 이어 올해 3월 산업은행으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단독 투자 유치(시리즈D)에 성공해 2·3대 주주로 자리 잡았다. 이자율 상승에 따른 핀테크 업종 투자 시장 한파가 계속되는 시기에 받은 투자라 더욱 눈길을 끈다.

“산업은행으로부터의 투자는 한패스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중요한 이정표입니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서비스 고도화와 사설 인증기관 시장 진입, AI 기반 서비스 강화, 해외 시장 개척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

김경훈 대표의 설명이다.

또한 올해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회계·ESG 경영 등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송금 국가 확대, AI 기반 플랫폼 고도화, 외국인 특화 금융 상품 개발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 한패스는 아시아 대표 핀테크 플랫폼으로 도약을 노리고 있다. 외국인 대상 전문금융이라는 틈새시장을 정조준한 한패스가 기술력과 영업력을 무기로 어떻게 한국을 넘어 아시아 대표 핀테크 기업으로 성장할지 주목된다.

한패스가 내놓은 트리플카드. 한패스 서비스 가입 시 자동 생성되는 한패스페이월렛에 잔액을 충전해 사용하는 선불카드로 국내외(Mastercard) 결제가 모두 가능하다.(한패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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