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MI6 신임 국장, 조부 나치 스파이 논란에 “만난 적도 없다”

영국 해외정보기관 비밀정보국 MI6의 최초 여성 국장으로 내정된 블레이즈 메트러웰리(47)의 조부가 나치 독일의 스파이라는 논란이 일자 MI6는 “그가 조부를 알지도 못한다”고 해명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메인은 독일 프라이부르크의 한 문서 보관고에서 발견한 문서를 인용해 메트러웰리의 조부인 콘스탄틴 도브로월스키가 나치 점령하 우크라이나 체르니히우 지역의 정보원으로 활동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독일 국방군 지휘관들로부터 ‘살인자’(Butcher) 내지는 ‘30호 요원’이라는 별칭으로 불렸으며 지역 정보 수장으로까지 올랐다고 한다. 소련은 그가 ‘우크라이나 인민에 최악의 적’이라며 5만 루블 현상금을 내걸었다.
그는 1917년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에서 가족이 몰살당하자 러시아에 복수를 다짐하게 됐다. 이후 그는 나치 상급자에게 보낸 편지에 “히틀러 만세”라고 서명했으며 유대인 학살에도 직접 참여했다. 또 도브로월스키가 홀로코스트 희생자의 시신을 약탈하고 여성 수감자가 성폭행당하는 장면을 지켜보며 웃었다는 내용도 문서에 적혀 있었다.
BBC는 도브로월스키가 1969년 소련 정보기관인 KGB가 작성한 최우선 수배자 명단에 포함됐으며 이를 기반으로 그가 1960년대까지 생존했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BBC가 인용한 문서에 따르면 도브로월스키는 소련 시민 처형에 참여했으며 그가 독일 정보국의 일원이었다. 1943년에는 그가 소련에서 독일인들과 함께 탈출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도브로월스키의 아내 바버라가 그의 2살짜리 아들 콘스탄틴 주니어는 영국으로 피신했고 데이비드 메트러웰리와 결혼했다. 콘스탄틴은 계부의 성으로 바꿨고 방사선과 의사로 일하면서 영국군에서 복무했다.

메트러웰리는 조부가 나치 스파이였다는 보도가 나오자 외무부를 통해 성명을 냈다.
BBC 방송에 따르면 외무부 대변인은 “메트러웰리는 친조부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알지도 못한다”며 “메트러웰리의 조상 일은 많은 동유럽계 사람들이 그렇듯이 부분적으로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복잡한 유산 때문에 메트러웰리는 MI6에서 갈등을 예방하고 오늘날 적대국의 위협으로부터 영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전념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올해 가을 취임할 예정인 메트러웰리는 26년간 MI6와 국내 담당 보안국(MI5)에서 현장작전 요원과 정보 관리로 활동했다. 전쟁 지역을 포함, 중동과 유럽에서 광범위한 임무를 맡았으며 현재는 ‘Q’로 불리는 MI6 내 기술 분야 총괄 책임을 맡고 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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