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전당, 목이 터져라 불렀던 민중가요 한 곡 없다"

윤성효 2025. 6. 2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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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 4.11, 부마-6월항쟁 때 불렀던 저항의 노래 없어... 민주전당 측 "아침이슬 레코드판 있다"

[윤성효 기자]

 창원마산에 들어선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 윤성효
"파도 소리만 들리고, 민주주의를 외치면서 당시 목이 터져라 불렀던 민중가요 한 곡 없다. 이게 무슨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이냐."

지난 10일 임시운영에 들어간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아래 민주전당)을 둘러 본 한 관람객이 한 말이다.

민주전당의 전시물이 이승만·박정희 독재를 제대로 나타내지 않고 부실하다는 등 여러 지적을 받는 가운데 과거 민주화 투쟁 당시 불렀던 '저항의 노래'들이 없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민주전당 상설전시관에는 "마산 바다에 흐른 시간"이라는 제목의 마산 앞바다를 담은 영상이 나온다. 이곳에는 "바다는 모든 것을 품고 기억하며 별빛이 일렁이는 내일을 소망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그 밑에는 "이 영상은 마산만과 돝섬이라는 상징적인 공간을 통해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평범한 사람들의 여정을 되돌아봅니다. 어둠 속에서도 꺼지지 않았던 시민들의 용기와 염원은 하나둘 별이 되어, 마침내 민주주의의 하늘을 수놓게 되었습니다"라는 설명이 되어 있다.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 윤성효
영상 화면은 '마산만 잔잔한 물결, 호수와 같은 바다'라든지, '눈부신 봄. 우리의 소망이 빚어낸 희망의 봄', '3·15의거', '부마민주항쟁', '시민', '참여', '소망', '자유', '연대', '빛', '저항', '갈등', '소통' 등의 글자가 나온다. 물결이 일렁이는 영상 속에서는 파도소리만 나올 뿐이다.

민주전당에는 1960년 이승만 자유당정권의 부정선거에 항거에 일어났던 3·15의거, 1979년 10월 박정희 정권의 유신독재체제 철폐를 외치며 부산·마산에서 일어났던 부마항쟁, 1987년 전두환의 4.13호헌조치 발표 뒤 일어난 반독재민주화운동인 6·10항쟁 때 불렀던 노래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3·15의거와 김주열열사의 시신이 마산 앞바다에서 떠오른 뒤 일어난 4·11민주항쟁 때 시민들이 불렀던 노래는 <애국가> <통일행진곡> <전우야 잘 자라> <승리의 노래> <학도호국단 노래> 등이었다.

김주열 열사와 옛 마산상고(현 용마고) 입학 동기인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상임고문은 "3·15와 4·11 당시에는,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상상이 안 될 정도로 '반공' 관련 노래들이 대부분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은 탓이기도 했다"라며 "그런데도 3·15와 4·11에 가담했던 시민들이 빨갱이로 몰릴 정도였다"라고 기억했다.

부마항쟁 시위 참가자들은 주로 <애국가>와 <훌라송>을 주로 불렀다. <훌라송>은 외래의 악곡에 새로운 가사가 붙어 구전된 작자 미상의 노래로 가사가 "우리들은 정의파다 훌라 훌라 / 같이 죽고 같이 산다 훌라 훌라..."로 되어 있다.

"민주전당은 전면 개편해야"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 윤성효
6·10항쟁 때는 <임을 위한 행진곡> <아침이슬> <타는 목마름으로> <농민가> 등을 불렀고 이후 <동지여 내가 있다>도 불렀다. <동지여 내가 있다>는 김영만 고문이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를 듣고 탄식하며 만든 민중가요로, 이후 입소문으로 퍼졌다.

<동지여 내가 있다>의 가사는 "그날이 올 때까지 그날이 올 때까지/우리의 깃발을 내릴 수 없다/이름 없이 쓰러져간 동지들이여/외로워마(하) 서러워마(하) 우리가 있다/그대 남긴 깃발 들고 나 여기 서 있다"로 되어 있다.

부마항쟁과 6·10항쟁에 참여했던 최갑순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사장은 "부마항쟁 때는 부른 노래가 별로 없었다. '애국가'를 많이 불렀고, '훌라송'을 서울 쪽 대학생들이 불러서 부산마산에서도 따라 불렀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민주전당에는 과거 민주화운동 시위 현장에서 불렀던 노래소리는 들을 수 없고 악보조차 없다. 단지 "금지와 통제"라는 전시공간에 송창식·이미자와 함께 <아침이슬> 레코드판이 있는 정도다.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에 있는 송창식, 이미자와 <아침이슬> 레코드판.
ⓒ 윤성효
그 설명판에는 "유신정권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지만 문화는 쉽게 통제되지 않았습니다. 금지곡을 몰래 틀어주는 음악감상실이 생겨났고, 사람들은 그 곳에 모여 사회 문제를 이야기 하며 시대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했습니다"라고 되어 있다. 민주화운동 때 시민들이 불렀던 '저항의 노래'들은 없는 셈이다.

민주전당을 둘러본 김산 창원민예총 대표는 "과거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많은 저항의 노래를 불렀다. 그 노래들을 부르면서 에너지가 더 생겨났다. 그런 사실을 안다면 반드시 전시공간에 표현이 되어 있어야 하고, 민중가요들을 들을 수 있도록 해놓아야 한다"라며 "그런 걸 기대하고 갔는데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어 놀랬다. 음악하는 사람들과 함께 강력하게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남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박재혁 경남6월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적어도 민주전당이라고 하면 <님을 위한 행진곡>이나 <아침이슬> 정도는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갔다. 아무리 둘러봐도, 당시 목이 터져라 부르면서 힘을 모았던 민중가요 소리를 들을 수 없어 대실망을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시물과 함께 민주전당은 다 뜯어 고쳐야 하고 대수술을 해야 한다"라며 "우선 조사단을 꾸려 하나하나 살펴보고 수정해야 할 내용을 꼼꼼하게 정리해야 할 것"이라며 "민주전당은 전면 개편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민주전당 관계자는 "민주전당에는 <아침이슬> 레코드판이 전시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창원시는 정식 개관식을 연기하면서 전시 내용과 관련해 시민 여론을 수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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