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에 차별금지법 질문 안 한 여야, 청문위원 13명에 이유 물었더니
[복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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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있다. |
| ⓒ 남소연 |
인사청문회 첫날에도, 둘째날에도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과거 차별금지법과 동성애 관련 발언에 대한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여야 모두 지난 24~25일 이틀간 청문회에서 "보편적 차별금지법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 "모든 인간이 동성애를 택했을 땐 인류가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라는 김 후보자의 과거 발언을 검증 대상에 올리지 않았다.
김 후보자의 발언이 알려진 후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비판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커진 이슈였지만 여야는 이 문제에서만큼은 뜻을 같이했다.
<오마이뉴스>는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인청특위) 위원 13명 모두에게 전화나 문자로 연락을 취해 그 이유를 물었다. 청문위원 13명 중 8명(김현·전용기·박균택·박선원·채현일·배준영·김희정·황운하)이 답변을 해왔다.
각자 이유는 조금씩 달랐다. 이들 의원은 상대 당의 책임론을 제기하거나, 해당 발언을 잘 알지 못한다는 대답을 내놨다. 또 청문회 시간이 부족했다거나, 우선순위 현안에서 밀린다는 이유로 김 후보자의 관련 발언을 검증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고 전했다.
인청특위엔 더불어민주당 의원 7명(김현 간사, 한정애·오기형·전용기·박균택·박선원·채현일 위원), 국민의힘 의원 5명(이종배 위원장, 배준영 간사, 주진우·김희정·곽규택 위원), 조국혁신당 의원 1명(황운하 위원)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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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무총리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현, 박균택, 전용기, 한정애 의원이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증인, 참고인 출석 요구의 건을 놓고 이종배 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 ⓒ 유성호 |
전 의원은 또 "원래 정책 질문이 주가 돼야 하는데 저쪽(국민의힘)에서 계속 인사 검증만 하려고 덤벼드니까, 사실상 조작을 해서 사람들에게 선입견을 갖게끔 만들고 계속 같은 말을 도돌이표처럼 하니까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었다"라며 "정책 검증이 부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라고 덧붙였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에선 차별금지법에 대해 개인적으로 찬성하는 분도 있을 수 있고 부정하는 분도 있을 수 있지만 당 분위기가 민생 문제를 삼켜버릴 주제들을 너무 이슈로 만들어 가지 말자는 인식이 있지 않나"라며 "민주당 차원에서 그 이슈를 굳이 만들려고 할 이유도 없고 그걸로 (김 후보자를) 공격할 위치는 더구나 아니다. 국민의힘도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보니 굳이 그런 것들을 누가 물으려고 생각을 안 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자의) 재산 형성·아빠 찬스·학위 논문이 어떻냐, 이런 것들이 관심이었던 데다가 양당에서 차별금지법 문제를 현안으로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니까 질문이 당연히 안 나왔을 것"이라며 "이 문제는 다수의 여론과 합치하지 않는 분위기에서 밀어붙이고 이념적으로 뭔가 추구하려는 방향으로 안 가는 게 옳겠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인청특위 여당 간사를 맡은 김현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의 과거 발언에 대해 묻자 "과거 발언의 내용을 잘 몰라서 답변을 드릴 수가 없다"라고 답했다. 채현일 민주당 의원은 이번 청문회에서 "(관련 질문을) 안 한 게 아니라 다른 현안들이 많았다"라면서 후보자의 과거 발언에 대해서는 "제가 답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라고 답했다.
[조국혁신당의 이유] "우선순위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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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는 배준영 의원(가운데)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 ⓒ 국회사진기자단 |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질문의 "우선순위"를 이유로 들었다. 황 의원은 "다른 위원들이 왜 질문을 안 했는지는 모르겠다"라고 운을 떼며 "한정된 시간에 질문을 해야 하니까 그게 안 궁금하거나 문제가 안 된다는 게 아니라 제가 생각한 우선순위에 따라 질문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자의 과거 발언이 무엇인지 언뜻 보긴 했다"라며 "다른 이슈에 집중하느라 저는 그 문제를 깊이 있게 보지 않았다. 문제의식을 가진 다른 의원들이 (질문을) 하겠지 생각하고. 저는 다른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라고 덧붙였다.
진보당 "부끄러워" 민주노동당 "직무유기" 비판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선 김 후보자에 대한 추가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을 비판하고 나섰다. 홍성규 진보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26일 서면브리핑에서 "여야를 논할 필요조차 없을 만큼 부끄럽다"라며 "차별금지법은 광장 시민의 가장 중요한 상징적인 목소리임과 동시에 김 후보자가 그간 해왔던 발언들로 인해 반드시 추가 검증이 필요한 사안이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묻지 않았다. 이러고도 국회에 '민의의 전당'이란 수식어를 붙일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민주노동당은 같은 날 논평을 내고 "양일간 진행된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는 오로지 도덕성, 재산 의혹 등 개인적 문제에만 집중됐고 사회적 소수자 인권이나 평등의 가치에 대한 검증은 전무했다"라며 "이번 청문회에서 여야 청문위원 모두 김 후보자의 동성애 혐오 발언과 차별금지법에 대한 의견을 검증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보정당과 시민사회가 촉구했는데도 인권과 평등이라는 헌법적 가치에 대한 검증은 철저히 배제됐다. 이는 국회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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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리백화점 이재명 정부 인사청문회 대책 긴급 의원총회’를 마친 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
| ⓒ 유성호 |
김 후보자는 지난 25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이틀 차 인사청문회가 정회된 이후 '청문회에서 따로 얘기가 나오지 않은 차별금지법 찬반에 대한 지금의 입장'을 묻는 <오마이뉴스> 질의에 "이미 제가 다른 자리에서 말씀드렸으니까 청문회에서 위원들이 질문 주시면 답변하는 게 좋을 것 같다"라며 말을 아꼈다(관련기사: 청문회서 안 나온 '차별금지법' 물으니 김민석 "위원들 질문 주시면..." https://omn.kr/2ea8l).
국무총리 인준안 가결 요건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다. 김 후보자가 소속된 민주당 의석(167석)만으로도 단독 처리가 가능하다. 김병기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무총리 인준동의안도 최대한 빨리 처리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인청특위 위원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김 후보자의 적격성을 끝까지 밝히고 후보자가 밝히지 못할 땐 반드시 사퇴해야 한다고 믿는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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