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용기, 영감 받는 한 청춘"... 80 나를 위로한 시와 장소

박도 2025. 6. 2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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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장마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 온 모양이다.

지난 25일 보슬비가 내리는 아침, 마침 퇴고할 원고도 잔뜩 밀려 있기에 온종일 '박도 글방'에서 그 일이나 해야겠다고 작정하고 있는데, 평소 친분이 있는 강원 원주시 문화관광해설사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청장년 시절은 서울 종로구 구기동 북한산 기슭에서 날마다 북한산 비봉을 바라보며 30여 년을 살았다.

나는 그 작품 이미지와 해설에 크게 감동, 집에 돌아온 즉시 시 전문을 찾아 묵독하고 또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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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처럼 즐거운 인생은 없다] 강원 원주 뮤지엄산(Museumsan)

[박도 기자]

▲ '청춘' 원주 뮤지엄산(Museumsan) 조각공원의 작품명 '청춘'
ⓒ 박도
올해는 장마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 온 모양이다. 5월 중순부터 질금질금 이어지던 비가 지난 주말에는 반짝 개더니 이번 주초부터 또 다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5일 보슬비가 내리는 아침, 마침 퇴고할 원고도 잔뜩 밀려 있기에 온종일 '박도 글방'에서 그 일이나 해야겠다고 작정하고 있는데, 평소 친분이 있는 강원 원주시 문화관광해설사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지난 봄, 강원 원주시 간현 출렁다리 유원지에 갔다가 알게 된 분이다. 그분은 새로 시작한 연재 여행 기사를 잘 읽었다는 인사와 함께 당신이 이날 쉬는 날인데, 강원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에 소재한 뮤지엄산(Museumsan) 조각공원에 가자고 했다. 안내를 자청하기에 못 이기는 척 따라 나섰다.

최근 나는 그분으로부터 원주 인근 명소 여러 곳을 안내 받고 있다. '사람 팔자 알 수 없다'고 하더니, 내가 인생 말년에 원주 시민으로 지낼 줄은 몰랐다.

나는 유소년 시절은 고향인 경북 구미에서 날마다 집 마당에서 금오산을 빤히 바라보며 살았다. 청장년 시절은 서울 종로구 구기동 북한산 기슭에서 날마다 북한산 비봉을 바라보며 30여 년을 살았다. 은퇴 후 만년에는 강원도 원주시를 병풍처럼 둘러싼 치악산을 날마다 바라보며 살고 있다.

문화와 예술의 도시... 16년째 잘 살고 있다
▲ 운무에 싸인 언저리 산들 뮤지움산(Museumsan) 조각공원에서 바라본 운무에 싸인 치악산 언저리 산들
ⓒ 박도
하지만 이전 생소했던 원주에 살고 보니, 막상 무척 정감이 가는 문화, 예술의 도시다. 도심 버스정류장 곳곳에는 이탈리아 피렌체처럼 곳곳에 이 도시에서 만년을 살았던 박경리 선생의 작품 구절들이 새겨져 있다.

또 이 도시는 치악산과 섬강 등 자연 경관이 매우 아름답다. 지난날 군사 도시로 외지인이 많이 살았던 탓인지 텃세도 거의 없으며, 자연 재해가 비교적 적은 쾌적한 고장이다. 그런 탓인지 나도 2009년에 이 도시로 이사 와서 지금까지 16년째 잘 살고 있다.

문회관광해설사가 굳이 나에게 원주의 여러 명소를 소개해 주는 까닭은 다른 고장 여행 탐방 기사에 앞서 당신 고향인 이 도시(원주)의 명소를 널리 알려 달라는 뜻도 담겨 있으리라. 그리하여, 최근 나는 그분으로부터 원주시 명소인 부론의 폐사지, 신림의 용소막 성당, 금대리의 영원사 등을 알뜰히 안내 받은 바 있었다.
▲ 용소막 성당 원주 신림면의 용소막 성당
ⓒ 박도
25일 오전, 보슬비를 맞으며 오크밸리 뮤지엄산 조각공원으로 갔다. 그곳으로 가는 길은 우거진 초록의 숲, 한적한 오솔길에, 게다가 이슬비까지 보슬보슬 내린 탓으로 마치 극락으로 가는 느낌이었다.

뮤지엄산 조각공원에서 본 여러 작품 가운데 가장 감명 깊게 뇌리에 남는 작품은 전시장 입장 후 첫 눈에 바라본 시퍼런, 금세 이가 시린 커다란 싱싱한 능금(사과)이었다. 이 작품은 일본인 조각가 안도 타다오의 '청춘'이라는 제목으로 온통 초록빛 풋내나는 싱그러운 작품이다.

조각가 안도 타다오가 이 작품 창작 계기는 미국의 시인 사무엘 울만의 '청춘'이라는 시에서 그 영감을 얻었다고, 해설자는 강조했다.
▲ 워더 가든 뮤지엄산(Museumsan) 조각공원 내 워더 가든 작품
ⓒ 박도
청춘 - 사무엘 울만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 하나니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니라
풍부한 상상력과 왕성한 감수성과 의지력
그리고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함을 뜻 하나니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
그 탁월한 정신력을 뜻 하나니
때로는 스무 살 청년보다 예순 살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네.
누구나 세월 만으로 늙어가지 않고
이상을 잃어버릴 때 늙어가나니

(...) 그대와 나의 가슴속에는 이심전심의 안테나가 있어
사람과 신으로부터 아름다움과 희망,
기쁨, 용기, 힘의 영감을 받는 한
언제까지나 청춘일 수 있네.

영감이 끊기고
정신이 냉소의 눈에 덮이고
비탄의 얼음에 갇힐 때
그대는 스무 살이라도 늙은이가 되네.
그러나 머리를 높이 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그대는 여든 살이어도 늘 푸른 청춘이네.

나는 그 작품 이미지와 해설에 크게 감동, 집에 돌아온 즉시 시 전문을 찾아 묵독하고 또 읽었다. 요즘 젊은 날의 무지개빛 희망을 잃고, 큰 슬럼프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나에게 새로운 용기와 풋풋한 활기를 주는 것 같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박도 페북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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