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섭 "당 개혁, '진짜' 전권 주면 양잿물이라도 퍼먹을 것"
6.3 대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이 당 혁신 방향을 놓고 내홍에 휩싸여있습니다. 당내 계파간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오마이뉴스>는 당내 목소리를 들어보는 연쇄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편집자말>
[곽우신, 박수림, 남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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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
| ⓒ 남소연 |
김재섭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최근 <조선일보>에 인용된 자당 평가에 대해 십분 공감했다. "그만큼 우리 당이 엉망진창이다"라며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주류 보수 정당이 완전히 쪼그라든 적이 있었느냐"라고 반문했다.
12.3 비상계엄이라는 '내란 사태'의 충격파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국민의힘은 여전히 진창 속을 허우적거리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실패했고,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와 극복도 미진했으며, 부정선거를 외치는 강성 지지층을 껴안은 채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치렀다. 패배로 갈 수밖에 없는 길을 그대로 답습하고도 대선 패배 이후 아무런 쇄신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하다못해 지금까지 선거 패배 이후 당이 반복해왔던 '관성적 반성 퍼포먼스'조차 이번엔 실종됐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의욕적으로 제시한 5대 개혁안은 메아리 없는 외침이 되었다. 임기가 며칠 남지 않은 그는 성과 없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송언석 신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혁신위원회를 출범해 개혁안을 논의하겠다고 하지만, 친윤계의 기득권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사실상 '구색 맞추기'로 끝날 것이란 회의론이 벌써 나온다.
이처럼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소장파'로 불리는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 혁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혁신위원회 참여에는 선을 그었다. "구색 맞추기 용으로는 절대 안 들어간다"는 것이다. 다만 "(혁신에 관한) 전권을 주면 양잿물이라도 퍼 먹겠다"라며 여지를 남겼다.
그는 국민의힘 내에서 중도·수도권·청년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희소한 인물이다. 미래통합당 시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당 혁신을 이끌어봤던 그는, 보수 정당이 쌓아왔던 성과가 완전히 무위로 돌아갔음을 한탄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상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기존 주류 계파에 휘둘리지는 않겠다고 선언했다. 당 주류인 친윤계 주도의 당 혁신과 새 지도부 선출 과정에서 '들러리'나 '장식품'으로서의 역할은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그를 만나 일련의 상황에 대한 복기와 자성, 그리고 당 혁신을 위해 '깃발'을 들 그의 결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아래는 그와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 형태로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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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 상황실에서 선대위원장들이 제21대 대통령 선거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있다. (왼쪽부터) 손학규, 양향자, 안철수, 김용태, 나경원, 권성동, 김기현. |
| ⓒ 공동취재사진 |
"있다. 그런데 비교군을 어디에 두느냐가 문제다. 2017년 대선을 비교군으로 두는 거 같은데, 가장 못한 선거를 기준으로 삼고 '좀 낫네'라고 하면 발전이 있겠나? 2022년 대선을 비교군으로 둬야 한다. 지난 대선 당시 서울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득표율이 50% 정도 나왔고, 이번 대선에서는 41% 정도 됐다. 평균적으로 9%p 정도 빠졌다. 그런데 대선 끝나고 의원총회에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서 내가 그때 자리에 앉아 있는 수도권 의원 실명 언급하면서 이야기했다. '우리 의원님 득표한 것 중에 9%p 빠지면 서울에서 저도 낙선이고,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도 낙선이다. 박정훈, 조정훈 의원도 낙선이다. 그런데 무슨 졌잘싸냐?' 우리가 평균적으로 9%p 빠지면 의석이 몇 개가 날아가느냐 이걸로 보는 게 맞다."
- 현재 국민의힘은 대선 패배 이후에도 별다른 쇄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인가?
"관성이다. 지금 당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이길 수 있다' 같은 생각만 하고 있다. 환골탈태를 해야 할 시점에 '예전에도 이겼으니까, 버티면 이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관성이 제일 큰 문제다. 2022년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승리가 득이자 독이 됐다.
2020년 총선에서 크게 지고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들어섰고, 그 이후에 우리가 보수 정당으로서 나름의 노력을 많이 했다. 가장 먼저 광화문 광장 집회에 나가는 것을 금지했다.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김종인 당시 비대위원장이 무릎을 꿇고,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사죄하고, 약자와의 동행이 정식 기구로 출범했다. 그 당시에도 당 중진들이 엄청나게 반발이 심했다. 하지만 그런 관성을 한 번 끊었기 때문에 나름의 개혁을 이야기할 수 있었고, 이후 선거에서 이길 수 있었다. 문재인 정권을 심판할 수 있는 세력이라는 최소한의 명분이 주어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이 잘 못할 거니까, 기회가 올 것이다', '이재명은 독재 DNA가 있는 사람이니까'라는 식으로 막연한 기대만 하고 있다. 보수 정당의 '북방 한계선' 같은 지역구(서울특별시 도봉구 갑)에서 뛰는 내 입장에서, 그런 막연한 생각으로는 절대 못 이긴다는 확신이 있다."
- 통상적으로 당의 위기가 찾아 오면 초선 의원들이 중심이 되어서 중진에게 쓴소리도 하고, 당 개혁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지금 초선 중에서는 적극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패배의 역설이다. 과거 우리 보수 정당이 수도권에서 힘을 쓰고 인정받을 때는 수도권에 젊은 의원들이 있었다. '남(경필)·원(희룡)·정(병국)' 트리오 때만 해도 그런 세력이 있었다. 2020년 총선 패배 이후에도 '바뀌어야 한다'라는 목소리에 힘이 있었다. '우리가 진짜 영남 자민련이 됐다'라는 위기 의식이 있었다. 그래서 '혁신형 비대위' 체제로 간 것이고 초선의원 중심으로 공부 모임이 몇 개씩 만들어져서 매주 혁신안을 냈다.
사실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참패인데 이제는 서울·경기에 젊은 사람이 너무 씨가 말라버렸다. 수도권 의원이 너무 없다. 몇 명이 산발적으로 메시지를 내긴 하지만, 그게 조직화된 형태의 메시지로 분출이 잘 안 되는 게 문제다. 당연히 저도 그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 같이 목소리를 내는 데 게을렀던 것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 나 혼자 메시지를 낸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고, 나는 평론가도 아니니까.
젊은 의원들 중심으로 이제 조금씩 '꿈틀꿈틀'하는 상황이다. 장기적인 비전을 그려볼 생각이다. 이제 우리 당 의원들만 바라보고서는 국민의힘의 미래를 그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젊은 의원끼리 모여서 이야기도 하고, 당 바깥으로 벗어나서 외연을 자꾸 확장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산발적으로 흩어지던 개혁 목소리를 본인이 좀 모아보겠다는 뜻인가?
"그렇다. 그리고 나 스스로도 국회 등원 후 1년을 냉정하게 평가하려고 한다. 옳은 생각을 가져야 좋은 정치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너무 당연한데 중요한 것은 그걸 관철할 힘도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개혁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연대를 충분히 이루어내지 못했고, 또 그 목소리에 대해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게을렀다. 이 반성을 바탕으로 개혁에 뜻이 있는 의원들끼리 함께 우리의 의정 활동을 성찰하면서 당이 어떻게 나가야 하는지를 같이 고민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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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
| ⓒ 남소연 |
"안 나간다. 전대출마설은 그냥 호사가들이 하는 말이다. 그만큼 '김문수도 싫고, 한동훈도 싫다'라는 여론이 있으니 나오는 말일 것이다. 결국엔 우리가 수도권과 청년 민심을 잡고 중도 쪽으로 가야 하는데, 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모두 만족하는 사람이 나와 김용태 위원장 밖에 없잖느냐? 중수청은 해야겠는데, 중수청에 해당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그걸 내세우고 싶은 사람들이 계속 나를 호명하는 게 아닌가 싶다."
- 당 대표가 아닌 최고위원 경선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인가? 아니면 추후 당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 등의 역할을 맡긴다면 어떡할 것인가?
"경선에는 안 나간다. 내 인생에 앞으로 최고위원은 없지 않을까 싶다. 당직이나 지명직이라면, 그걸 맡기는 대표가 '진심'이라면 한다. '진짜' 전권을 주면서 개혁을 해보라고 하면, 그때는 진짜 당을 위해서 양잿물이라도 퍼먹을 각오가 되어 있다. 하지만 장식용 들러리는 할 생각 없다. 특히 혁신위원회가 그렇다. '옥상옥' 만드는 것도 별로고, 정말 혁신하고 싶으면 지금 그냥 '김용태 혁신안'을 받으면 된다. 굳이 받을지 말지를 혁신위를 만들어서 논의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 물론 절차상의 아쉬움을 지적할 수는 있다. '월요일 의원총회를 앞두고 주말에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아쉽다' 같은 지적은 공감한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기술적'인 문제이다. 하기 싫으니까 대는 핑계일 뿐이다."
- 김용태 비대위를 기존 임기대로 마무리하면서 혁신 문제는 혁신위에 넘기고, 관리형 비대위로 가겠다는 게 소위 친윤계의 구상 아닌가?
"그런 것 같다. 그런데 대체 지금 관리할 게 없는데 뭘 관리를 하나? 전당대회? 내가 주구장창 이야기하는 게, 당 개혁이 먼저다. 이 문제가 하나도 해결이 안 된 상황에서 유야무야 전당대회 치르는 게 첫 번째 문제이다. 하다못해 우리가 이번 대선이 끝난 이후에 평가 세미나를 하든, 연속 회의를 개최하든, 반성 메시지를 연쇄적으로 내든 해야 하는데 그것도 뭐 하다 말았다.
두 번째는, 안 그래도 지금 계파 갈등이 있는 상황에서 경선을 또 치르면 계파 간 갈등이 더 세지는 거 아닌가? 후보 간의 경쟁이 곧 그 후보를 지지하시는 사람들의 경쟁이 되니까 내상이 더 커진다. 우리가 충분하게 일단 당심을 모으고 의원들의 마음을 모아서 왜 졌는지를 반성하고 차기를 논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
- 전당대회를 통해 정식으로 선출된 당 대표가 리더십을 갖고 혁신을 이끌어야, 혁신안도 힘을 받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오는데?
"물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글쎄, 그건 말하자면 우리가 차기 당 대표의 선의에 기대야 한다는 기대이다. 하지만 정치는 늘 최악을 가정하고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지금은 전당대회를 하기 전까지 비대위의 공간이 있는 상황이지 않나. 우리가 의원들 총의만 모으면 혁신형 비대위를 꾸릴 수 있다. 명분도 있고, 타이밍도 좋다. 그런데 굳이 어찌될지 모르는 차기 당 지도부에 혁신의 키를 넘겨야 하는가?
나는 가장 혁신에 목마른 사람이 대통령 후보자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혁신의 키를 쥐었던 대통령 후보가 개혁을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붙여 보이며) '요만큼'이라고 했느냐? 윤석열 대통령 출당 문제도 정치적인 도의나 인간적인 의리까지는 사실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손절'하고 출당시켜야 했다. 부정선거와 선을 그었어야 했다. 그런데 그 몇 가지조차 김문수 당시 후보는 안 했다. 그러면 왜 나온 건가? 당권인가? 논리적 흐름이 당연히 그렇게 갈 수밖에 없고 의심이 든다. 그러니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될 당 지도자의 선의에 기대서 개혁을 할 수 있겠느냐? 쉽지 않다. '뜨뜻미지근'할 것이다."
- 결론은 혁신위로는 부족하고 혁신형 비대위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그렇다. 전당대회를 조금 미루더라도 그렇게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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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
| ⓒ 남소연 |
"이번 탄핵 국면 이후에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영국 보수당의 역사를 오랜만에 다시 살펴보기 시작했다. 오만가지 부침 속에서도 영국의 주류 정당으로서 보수 정당은 왜 살아남고 있는가? 다시 이 문제에 천착해서 들여다봤다. 영국 출장까지 가서 영국 보수당의 젊은 의원들을 만났다. 내가 내린 제일 중요한 결론 하나는, 영국 보수당은 집권에 대한 집념이 엄청난 사람들이다. 그러니까 그들은 집권할 수 있다면 다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 말은 자신들의 중요한 정체성도 과감하게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산업혁명 이후에 런던이 도시화, 공업화되면서 도시 빈민들이 생기고, 열악한 처우에 있는 노동자들이 생겼다. 당시 영국 보수당이 기득권을 지키는 정당이 되면서 유권자 층이 얇아졌다. 그러자 보수당이 오히려 제일 먼저 보호주의 무역을 포기하고, 노동자와 도시 빈민들을 위한 사회복지 정책을 내놓았다. 그 당시에는 엄청나게 충격적인 일이었다. 이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한 이유가 뭔가? '우리가 집권 정당이어야 하니까' 그리고 '국민들이 원하는 게 이것이니까'이다. 다른 게 뭐가 중요한가? '미친 듯한 유연함'이 이들의 장점이다."
- 영국 정당사에 비교하면 국민의힘도 소멸해서 다른 세력에 의해 대체되느냐, 아니면 반등에 성공해 부활하느냐의 갈림길에 놓인 것 같다.
"맞다. 그래서 이 '유연함'을 우리 당에 적용해야 한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집념을 우리가 가져야 한다. 서울 외곽 내지는 경기도에 사는 분들,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분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찾아가는 과정을 계속해야 한다. 예컨대 나는 도봉구에 사는 30대 직장인 남성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었다. 4호선을 타고 출퇴근하고, 집에 와서 아기를 보고, 아이를 내가 픽업할 때도 있고, 배우자가 할 때도 있고. 그러면 이 사람을 위해 어떤 정책을 펼쳐야 하고, 우리 당이 뭘 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교통·노동·주거·육아 문제 등이 그려지지 않나.
우리는 이제 산업화 시대의 유산에서 벗어나야 한다. 나도 대기업이 경제의 근간이라고 생각하지만, 대기업만 가지고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가?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는 보수 정당이 더 나서서 막아줄 필요가 있다. 특히 상법개정안 같은 법안을 당론으로 반대하면 안 된다. 자본시장을 문란하게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오히려 우리가 더 냉정하고 엄정해야 한다. 지배 구조 문제에 대처할 때도 과감하게 바뀌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노동조합 밖 노동자들의 문제에도 우리가 어떻게 접근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우리가 매번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을 비판하지만, 그러면 우리는 노동조합 바깥에서 전혀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했는가? 민주노동당조차 소홀할 수 있는 제도권 밖 노동자들을 보수정당이 어떻게 보호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자영업자 문제도 마찬가지이고, 부동산과 대출 문제도 그렇다. 표를 걱정해 몸을 사릴 게 아니라 유연하게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 국민이 국민의힘으로부터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사죄와 반성일 것 같다. 하지만 '대국민 반성문' 릴레이도 얼마 못 가서 끝나버렸고, 여전히 많은 시민이 국민의힘을 향해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계엄은 그 어떤 이유로도 설명이 안 되고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과거 군부정권, 독재정권에 희생됐던 분들 그리고 이를 경험했던 분들의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특히 더 그렇다. 심지어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져서 계엄을 선포했다는 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백번 잘못한 것이고, 이를 막지 못한 우리도 사과해야 마땅하다. 이른바 계엄이 '계몽령'이라고 부추기는 사람들은 진영의 고름이다. 짜내야 한다. 탄핵도 마찬가지이다. 용서되지 않는 계엄이라면, 그리고 그게 국민들에게 혼란을 초래했다면 탄핵 찬성이 마땅했다.
계엄 당일 날 밤에, 아이를 재우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와서 계엄 소식을 들었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하지 말라'고 했는데 진짜였다. 속옷 차림으로 있다가 급하게 옷을 입고 국회로 갔다. 국회에 가면 현행범으로 체포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부모님께도 집에 피해 계시라고 전화드렸다. 경찰과 몸싸움을 하고, 옷이 찢어지고, 다리를 다치면서 국회 담을 넘었는데, 헬기가 오는 소리를 듣고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나뿐만이 아니다. 모두가 심적으로 용서가 안 될 것이다. 이에 대해 처절히 반성해야 하고, 반성해야 한다는 시그널을 이번 대선을 통해서 국민들이 주신 것이다. 열심히 하겠다는 약속을 드려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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