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 싸우는 또 다른 방법, '회복'

서보균 2025. 6. 2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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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약 범죄는 더 이상 특정 계층이나 지역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필로폰, 케타민, 합성대마 등 신종 마약류는 끊임없이 진화하며 단속의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

마약 중독은 단지 신체적 금단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이제 마약과의 싸움은 단속 중심의 전략을 넘어 교육, 상담, 치료, 지역사회의 연계된 지원 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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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은 죄인가, 병인가?

[서보균 기자]

이제 마약 범죄는 더 이상 특정 계층이나 지역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일상 속으로 깊숙이 침투하여 사회 전반의 위기로 확산하고 있다. 청소년의 마약 접근성은 점점 더 높아져 가고 연예인, 유튜버, 의료인 등 마약 관련 뉴스는 거의 매일 포털 상단을 장식하고 있다. 특히 필로폰, 케타민, 합성대마 등 신종 마약류는 끊임없이 진화하며 단속의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 마약 범죄 재범률은 여전히 30%를 넘나들며, 단순한 처벌만으로는 중독의 고리를 끊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숫자와 뉴스만으로는 이 위기의 본질을 바꿀 수 없다. 중독은 단지 법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이들이 중독의 덫에 빠지고, 가정은 무너지고, 공동체는 조용히 병들어가고 있다.

현재 필자는 법무부 교정기관에서 마약사범 수형자들을 대상으로 개별 메타인지 상담을 하고 있다. 마약사범 수형자 개개인과 마주할 때마다, 그들이 단지 법을 어긴 사람이 아니라, 마약 앞에서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할 수 없는 심리적 포로였음을 확인하게 된다.

마약은 단지 불법 물질이 아니다. 그것은 고통을 회피하려는 왜곡된 선택이며, 반복되는 자기 기만과 관계 단절의 시작이다. 많은 마약사범 수형자들이 자신이 왜 마약을 시작했는지조차 정확히 설명하지 못한다. 이러한 '인지의 결손'은 단속이나 형벌만으로는 결코 회복되지 않는다.

이 지점에서 '메타인지 상담'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메타인지는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어떤 생각이 어떤 행동으로 이어지는지 스스로 돌아보는 능력이다. 이 상담을 통해 수형자들이 단순히 마약을 끊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관찰하고, 감정을 언어화 하며, 충동을 조절할 수 있는 삶의 기술을 익히도록 돕고 있다.
 맞잡은 손
ⓒ 언스플래쉬
하지만 회복은 결코 간단한 과정이 아니다. 마약 중독은 단지 신체적 금단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반복되는 죄책감, 낮은 자존감, 단절된 가족 관계 그리고 사회적 낙인이 지속적인 재범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진정한 치유에는 시간과 인내 그리고 무엇보다 관계와 공감, 정신 건강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필요하다.

이제 마약과의 싸움은 단속 중심의 전략을 넘어 교육, 상담, 치료, 지역사회의 연계된 지원 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특히 청소년기처럼 정체성이 형성되는 시기에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자기 이해와 회복 탄력성을 키울 수 있는 예방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끝으로, 최근 한 수형자로부터 받은 짧은 편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선생님, 제가 처음엔 이 상담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매일 제 생각을 관찰하고 감정을 쓰는 연습을 합니다. 제 삶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편지 말미에 붉은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It changes my life!"

그들의 변화는 느리지만, 분명히 찾아오고 있다. 중독 없는 사회는 어쩌면 거창한 단속이 아니라, 이렇게 한 사람의 내면을 바라보고 함께 걷는 작은 회복의 시작에서부터 가능해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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