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이적 인정한 FC서울, 김기동 감독 수습에 쏠린 눈
[이준목 기자]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의 상징이었던 기성용의 갑작스러운 이적설에 축구계가 들썩이고 있다. 기성용이 최근 친정팀 서울을 떠나 포항 스틸러스로 이적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많은 팬들을 놀라게 했다.
서울은 6월 25일 공식발표를 통하여 "팀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영원한 캡틴 기성용과의 인연을 잠시 멈추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번 시즌 서울 선수단 운영 계획에 기회가 없음을 확인한 기성용이 남은 선수 인생에 있어 의미 있는 마무리를 위해, 더 뛸 수 있는 팀으로 가고 싶다는 요청을 해왔고 이를 수용하며 이루어지게 됐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기성용도 최근 훈련장에서 팬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SNS에 공개되며 이적을 직접 인정했다. 기성용은 "선수로서 너무 초라하게 끝내는 건 싫었다. 외부의 시선은 이겨낼 수 있는데, 내부에서 믿음이 없다고 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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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C 서울의 기성용(자료사진, 2024.10.30). |
| ⓒ 연합뉴스 |
기성용은 비록 전성기에 유럽에서 뛴 시간이 더 길기는 하지만, K리그에서는 오직 서울에서만 활약하며 통산 198경기 14골 19도움을 기록중이다. 기성용도 서울에 대한 책임감과 애정을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으며, 많은 이들은 선수생활의 말년에 접어든 기성용이 서울에서 커리어를 마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2024년 김기동 감독이 서울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철옹성같았던 기성용의 팀내 입지에도 변화가 발생했다. 김기동 감독 부임 첫해만 해도 기성용은 감독의 요청으로 주장까지 맡을 정도로 신뢰를 받았다. 하지만 시즌 후반기부터 잦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는 기간이 길어졌다. 올해 주장 완장은 외국인 선수인 제시 린가드에게 넘어갔고, 기성용의 주포지션이던 중원에는 류재문, 황도윤, 이승모 등이 중용되며 입지가 더욱 줄어들었다.
기성용이 서울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으로 출장한 것은 지난 4월 12일 대전 하나시티즌과 홈경기(2-2 무)였다. 당시 기성용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반 31분 만에 교체됐다. 이 부상으로 두 달 가까이 그라운드를 떠났던 그는 6월 A매치 휴식기 팀 훈련에 복귀했다.
하지만 김기동 감독은 돌아온 기성용을 아예 출전명단에서 제외하는 등, 사실상 전력외 판정을 내리며 더 이상 중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아직 선수생활에 대한 의지가 강했던 기성용은 김기동 감독과의 면담을 거친 끝에 출전기회를 잡기 위하여 이적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포항은 김기동 감독의 친정팀이기도 하다.
기성용의 이적 소식이 알려지자 서울 팬들은 동요하고 있다. 일부 팬들은 모기업 본사 앞에서 트럭과 피켓 시위, 근조화환 전달 등을 실행하며 구단에 강한 항의 의사를 전하고 있다.
김기동 감독 향한 곱지 않은 시선
김기동 감독은 부임 첫해에는 서울을 5년 만의 상위스플릿으로 복귀시키며 순조롭게 연착륙하는듯했다. 하지만 김진수, 문선민, 정승원 등을 영입하며 우승후보로까지 꼽혔던 올 시즌에는 정작 7위(6승 9무 5패, 승점 27)에 그치며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여기에 구단 레전드로 꼽히는 기성용의 이적설까지 대두되면서 김기동 감독을 향한 팬덤의 반응은 곱지 않다. 사실 스타급 선수들이 말년이 되어 출전기회를 놓고 감독이나 구단과 자존심 싸움을 벌이다가 이적을 선택하는 것은 축구계에서 흔한 일이다. 만일 서울의 성적이 좋았다면 내부 경쟁에 따라 노장 선수를 전력에서 배제한 김기동 감독의 선수단 개편에도 충분히 명분이 설 수 있었겠지만, 현재는 '외부에서 온 감독이 팀 레전드를 몰아냈다'는 프레임으로 감정적인 공격을 당하기 쉬운 구도가 됐다.
사실 서울은 그동안 황선홍, 박진섭, 안익수 등 다른 구단에 명성을 인정받은 '외부인 명장'들을 여러 차례 데려왔으나 일시적으로 1-2시즌 반짝 반등한 정도를 제외하면 큰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 서울이 마지막으로 메이저대회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은 황선홍 감독 시절인 2016년 K리그1 우승으로 벌써 9년이 지났다. 개성강한 스타 선수들이 많고, 선수단의 목소리가 강한 FC서울에서는 다른 K리그 구단들과 달리, 외부에서 온 감독의 선수단 장악이 쉽지 않은 게 큰 원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로서는 이번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팀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서울은 선수의 의사를 존중하여 일단 기성용의 이적을 수락했지만, 훗날 기성용의 은퇴식을 함께 하고 향후 지도자에 도전하는 과정도 지원한다는 플랜으로 동행을 계속 이어갈 것을 발표하며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 기성용의 이적이 불가피한 현실이 된 상황에서, 김기동 감독이 남은 시즌 여론을 어떻게 반전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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