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화초등학교 처참한 벌목, 아직 떠나지 못한 백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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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대전 중구 선화동.
대전환경운동연합은 2016년부터 생태 모니터링을 진행해왔고, 대전충남녹색연합과 선화초등학교는 협약을 맺고 백로와의 상생을 이야기하던 공간이었다.
선화초등학교와 대전시교육청은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구조센터는 남은 백로 개체의 보호 및 방생 계획을 대전시 등 관계 기관과 협력해 차질 없이 추진하며, 이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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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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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목된 선화초등학교 교정의 모습 |
| ⓒ 이경호 |
번식기 한복판의 강행… 새끼 백로 115마리의 참변
이곳은 단순한 조경 공간이 아니었다. 침엽수 4, 5그루에 걸쳐 형성된 백로류 번식지였다. 중대백로, 황로, 중백로, 왜가리 등 4종의 백로류 약 50쌍이 번식하던 곳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2016년부터 생태 모니터링을 진행해왔고, 대전충남녹색연합과 선화초등학교는 협약을 맺고 백로와의 상생을 이야기하던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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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화초등학교 지붕위에 앉은 백로모습-벌목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
| ⓒ 이경호 |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전충남녹색연합은 24일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성명에서 두 단체는 "이번 벌목은 단 1, 2개월만 유예했더라면 충분히 피할 수 있었던 인재"라며, "생명을 무시하고 자연을 밀어낸 결정이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진행됐다는 사실에 깊이 분노한다"고 밝혔다.
한때 백로와 공존했던 학교가 이제는 생명을 밀어낸 장소로 변했다. 아이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가르치려는가? 백로 둥지를 찢고도 과연 교육을 말할 수 있는지를 묻고 싶다.
선화초등학교와 대전시교육청은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구조센터는 남은 백로 개체의 보호 및 방생 계획을 대전시 등 관계 기관과 협력해 차질 없이 추진하며, 이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향후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지역사회와의 협의체 구성 또한 필요하다.
아이들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백로 둥지가 사라진 자리. 새들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둥지를 만들던 나무는 베어졌고, 둥지에서 날아오를 수 있었던 새끼들은 낯선 케이지 안에 갇혀 있다. 백로는 해마다 같은 둥지로 돌아오는 습성이 강한 종이다. 이번 벌목은 개체군의 지역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가 지켜야 할 미래의 가치는 생명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나무 몇 그루가 잘려나간 문제가 아니다. 그 안에 살던 생명, 그 생명을 지켜보던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에게 보여준 어른들의 선택이 남긴 것은 교육의 실패이자, 생태적 폭력이다.
백로는 아직 완전히 떠나지 못했다. 그들이 남긴 울음은 당분간 선화초등학교 교정 위를 맴돌 것이다. 우리가 이 사건을 기억하지 않는다면, 공존의 약속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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