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혁명' 롯데 마운드, '아픈 손가락' 윤성빈까지 터진다

케이비리포트 2025. 6. 2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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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150km/h 이상 파이어볼러 확 늘어난 롯데, 윤성빈 첫 승 거두며 활약 예고

[글쓴이 : 케이비리포트]

 2462일 만에 승리투수가 된 롯데 윤성빈
ⓒ 롯데자이언츠
2025 KBO리그에서 선두 경쟁 중인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올시즌 롯데 투수진은 '구속 혁명'이라는 한마디로 설명할 수 있다. 150km/h를 가뿐히 넘기는 신예 파이어볼러들이 하나둘씩 1군 무대에 얼굴을 내밀면서 과거 롯데에 붙었던 '구속이 느린 팀'이라는 꼬리표는 어느새 사라졌다.

불과 1~2년 전 기록만 봐도 롯데는 구속이 강점인 팀이 아니었다. 2024시즌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3.6km로 리그 5위, 2023년에는 143.7km로 7위였다. '150km 파이어볼러 클럽'에 가입하는 젊은 유망주들이 여러 팀에서 도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롯데와는 큰 인연이 없었다. 김원중, 박세웅 등 중견 투수들이 가끔 150km를 찍었고, 외국인 투수들이 그나마 체면치레를 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03년생 이민석이 선발진에 합류해 최고 156km, 평균 151.2km의 포심을 뿌리며 외국인 투수 못지않은 파워 피칭을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 깜짝 선발로 등판한 좌완 홍민기는 최고 155km를 기록, 사직구장을 들썩이게 했다. 올시즌 셋업맨으로 복귀한 최준용은 평균 150km를 뿌리고 최고 구속 157km를 던지는 외국인 선발 감보아는 평균 152.4km의 패스트볼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윤성빈과 함께 신예 파이어볼러 듀오로 떠오른 홍민기
ⓒ 롯데자이언츠
여기서 끝이 아니다. 롯데가 기다리는 마지막 퍼즐, 바로 '애증의 유망주' 윤성빈(2017년 1차 지명)도 대열에 합류했다. 퓨처스리그에서 재기를 노리던 윤성빈은 7년 만에 선발(5/20 LG 트윈스전)로 사직구장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는 아쉬웠다. 패스트볼 구속은 놀라울 정도였지만 피치컴 오작동 이후 급격히 제구가 흔들렸다. 결국 1이닝 동안 6볼넷 9실점으로 무너졌다. 마운드 위에서 보인 간절함에도 '미완의 대기'라는 꼬리표는 떼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윤성빈은 과거처럼 주저앉지 않았다.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다시 불펜에서 기회를 잡았다. 김태형 감독도 윤성빈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짧은 이닝, 불펜 보직을 맡겼다. 그리고 지난 15일 SSG전, 2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판해 한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비록 짧은 등판이었지만, 2021시즌 이후 4시즌 만의 무실점 피칭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22일, 사직 홈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 전에서 윤성빈은 극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다. 3-6으로 뒤진 7회초 디아즈-박병호-류지혁을 상대로 삼자범퇴, 1이닝 1탈삼진 완벽투를 펼쳤다. 그리고 이어진 7회말 롯데 타선이 무려 6점을 뽑아내며 9-6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이후 등판한 정철원-최준영이 남은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윤성빈은 2018년 9월 25일 이후 무려 2462일 만에 1군 무대에서 감격의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이날 윤성빈의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8km/h까지 치솟았다. 경기 후 윤성빈은 "지금 이 기쁨을 팬들께 가장 먼저 전하고 싶다. 오늘까지 기다려주신 분들 덕분"이라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54km인 윤성빈
ⓒ 롯데자이언츠`
올시즌 윤성빈의 평균 패스트볼 구속은 154.4km이다. 자신의 공을 원하는 곳에 확실히 던지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밸런스만 잡는다면 이민석, 홍민기 등 젊은 투수들과 함께 '평균 구속 1위' 마운드를 완성할 수 있다. 프로 입단 후 8년 가까이 이루지 못한 어려운 미션이지만, 성공만 한다면 그 가치는 상상 이상이다. 롯데가 윤성빈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롯데 마운드의 구속 혁명, 이제 마지막 미션이 현실이 되고 있다. 2462일 만에 감격의 첫승을 거두며 사직구장을 달아오르겐 한 윤성빈이 올시즌 정상을 노리는 롯데의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승승장구' 롯데 외인 선발... 무결점 에이스로 뜬다 https://omn.kr/2e7vz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sbs), KBO기록실]

덧붙이는 글 | (글: 이정민 / 민상현 기자) 프로야구 객원기자 지원하기[ kbreport@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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