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기·꺾기에 갇힌 청년 아르바이트, 어쩔 수 없다는 고용주들
[박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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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시내 한 카페에 붙은 아르바이트생 교육 관련 안내문 |
| ⓒ 연합뉴스 |
주 15시간 미만으로 조정하는 사례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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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2~3시간, 반복되는 단시간 근무 공고들 |
| ⓒ 박서윤 |
이러한 쪼개기 고용이 가능한 이유는, 주 15시간 미만 근로자에게 주휴수당 지급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주휴수당이란 근로기준법상 1주일 동안 소정의 근로일수를 개근하면 지급되는 유급휴일에 대한 수당이다. 하루 3시간, 1주일에 15시간 이상 근무 시 '소정근로시간x시간급'으로 계산된 1일분의 임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이를 지급하지 않은 경우, 임금체불로 고용노동부 진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주휴수당은 1953년에 제정된 근로기준법 제45조에 등장해 노동자의 주 1일 유급휴일을 보장하기 위해 시행돼 왔다. 그러나 위와 같이 주휴수당 회피를 목적으로 초단시간 노동이 확대하면서, 오히려 열악한 노동환경을 굳어지게 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폐지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편의점과 음식점에서 근무하는 대학생 박재현씨(가명)는 "주휴수당 때문에 오히려 근무환경이 더더욱 악화되고 있다"라며 "음식점은 주 3일 3시간, 편의점 주 1일 7시간 근무하며 일주일에 16시간을 일하는데, 주 1일의 유급휴일은 보장되고 있지 않다"라며 제도의 실효성 문제를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법정 최저임금액인 시급 9860원을 받지 못한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의 12.5%로 약 276만 명에 달했는데, 법정 주휴수당을 반영해 분석할 경우 21.1%로 468만 명에 이른다. 이처럼 주휴수당 회피를 위해 고용을 인위적으로 쪼개는 관행은 청년 아르바이트생의 안정적인 노동 환경을 해치고 있으며, 법 제도의 취지를 왜곡한 채 '초단시간 노동자'만 양산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손님이 없네. 근무시간 쓰고 집에 가"
학원에서 아르바이트 하고 있는 고씨는 일부 학생들이 결석했단 이유로 일방적인 조기 퇴근을 요구받아 예상한 급여보다 적게 급여를 받은 '꺾기' 사례도 빈번하다고 전했다. "학원에서 회의를 위해서 주 1회 2시간 일찍 출근하도록 했는데, 회의시간까지 포함하면 주 15시간을 넘는 상황이었지만 회의시간은 근무시간에 들어가지 않는다며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손해 사례를 말했다.
대전대학교 휴학생 방예원씨는 "홀서빙할 때 연휴 이후 손님이 줄어 알바생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매니저의 판단 하에 출근부터 일찍 퇴근한 시간까지의 일급을 받았다." A씨는 "근무시간은 3시간이었지만 매번 근무일지를 쓰라고 했다. 손님이 없거나 마감을 일찍 끝내 15분, 30분 덜 근무한 시간도 다 계산해서 월급에서 차감했다"는 경험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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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닭강정 알바 논란' 원본 |
| ⓒ 네이트판 |
고용주도 여러움 커… 제도개선 필요
그렇다면 고용주는 어떨까? 고용주 역시 경기 불황과 인건비 부담이라는 현실 속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충남대학교 인근 대학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아르바이트생도, 고용주도 서로 좋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라며 "학생들이 생계를 위해 일하는 만큼, 출근 준비 시간이나 일정 조정 등 부담이 크다는 걸 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불황 속 인건비 절감은 현실적인 고민이다. 그는 "경기가 나빠지면 가장 먼저 줄일 수 있는 것이 인건비"라며 "업장 운영에 꼭 필요한 고정비 외에는 줄일 수 있는 항목이 없다 보니, 쪼개기나 꺾기 같은 방식이 구조화되는 시대가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주휴수당은 고용주들에게 커다란 부담이다. 대전 은행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경기불황으로 인한 매출 하락으로 개인적인 수입이 없는 상황을 털어놓았다. 이어 "주휴수당 지급이 어렵기 때문에 애초에 채용할 때 쪼개기 근무가 가능한지를 우선 고려하게 된다"라며 "인건비 문제로 개인적인 수입이 없는 상태이다. 외려 근로자가 받아가는 돈보다 나에게 남는 돈이 더 적다"라고 현실을 설명했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는 98만 6,487명으로, 전년보다 11만 9,195명 증가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대출 건전성 또한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중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는 전체의 50.9%(171만1,688명)에 달했다. 특히, 은행권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 2금융권에서만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비은행권에서만 대출을 이용한 자영업자는 79만 2899명으로, 전년 대비 7.0% 증가했다.
앞서 언급한 두 자영업자는 "지금은 고용주와 아르바이트생 모두가 어려운 시기"라며 "서로의 사정을 이해하고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충남대학교 사회학과 박찬종 교수는 이러한 고용 수법이 만연해진 데 대해 근로환경을 감시하고 철저하게 규제할 수 있는 '규제기관의 의지 부족'을 지적했다. 그는 "꺾기나 쪼개기 고용 수법은 20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라며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규제기관이 이런 고용 문제를 알고도 자영업자의 영세한 처지를 고려해 묵인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고용형태가 청년층 노동자들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준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땐 전반적인 제도의 불신 등 여러 사회 문제를 낳는다"라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박 교수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사회가 앓고 있는 경기 불황 문제를 젊은 세대에 떠넘기며 모든 희생과 비용을 집중시키는 건 옳지 않다"라며 제도의 결함을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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