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방첩사, 군의관 블랙리스트 작성"...방첩사 개혁 고삐 죄나

더불어민주당 내란진상조사단이 23일 방첩사령부가 ‘군의관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의료대란 당시 민간 의료 현장에 투입된 군의관들의 불만이 커지자, 방첩사에서 군의관들을 사찰하고 정치 성향을 수집해 블랙리스트를 제작했단 것이다.
조사단장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방첩사가 실제 의료인을 ‘처단’하기 위해 이른바 ‘군의관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사실이 최근 제보를 통해 확인됐다”며 “계엄이 성공했을 경우 해당 블랙리스트를 기반으로 의료인에 대한 통제, 불이익, 징계 또는 처벌 등의 조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추 의원은 “24년 3월~10월간 전체 군의관 2400여명 중 약 1500여명이 10차례에 걸쳐 민간 의료 현장에 투입됐다”며 “이에 따른 불만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수백명의 군의관이 사찰 대상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사찰 대상 1500여명 중 수백명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사단은 이 자리에서 ‘방첩사 조직 내부 블랙리스트’ 의혹도 제기했다. 해당 의혹은 23년 11월 여인형 방첩사령관 취임 후 측근 선별 작업을 위해 ▶문재인 정부 사람 ▶호남 출신 ▶민주당 성향이라는 3대 기준을 기반으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게 골자다. 방첩사 내부 대령급 인원이 대상이 됐다고 한다.
이와 관련, 추 의원은 “방첩사 내부 인원을 대상으로 작성된 사찰문건은 계엄 실행을 염두에 둔 내부 숙청 작업의 일환으로 파악된다”며 “실제로 호남 출신이거나 민주당 성향, 문재인 정부 청와대 근무 이력이 있는 군인들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정황도 확인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조사위는 “불법 사찰 문건을 작성한 방첩사 신원보안실에는 보은 인사가 이뤄졌다”며 “신원보안실 진모 과장은 24년 9월 대령으로 진급했고, 이후 수도권 군단 방첩부대장으로 전출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여권은 방첩사를 ‘12·3 비상계엄 가담 조직’으로 규정하고 방첩사 개혁에 고삐를 잡아왔다. 방첩사의 3대 핵심 기능인 보안·방첩·감찰 중 방첩 기능만 남기는 개혁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국정기획위원회 홍현익 외교안보분과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국방부가 ‘방첩사 개혁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방첩 기능만을 방첩사에 남기고 나머지 수사, 신원보안 같은 기능을 국방부 내 타부서로 옮기는 방안을 보고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사단 간사인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방첩사에 신원보안실이 있는 게 이번 블랙리스트 사건의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며 “신원보안실을 국방부 장관 밑으로 이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블랙리스트 등 방첩사 관련 문서가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계속 관련 의혹을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수빈 기자 jo.sub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그녀가 통일교 돈가방 받았다…건진법사 폰 ‘천사 부인’ 정체 | 중앙일보
- 폰부터 내 명의로 바꿔라…부모님 사망 직후 꼭 해야할 일 [VOICE:세상을 말하다] | 중앙일보
- 어머니, 공부는 유전입니다…한국 학생 본 미국 교수의 팩폭 | 중앙일보
- "파렴치한 성매매 범죄자 됐다"…'AV배우 만남' 주학년 반발, 왜 | 중앙일보
- '이 동작' 혼자 못 하는 사람…"12년 내 사망할 확률 높다" | 중앙일보
- “변호나 똑바로 해 이 XX야”…법정서 터졌다, 윤 폭언·막말 | 중앙일보
- 물로만 대충 씻으면 위험? '가장 더러운 농산물' 꼽힌 12가지 | 중앙일보
- "스타벅스에 빌런 있다"…칸막이까지 친 '민폐 카공족' 논란 | 중앙일보
- 배우 이장우, 11월 품절남 된다…8세 연하 예비신부는 누구 | 중앙일보
- "내가 왜 상위 10%" …코로나 이어 민생지원금도 '선별 논란'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