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과 반복, 그리고 도전의 태도
[이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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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냥 하는 사람 책 표지 |
| ⓒ 온포인트 |
김 대표는 이 본질에서 단 한 번도 눈을 돌리지 않았다고 말한다. 파파레서피의 히트 제품인 유기농 호호바 오일 역시, 수많은 마케팅 트릭이나 포장 이전에 "누구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이는 창업자만의 지혜가 아니라, 문제 해결자로서의 삶의 태도이기도 하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공감한 대목은 오히려 사소하게 보이는 피자 배달 아르바이트 경험담이었다. 피자를 배달하며 외운 문장 하나, "안녕하세요. 피자헛 홈서버 김한균입니다"라는 한 줄에서, 고객 앞에 자신을 정확하게 드러내는 태도, 실수를 줄이기 위한 준비,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한 배려가 읽혔다. 이는 세일즈의 핵심이자, 어떤 관계든 신뢰를 얻는 기술이다. 저자가 말하듯, 영업은 거절당할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실행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는 이렇게 평범한 경험 속에서 단단히 다져진 것이다.
'프렙(Prep)'이라는 요리 준비 단계와 사업의 유사성을 설명하는 장면에서 나는 멈춰 서서 메모를 했다. 요리든 사업이든, 결국 결과는 준비의 정밀도와 순서의 이해에 달려 있다는 통찰. 좋은 재료만으로 요리가 완성되지 않듯, 창업도 좋은 아이템만으로 성공하지 않는다. 과정과 반복, 실행의 습관이 성패를 가른다. 김 대표는 이를 체화한 사람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체력과 리듬의 철학이다. 저자는 매일 달리기를 하고 철인 3종에 참가하며 자기 자신을 밀어붙인다. 일견 무리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 속엔 분명한 논리가 있다. '나쁜 판단을 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체력'이라는 믿음은, 우리가 일상에서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지, 그리고 그것이 의사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이는 단순히 '운동하라'는 조언이 아니라, 사고와 판단의 질을 높이기 위한 기초체력을 다지라는 진심 어린 권유다.
삶의 전방위적 태도에 대한 통찰도 인상 깊다. 매일 10페이지씩 세 권을 동시에 읽고, 쓸데없는 관계는 잘라내며, 실행 자동화를 위해 루틴을 구축하라는 조언은 단지 '생산성을 높이자'는 수준을 넘는다. 그 밑바탕에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삶을 창업자가 직접 살아야 한다'는 신념이 있다. 브랜드란 결국 사람이며, 신뢰는 반복된 실천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저자는 철저히 보여준다.
책을 덮고 난 후, 나 역시 삶을 대하는 방식에 대해 오래 생각하게 되었다. 창업의 세계에 있지 않더라도, 우리 모두는 매일 무언가를 선택하고 시도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냥 하는 사람>은 그러한 삶의 반복을 지지하고, 두려움을 줄이며, 실행의 근육을 키워준다.
이처럼 '기록의 온도'가 살아 있는 책은 오랜만이다. 누군가 창업을 준비하고 있든, 인생의 전환점을 고민하고 있든, 단 하나의 질문 앞에 서 있다면 나는 이 책을 권할 것이다. "지금, 그냥 해보라"고. 실패해도 괜찮다고. 그러면서 익숙해지라고. 이 책은 그 과정을 누구보다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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