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가 돼서라도 한국으로…” 100년 전 약속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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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을 얻어 미국으로 돌아간 드루 선교사님은 자신이 죽으면 매장이 아닌 화장을 해달라고 유언을 남겼다고 합니다. 먼지가 되어서라도 꼭 다시 조선 땅으로 돌아가겠노라는 의지였죠."
지난 20일 전북 군산중동교회(서종표 목사) 교육관.
서 목사가 앞서 말한 드루 선교사는 의사로서 전북 일대에서 의료선교를 펼친 알렉산드로 D 드루(유대모·1859~1926)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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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선교사 드루의 유해·유품
손녀가 직접 안고 한국 찾을 예정

“병을 얻어 미국으로 돌아간 드루 선교사님은 자신이 죽으면 매장이 아닌 화장을 해달라고 유언을 남겼다고 합니다. 먼지가 되어서라도 꼭 다시 조선 땅으로 돌아가겠노라는 의지였죠.”
지난 20일 전북 군산중동교회(서종표 목사) 교육관. 서종표 목사의 말에 장내가 숙연해졌다. 교회에 모인 이들은 전국 각지에서 온 목회자와 장로 등 200여명으로 세계성시화 전북대회 참석차 군산을 찾았다.
서 목사가 앞서 말한 드루 선교사는 의사로서 전북 일대에서 의료선교를 펼친 알렉산드로 D 드루(유대모·1859~1926)를 가리킨다. 미국 남장로교 파송 첫 의료선교사였던 그는 윌리엄 전킨(전위렴·1865∼1908)과 함께 군산 지역 개척선교사로 활동했다.
당시 남장로교는 교회 학교 병원을 중심으로 사역했다. 전킨은 교회 개척, 보육원 사역, 교육 선교를, 드루는 의료 선교에 헌신했다. 드루는 “내가 누워 있으면 조선인이 죽어간다”는 말을 할 정도로 의료선교에 매진했다. 1896년 한 해 동안 2700여명의 환자를 진료했고, 간단한 시술도 600차례 넘게 집도했다.
서 목사는 “전북이 전국에서 가장 복음화된 지역이라고 하는데 이는 모두 전킨과 드루 선교사처럼 한 알의 밀알이 된 선교사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열매를 맺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군산구암교회 옆으로 난 오르막길을 오르면 군산3·1운동100주년기념관이 보인다. 기념관 뒤편으로 네 개의 비석이 눈에 들어왔다. 전킨과 드루를 비롯해 윌리엄 불, 윌리엄 해리슨 선교사를 기리며 세운 묘비다. 전킨은 1908년 전북 전주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기 직전 “나는 궁멀 전씨다. 죽으면 궁멀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궁멀은 구암동의 옛 지명이다. 세 아들은 그 뜻을 받들어 유해를 군산으로 옮겨와 안장했다. 하지만 이후 시간이 흐르며 묘가 훼손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전킨기념사업회가 이곳에 묘비를 복원했다. 네 선교사의 고향 땅 흙을 직접 미국에서 공수해 유골함에 함께 안장해 그 의미가 더 뜻깊다.
군산구암교회 앞에는 오는 9월 군산선교역사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역사관은 옛 멜볼딘여학교(현 군산영광여고) 건물을 본떠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다. 멜볼딘여학교는 1903년 군산영명학교(현 군산제일고)를 설립한 전킨이 지역 내 여학생을 위한 교육 기관의 필요성을 느껴 설립했다. 영명학교와 함께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를 거부한 군산 지역 항일운동의 상징이다. 서 목사는 “항일운동을 이끈 한국인들의 민족정신 바탕에는 선교사님들이 전한 기독교 정신, 복음이 깔려 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 목사에 따르면 군산선교역사관 개관과 맞물려 드루의 유해가 한국 땅을 밟을 예정이다. 드루의 손녀가 직접 유품 등과 함께 유해를 모시고 한국을 찾는다. 먼지가 돼서라도 한국 땅을 다시 찾겠다는 드루의 유언이 약 100년 만에 실현되는 셈이다.
군산=글·사진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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