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필향만리’] 殺身以成仁(살신이성인)

2025. 6. 23.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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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공자는 “지사(志士)와 인인(仁人)은 삶을 구하기 위해 인(仁)을 해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몸을 죽여서라도 인을 이룬다”고 했다.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어원이 된 말이다.

국어사전은 ‘지사’를 “국가와 사회를 위해 몸을 바치려는 큰 뜻을 품은 사람”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인인’은 곧 어진 사람인데, 국어사전은 “마음이 너그럽고 착하며 슬기롭고 덕이 높은 사람”이라는 풀이를 하고 있다.

殺: 죽일 살, 身: 몸 신, 成: 이룰 성, 仁: 어질 인. (스스로) 몸을 죽여 인을 이루다. 26x60㎝.

지사와 인인은 의로움을 저버리고 구차하게 사는 것을 죽는 것보다 훨씬 불안하고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이다. 그래서 불의 앞에서 스스로 ‘살신(殺身)’함으로써 ‘성인(成仁)’하는 것이다.

본능인 삶을 스스로 저버리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망국의 한을 안고 음독한 매천 황현(黃玹) 선생도 마지막 순간에 동생 황원(黃瑗)을 향해 “독약 사발을 입에 댔다 떼기를 세 번이나 했다”고 고백했다.

그처럼 아까운 삶을 버리고, 두려운 죽음을 택하면서까지 올바름을 지킴으로써 마침내 인(仁)을 이룬 사람들은 당연히 존경과 추모를 받아야 한다.

최소한 현충일만이라도 애통하며 경건한 추모의 마음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일부 정치꾼들이 하찮은 공명심을 걸핏하면 살신성인으로 표현하는 못된 말 버르장머리도 혼내야 하는 이유이다.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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