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중의 아메리카 편지] AI와 교육

이번 여름학기에 온라인으로 개론 강의의 시험 채점을 하면서 매우 놀라운 현상을 발견했다.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한다는 방침에도 불구하고, AI를 활용한 부정행위 비율이 예년의 10~20% 수준에서 70% 정도로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대다수 학생이 AI를 닥치는 대로 사용하는 이 황당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70%의 학생들에게 다 0점을 줄 수도 없고, 그대로 둘 수도 없다. 앞으로 평가방식을 개혁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음과 동시에 교육자로서 회의도 느껴졌다.

최근 AI 기술 발전의 속도는 경이롭다. 법률 분야에서는 AI가 판례 검색, 판결문 초안 작성 등을 돕기 시작했고, 의료 분야에서는 AI가 환자 진단과 치료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군사 영역에서는 AI가 목표 식별과 타격 여부 판단에까지 관여하며 인간의 생사까지 좌우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 몇몇 챗봇들은 사용자들의 종료 명령을 거부하고, 스스로 코드를 복제하거나 수정하여 지속적으로 운영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고도의 기술이 가져오는 불안감은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등장하는 최초의 인조인간 ‘탈로스(Talos)’에서 볼 수 있다. 테크놀로지의 신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청동 거인 탈로스는 크레타 섬을 지키기 위해 프로그래밍이 된 존재였고, 침입자를 발견하면 몰살시키는 괴물 같은 존재였다. 도덕적인 판단이나 자율성이 없고, 맹목적으로 효율성을 발휘하는 이 존재는 결국 인간 마녀 메데이아의 꾀에 넘어가 발목의 나사가 풀려 파괴되고 만다.
교사와 교육 기관은 이제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서 어떻게 학생들의 정직성과 창의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동시에 다음 세대를 위해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인간 고유의 사고력과 판단력을 키워줄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김승중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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