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서식처 코앞 굉음 삽질... 여전한 '윤석열의 명령'
[정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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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동강 제1지류 황강에서 모래를 준설해 밖으로 실어나르는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
| ⓒ 정수근 |
황강에서는 현재 하천정비사업이 벌어지고 있다. 합천댐 직하류 용주교 아래부터 낙동강 합류 직전 청덕교까지 50km 전 구간이 대상이다. 그중 한 부분을 차지하는 '황강 청덕지구 하천정비사업'은 합천군 청덕면 청덕교 상하류의 하천 내 수목을 들어내는 작업과 모래를 준설하는 공사로 구성돼 있다.
황강은 내성천 못지 않게 모래강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그러나 1989년 12월 들어선 합천댐의 영향으로 상류에서 모래 공급이 차단됐고, 모래톱에 풀과 나무가 자라기 시작했다. 2020년 황강에 홍수가 발생한 뒤 식생 군락지가 홍수위를 상승시키는 이유로 지목돼 풀·나무를 제거하고 모래톱도 들어내는 공사가 시작됐다. 이 공사는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아래 낙동강청)이 실시하고 있다.
이 사업을 두고 즉각적인 비판이 터져나왔다. 멸종위기종을 비롯해 수많은 생명의 서식처로 기능해왔던 곳을 아무런 생태적 고려 없이 무차별적으로 망가트리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환경단체들은 "4대강사업식의 토건 삽질"이라고 입을 모았다(관련 기사 : 황강서 되살아난 '4대강 망령'... 2600억짜리 '황당 삽질' https://omn.kr/2ct3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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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강에서 벌어지고 있는 4대강사업 식의 삽질. |
| ⓒ 정수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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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황강 청덕지구 하천정비사업 환경영향평가서(2022) 중 일부. 황강이 생태자연도 1등급지라고 밝혀놨다(빨간 네모). |
| ⓒ 낙동강유역환경청 |
2022년 나온 '황강 청덕지구 하천정비사업' 환경영향평가서의 협의 기관은 다름 아닌 환경부 낙동강청이다. 공사 주체는 낙동강청 '하천공사과'이고, 환경영향평가 주체는 낙동강청 '환경평가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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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강 청덕지구 하천정비사업 환경영향평가서(2022)의 일부. 현지조사에서 발견한 법정보호종 10종을 수록하고 있다. |
| ⓒ 낙동강유역환경청 |
더군다나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발견하지 못한 수리부엉이 서식 사실을 이후 시민사회가 추가로 밝혀냈고, 이 사실을 낙동강청에도 미리 알렸다. 그럼에도 낙동강청은 수리부엉이 서식처 코앞에서까지 '삽질'을 강행하고 있다. 수리부엉이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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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동강 제1지류 황강에서 모래를 준설해 실어 나르는 작업이 시작됐다. |
| ⓒ 정수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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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강 청덕지구 하천정비사업 환경영향평가서(2022)에는 '새로운 법정보호종이 나타나면 반드시 그 종에 대한 대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노란색 강조). |
| ⓒ 낙동강유역환경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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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강 청덕지구 하천정비사업 환경영향평가서(2022)에는 사후환경조사에서 법정보호종이 추가로 발견되면 즉시 대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빨간 네모). |
| ⓒ 낙동강유역환경청 |
수리부엉이처럼 눈과 귀가 밝은 야생동물이 굉음을 울리는 굴착기와 덤프트럭이 코앞에서 계속 오가는데 이곳에 과연 머물 수 있을까? 이날 공사 현장에서 150m 정도 떨어진 하식애 앞을 직접 가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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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사 현장 바로 코앞의 하식에. 수리부엉이를 열심히 찾았지만 끝내 발견할 수 없었다. |
| ⓒ 정수근 |
"환경부의 '삽질'로 수리부엉이의 서식처가 교란당한 게 명백하다. 낙동강청 스스로가 환경영향평가법을 위반한 것으로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 낙동강청은 지금 즉시 공사를 중지하고 이런 사태를 몰고 온 책임자를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낙동강네트워크가 나서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을 엄중 문책할 것이다."
지난 4월 21일 이곳 하식애에서 함께 수리부엉이를 목격한 낙동강네트워크 임희자 집행위원장의 말이다.
20일 낙동강청 관계자는 필자와의 통화에서 "우기 전에 공사를 마무리해야 해서 공사를 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 "지금 사후환경영향조사를 하고 있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4대강 재자연화'를 표명하면서 이재명 정부가 들어섰지만 환경부는 전혀 바뀐 게 없다. 여전히 '4대강 보를 활용하라'는 윤석열의 명령에 머물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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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4월 21일 공사 현장 바로 앞 하식애에서 목격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수리부엉이의 모습. |
| ⓒ 정수근 |
| ▲ 황강 삽질 현장 황강에서 환경부에 의한 4대강사업 식의 삽질이 자행되고 있다. ⓒ 정수근 |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로 지난 16년 동안 낙동강을 비롯 우리강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그간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글들을 갈무리해 지난해 10월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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