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중심에서 예술의 기원과 미술을 생각하다

노태헌 2025. 6. 2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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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말하는 머리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영혼을 울리는 바람을 향하여>

[노태헌 기자]

인류 최초의 예술은 몸이라는 형태의 신비를 자각함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예술은 마음속 사고를 다양한 형태의 몸짓으로 표현한다. 몸을 사용하여 표현하는 과정 속에서 무언가의 본질을 포착하고 표현한다. 세상에 대한 신비, 둘러싼 세계에 대한 자각, 살아있음이나 죽음을 인지하는 깨달음의 순간을 예술로 선보인다. 유한한 시간안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사건 중 부상하는 선명한 무언가를 기억하려 하는 몸짓. 그것이 표현하는 예술이 가진 시초가 아니었을까.

언어 이전의 시대에도 예술이 있었다. 감정과 생각, 욕망을 외부로 표출하려는 본능이 생겨나기 시작한 선사시대의 사람들은 동굴벽화나 조각들을 그리고 만들기 시작했다. 이는 단순한 묘사의 형태를 넘어 세상을 인지해 나가면서, 설명되지 않는 존재를 세계 속 어딘가에 위치 시키려는 시도였을 것이다. 플라톤이 예술이 하나의 '모방(미메시스)'이라고 했던 것처럼 사람에게서 떠오른 본능적 감각, 세계속 어떤것과 조우하여 창조된 무엇을 예술이 시작된 장소의 시작이자 시원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예술은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 이성이나 경험과 같은 것을 다양한 매체(미술, 문학, 음악, 연극, 영화, 무용 등)를 통해 표현하는 개념이다. 사회, 문화, 역사의 한 장소에서 감동이나, 본질, 경험을 매개로 표현하고 싶은 것을 예술을 통해 전달한다.

이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창의적인 시각을 표현하는 능력과 이를 알아보는 심미안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결과다. 이 중 미술은 예술의 한 분야로 시각적이며 공간적인 형태를 본질을 표현하는 예술로 회화, 조각, 드로잉, 사진, 판화, 건축, 공예, 서예와 같은 시각적 매체로 표현된다. 특히 색채, 형태, 빛과 그림자, 선, 공간 등 시각적 요소를 활용하여 미적 감각을 드러내어 보여준다.
▲ 창을통해 연결되는 세상 사람에게도 건물에게도 창이있다. 사람의 창은 눈인데 눈은 많은 것을 담기도 때론 못 담기도 한다. 창을 바라보며 담아 가는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 노태헌
▲ 서울시립미술관(서소문 본관) 서울시립미술관(서소문 본관)의 정문으로 향하는 길은 두곳이다. 도심의 중심부에 열린공간. 시청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
ⓒ 노태헌
▲ 서울시립미술관의 터 설명 이 터를 지나간 사람들을 생각한다. 각자 담고 가는 소중함을 생각한다. 소중함속에 잃어버린 잊혀진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 노태헌
▲ 약간의 오르막을 거쳐 이 길의 끝에 입구가 있다. 입구는 출구로 이어진다. 그리고 계속되는 삶.
ⓒ 노태헌
미술을 보기 위해, 다른 한편으론 흘러다니는 마음 속을 보기 위해 덕수궁 돌담길 옆 서울시립미술관(서소문 본관)에 가곤 한다.

2~3개의 최정상급 기획 전시를 무료로 제공하는 서울시립미술관은 도시의 한 가운데 위치한 만인을 위한 열린 공간이다.

3개의 전시가 서소문 본관에서 열리고 있다. <말하는 머리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영혼을 울리는 바람을 향하여>인데, 천경자의 <영혼을 울리는 바람을 향하여> 상시 전시는 올해 두 번째 관람이다.
▲ 3층 전시작 때론 1층부터 3층까지 올라가며 관람한다. 오늘은 3층부터 1층으로 내려오며 관람한다. 각기 다른 즐거움이 있다.
ⓒ 노태헌
<말하는 머리들>은 보이지 않는 움직임에 관련된 전시다. 좁거나 하찮은 것, 아무것도 아닌 것, 이내 없어지거나 아직 오지 않은 그저 그런 껍데기 같은 것들에 관련된 이야기다. 2025년 서울시립미술관의 의제는 '행동'인데 <전시하는 머리들>은 사람의 행동중 가시적이지 않은 움직임에 좀더 주목한다. 사라지는 것들을 수면위로 끌어 올리고, 일상의 삶 속에 이런저런것 것들이 연결되어 있음을 선보인다.
▲ 아기자기한 배치 넓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발걸음을 옮겨다니는 재미가 있다. 곳곳에 흥미로운 예술품들이 있다.
ⓒ 노태헌
▲ 캐피탈리즘 자본주의가 남겨가는 흔적. 과거 시대의 사람들은 예상했을까. 미래 시대 사람들은 이 시대를 무엇이라 부를까.
ⓒ 노태헌
▲ 저안에 무언가가 있다. 예술작품은 무언가를 담고 있다. 해석은 개방되어져있다. 창조자의 의도와 관람객의 시선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 노태헌
다섯 가지 주제, '미술관과 제도 - 굳어진 것과 유연한 것 사이' '미끄러지는 언어' '소거된, 혹은 아직 도래하지 않은 역사' '존재 없이 존재하기' '흔적 더듬기 : 껍질-껍데기-재'로 이어지는데, 이 다섯가지 주제는 공간으로 구획되지 않고 서로 서로 섞여 있다.
벽에 직접 쓰여진 '손글씨'와 작가의 말을 담은 '말조각'중에 마음으로 들어오는 것들을 오랫동안 바라본다.
▲ 다양한 형태의 미술품 공간안에 배치된 미술품들. 마음을 비우고 머리를 식히고 단지 색감과 형태를 눈으로 좇아간다.
ⓒ 노태헌
▲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중 처음전시되는 작품 소장품을 정리하다 구석에서 나온 작품. 몇년도 작품처럼 느껴지는가. 참고로 저 작품은 반세기가 지나갔다. 신비함. 예술가의 시대를 앞선 시야. 인사이트.
ⓒ 노태헌
▲ 손글씨와 작품 "나는 계속해서 솔직하게 말하고 싶었다" 솔직하게 라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한참을 바라본다.
ⓒ 노태헌
▲ 눈길이 가는 사진 책을 읽는 사람에게 문득 말을 걸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 책의 내용은 어떠냐고, 어떤 이야기가 있냐고.
ⓒ 노태헌
확실히 조금만 시선을 넓히면 예술은 도처에 있다. 하늘이라는 캔버스에 구름 하나, 대양에서 밀려오는 파도가 해안가에서 사멸하는 순간, 숲속을 가로지르는 야생동물의 질주 등 모든 순간이 예술이 될 가능성을 내포한다.
버스에서 마주친 아름다운 여성에게서, 천진하게 뛰돌며 웃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의 미소에서도 예술이 태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담고 있다. 그렇다면 존재하는 모든 것은 예술이 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고 어쩌면 생명, 존재, 있음 그 자체가 예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 아기자기한 전시 무릎높이에 조형미술과 영상미술을 복합해서 표현해낸 영상 자료. 시간을 가지고 응시해본다.
ⓒ 노태헌
윤동주 시인의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시에서 제목을 따온 전시는 시인의 시 전문을 보는 것으로 시작해서 일제강점기, 광복, 6.25전쟁, 남북분단을 직접 겪었던 작가들의 작품들을 보여준다.
전시는 네 파트로 구성되는데 첫 번째 파트는 일제강점기와 독립운동을 주제로 고난과 희생의 역사에 관하여, 이어지는 두 번째 파트는 6.25전쟁의 참혹함과 동족상잔의 비극, 세 번째 파트는 전쟁 이후 지속된 분단이 초래한 비극과 사회 - 정치적 이슈에 관하여, 마지막 네 번째 파트는 전쟁과 갈등을 넘어 평화로운 공존을 그려낸 작품들과 미래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 수 있을까?
ⓒ 노태헌
천경자의 <영혼을 울리는 바람을 향하여>에서는 화백의 기행 풍물화를 한 축으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일부는 오랫동안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은 희귀 소장품이다. 경계를 넘어 흐르는 자유로운 바람을 닮으려 했다는 천경자 화백의 세계를 환상적인 여인들과 해외 여행지에서 영감을 받은 풍경화, 문학·예술적 감성이 융합된 채색화가 매력이 넘친다.

우리 사회는 무엇보다도 '빨리'와 '효율성'을 미덕으로 여기고 있다. 정보는 끊임없이 검색되고 소비되며 전파되고 사라진다.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보다 '다음'에 올 무언가를 위해 더 많이 살아간다. 자본의 법칙이 가장 힘을 발휘하는 시대에 성과주의, 순위(경쟁) 중심, 이기고 지는 것에 대한 집착, 과잉노동 생산 구조를 바라본다. 우리는 속도에 몰입된 이 사회를 살아가며 무엇을 놓치고 있는 것일까. 예술은 그 놓치고 있는 무언가를 알게 해줄 수 있을까.

추상적으로 표현된 미술 작품의 세계는 때론 난해하다. 현대미술은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고, 저 표현됨이 무엇을 담고 있는지, 본질이 어떤식으로 표현되는 것인지에 대한 최소한의 자격이나 심미안을 요구하기도 한다. 작품과 깊이 교감하길 원하며, 세계 속 진실을 똑바로 바라보길 요구한다. 아도르노는 예술은 고통의 응시라고 했는데, 미술을 바라볼때 때론 저 심연에서 표출되는 공허와 침묵을 견디어 내어야 될 때도 있다.

그래도 '이해'보다는 마음을 가로지르는 '느낌'의 세계를 삶에서 찾고 싶을때가 있다. 보여지지 않는 진실에 대해 근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말할 수 없는 본질을 담고 가는 느낌을 확인하고 싶다면 미술관에 한번 가보는 것은 어떨까. 그 안에서 작은 세계를 바라보고, 카르마를 느끼고 삶속에서 무엇이 연결되고 단절되었는지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 그런것이 잘 살아가려 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안내
주소/전화 : 서울 중구 덕수궁길 61 (서소문동) / 02-2124-8800 / 1호선 시청역 1번 출구
인근역 : 시청역 1번출구 or 10번 출구 도보 5분
관람 시간 : 화~금(월요일 휴관) 오전 10시 ~ 오후 8시
토·일·공휴일: 하절기(3~10월) 오전 10시 ~ 오후 7시 / 동절기(11~2월) 오전 10시 ~오후 6시

<전시>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 2025년 3월 20일 ~ 2025년 10월 26일
"영혼을 울리는 바람을 향하여" : 2024년 8월 6일 ~ 2025년 8월 5일
"말하는 머리들 (Talking Heads)" : 2025년 5월 1일 ~ 2025년 7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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