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 역사관 보라는 건가?"... 행담도 원주민, 도로공사에 분노
[심규상 대전충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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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담도휴게소 전경. 전국 고속도로휴게소 중 매출액 1~2위를 다투는 휴게 명소가 됐지만 행담도주민들의 삶의 흔적은 찾아볼수 없다. |
| ⓒ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근현대사아카이브 |
한국도로공사가 서해안고속도로가 지나는 행담도 내에 마을역사관과 생태관 건립 요구에 대해 "2038년 행담도휴게소 민간기업 운영 종료 시점에 협의를 통해 검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고향을 잃은 행담도 원주민들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우리 죽기 전에 고향 역사 보고 싶다"… 끊이지 않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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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발 전 행담도 마을 풍경 |
| ⓒ 이익주 |
원주민들은 자신들의 역사와 사라진 마을의 흔적을 기록하고 후손들에게 알리기 위해 한국도로공사가 개발한 행담도 부지 내에 마을역사전시관 건립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이는 단순한 건축물 건설을 넘어, 잊힌 역사와 정체성을 회복하려는 간절한 염원이 담긴 최소한의 요구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촤근에는 서울에 사는 한 시민이 정부 '청원 24' 공개 청원'을 통해 '행담도 마을 역사관 건립 청원'을 진행하고 있다. 청원인은 "충남 당진시 신평면에 서해안 고속도로, 행담도 휴게소 개발 사업으로, 고향 땅을 떠나게 된 사람들이 있다"라며 "행담도 지역에 살던 섬 거주민들의 삶을 사람들이 기억하고 실향의 아픔을 위로할 수 있도록 마을 역사관 건립을 청원한다"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가 13년 뒤인 2038년에 검토하겠다고 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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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담도 갯벌에서 수거한 생흔화석. 수거한 생흔화석은 각 40cm x 60cm 크기로 총 개수는 39만 5000개였다. (사진 출처: 행담도 생흔화석 산출지 정밀학술 조사보고서) |
| ⓒ 심규상 |
행담도에서 갯벌 매립 과정에서 발굴한 생흔화석은 약 1만 1000년에서 8000년 사이에 해안가와 일정한 거리에 있는 담수 습지 또는 늪 환경에서 형성된 생물(민물새우나 가재로 추정)의 흔적이 담긴 화석이다. 행담도 갯벌에서는 각 40cm x 60cm 크기로 총 39만 5000개가 발굴됐다.
당시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의 의뢰로 조사를 벌인 한국지질자원연구소는 결과 보고를 통해 "생흔화석으로 학술 가치가 높다"라며 "매우 중요한 학술 정보를 담고 있어 종합적인 보존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보존·전시·교육·관광 및 체험 기능을 갖는 전시 시설과 체험학습 시설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당시 한국도로공사가 참여한 행담도 개발(주)은 생흔화석을 보존 전시할 생태관을 건립하는 조건으로 갯벌을 매립했다.
하지만 행담도 생흔화석은 행담도 내 컨터이너 박스에 수십 년째 사실 상 방치돼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생태관 건립또한 13년 뒤인 2038년에 검토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익주 행담도향우회장은 <오마이뉴스>와 만나 "지금도 살아계신 분들이 몇 분 안 된다. 2038년이면 다들 돌아가시고 없을 텐데, 죽은 뒤에나 '검토'하겠다는 말이 대체 무슨 의미인가"라며 "도로공사가 우리를 두 번 죽이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생전에 고향의 역사가 온전히 보존되는 것을 보고 싶다는 게 그렇게 큰 욕심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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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담도 원주민인 이차분(91, 왼쪽부터), 임은순(91), 이익주(64) 씨가 최근 당진에서 만나 오랫동안 행담도 추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 ⓒ 심규상 |
이번 역사관 건립 역시 주민들의 오랜 염원임에도 구체적인 추진 계획이나 즉각적인 실행 의지 없이 13년 후 '민간 운영 종료' 시점에 검토하겠다고 밝혀 원주민들의 좌절감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원주민인 한정만씨(대전 거주)도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원주민들이 희생 위에 지금의 휴게소가 번성했음을 도로공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라며 "생존해 있는 원주민들이 직접 자신들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고향을 기억할 수 있도록 조속히 마을역사관 및 생태관 건립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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