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에서 가방 꺼내다 넘어진 할머니, 그 후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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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미지의 서울> 에서 김로사(원미연 분) 할머니는 장롱 위 가방을 꺼내다가 넘어져서 허리를 삐끗한다. 미지의>
다행히 주머니에 핸드폰이 있어서 삼촌에게 전화를 했고 바로 병원에 갔는데, 그럼에도 고관절이 으스러져서 나이 탓에 수술조차 어렵다고 했다(위험할 수 있으니까). 와상환자로 요양원에 들어간 지 두 달 만에 자식들을 못 알아봤고, 결국 1년 후에 소천하셨다.
통제할 수 없고, 알 수 없는 영역이라 더 그렇다.
그렇게 삶의 마지막 페이지를 내 손으로 넘길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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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기자]
드라마 <미지의 서울>에서 김로사(원미연 분) 할머니는 장롱 위 가방을 꺼내다가 넘어져서 허리를 삐끗한다. 꼼짝할 수 없는 신세가 되어 누구에게 전화하려고 손을 뻗어보지만 핸드폰까지 손이 닿지 않는다. 이렇게 굶어 죽는구나 하는 절망감에 빠지는 순간, 집으로 찾아온 미지(박보영 분) 덕에 무사히 병원을 갈 수 있었다.
누구나 겪을 일... 혼자 죽는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합니다
드라마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다. 혼자 사시던 우리 외할머니 역시 장롱 서랍에서 뭘 꺼내다가 옆으로 넘어지셨는데 움직일 수가 없었다.
다행히 주머니에 핸드폰이 있어서 삼촌에게 전화를 했고 바로 병원에 갔는데, 그럼에도 고관절이 으스러져서 나이 탓에 수술조차 어렵다고 했다(위험할 수 있으니까). 와상환자로 요양원에 들어간 지 두 달 만에 자식들을 못 알아봤고, 결국 1년 후에 소천하셨다.
드라마 속 할머니도, 우리 외할머니도 모두 1인가구였다. 1인 가구 증가라는 말은 이제 새롭지도 않다. 통계청 자료에서도 그 변화가 정확하게 보인다. 1970년대만 해도 평균 가구수가 5.2명이었는데 2023년은 2.2명으로 줄었다. '4인가족'이라는 말이 귀해진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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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 죽는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합니다 |
| ⓒ 시크릿하우스 |
그러나 이런 병에 걸리지 않더라도 살고 죽는 것에 대한 고민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 '살고'를 고민할 뿐 '죽는 것'은 남의 일처럼 여긴다. 통제할 수 없고, 알 수 없는 영역이라 더 그렇다.
책에서는 그 와중에서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세세하게 말한다. 통제는 할 수 없어도 미리 구상할 수는 있다. 구상한 내용을 법적 효력이 있는 서류로 만들 수 있다. 내 주변을 정갈하게 정리하는 것 또한 통제 가능한 영역이다.
아직 40대인 내가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 주변을 정갈하게 정리하는 건 유난스럽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읽다 보면 그 '유난'이 '잘 사는' 축을 이루는구나 싶어진다. 주변을 정갈하게 하는 것이 꼭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만 필요할까. 사는 내내 주변이 정갈하다면 그 자체가 '잘 사는 삶'의 한 축이 된다.
나는 아직까지는 저자 같은 지병은 없다. 청소년기 아이들 케어에 하루가 금방 간다. 그러니 한가하게 앉아 죽음을 고민할 시간이 없다. 아마 나 같은 사람이 대부분일 거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미룰 일도 아니다. 우리가 할 일은 죽음을 삶의 반대편이 아니라 안쪽에 놓인 한 방처럼 받아들이는 자세이다. 그 방을 비우기 위해선 삶의 잡동사니를 정리해야 한다. 물건이든, 감정이든, 단순한 삶을 지향하게 된다.
죽음을 준비한다는 건, 끝을 맞이하기 위해 깃발을 내리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내 인생의 배가 조용히 침몰하지 않도록 밑바닥을 단단히 다지는 일이다. 그렇게 삶의 마지막 페이지를 내 손으로 넘길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이를 위한 가이드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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