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 칼럼] 보수가 이재명을 달리 보기 시작했다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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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5.6.10 [대통령실 제공] |
| ⓒ 연합뉴스 |
이재명을 찍지 않았지만 유보적인 자세로 돌아선 보수층도 적지 않다. 취임 후 보름 정도 하는 걸 보니 우려했던 것과는 다르다는 반응이라고 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득표율보다 10%p 정도 높아졌는데, 바로 이들 때문이다. 이 대통령 하기에 따라 계속 지지층으로 남을 수도 있는 세력이다. 이재명 정부 국정 운영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늠자라고 할 수 있다.
마음을 바꾼 보수층이 주로 보는 건 이재명의 '일머리'다. 그 사람한테 가면 일이 쉽게 해결되고 어떤 일을 맡겨도 안심이 될 때 일머리가 있다는 말을 듣는다. 보수적인 사람들은 대체로 도덕성보다 능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경제를 살리고 나라를 키우고 국격을 높이는 지도자를 원한다. 취임 후 이재명의 행보에서 일부 보수층은 그런 면을 본 것이다. 여태껏 '이재명=범죄자' 프레임에 갇혀있다 대통령이 되니 업무능력에 눈이 가는 것이다.
외교안보·경제 등 이념 벗어난 유연함에 태도 달라져
보수가 이 대통령에게 가장 안심한 장면은 윤석열 정부 장관들과의 국무회의일 것이다.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시절 윤석열 정부에 쌓인 울분을 생각하면 장관들을 거칠게 몰아붙일 걸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다른 모습을 보였다. 웃음을 짓는 유화적인 태도에 토론까지 유도하는 모습이 퍽 인상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퍼주기' 라며 기를 쓰고 반대했던 추경안 편성이나 '3대 특검법'이 순조롭게 의결된 게 이를 말해준다.
외교안보 분야에서 이 대통령이 보인 유연성도 보수층의 불안감을 덜어줬다. 취임 직후 주요국 정상과 통화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보다 이시바 일본 총리와 먼저 한 것이라든지, G7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과거사보다 경제협력에 방점을 둔 것은 상징적이다. 국익을 위해서라면 윤석열의 외교안보 정책도 수용할 수 있다는 실용적 태도를 보수층이라고해서 고깝게 볼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탈이념·탈진영 실용주의 노선을 표방했다. "이념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 아니겠냐"고 했다. 당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거대 야당의 대표이자 유력한 차기대선주자가 어떻게 표정하나 바꾸지 않고 자신의 정책·노선을 멋대로 갈아엎을 수 있냐"고 비웃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대통령이 보인 행보는 자신이 말한 데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을 잘 아는 인사들은 그의 특징을 이념형이 아닌 성과지향형으로 파악한다.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 맨 왼쪽으로 비치기도 했지만 공직을 맡고, 정치적 역할이 커지면서 손에 잡히는 성과를 중시하게 됐다고 한다. 이제 원하던 대통령이 됐으니 좌우나 네 편 내 편 가릴 것 없이 민생과 경제에 올인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 대통령 말마따나 "세상이 변해 이재명이 주력할 선순위가 바뀐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이재명의 실용주의가 순탄하게 나아가리라는 보장은 없다. 정책에서 이념과 진영을 배제한다는 게 얼마나 가능할지도 의문이며, 성과만 내면 된다는 일방주의 또한 경계해야 한다. 자칫하면 보수와 진보 양쪽에서 손가락질 받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그 사이를 얼마나 줄타기 하듯 잘 헤쳐나갈 수 있느냐가 진짜 일머리다.
대통령 지지율이 시간이 갈수록 하락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역대 대통령 지지율 그래프를 보면 경사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두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이 대통령은 G7행 전용기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언제나 시작할 때보다 마칠 때 지지율이 높았다. 마칠 때 더 높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기 말 지지율이 우하향이 될지, 우상향이 될지는 전적으로 이 대통령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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