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란 시계가 전부가 아니다... '형태의 유희'를 강조하는 피아제의 2025년 [더 하이엔드]
피아제는 151년간 파인 워치메이킹과 하이 주얼리의 전통을 이어오며 고유의 미학을 발전시켜왔다. 올해는 13년 만의 정규 주얼리 워치 컬렉션 ‘식스티(Sixtie)’를 통해 브랜드 디자인의 유산을 새롭게 조명한다. 사다리꼴을 뒤집은 듯한 트라페즈 케이스를 갖춘 이 시계는 피아제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형태의 유희(play of shapes)’라는 스타일 철학을 현대적으로 구현한다. 기존 틀을 벗어난 기하학적 케이스와 팔찌∙목걸이를 넘나드는 유연한 형태 등 피아제가 1960년대부터 탐구해온 시계 디자인 언어를 계승하는 컬렉션이다.

올해 피아제는 워치스&원더스 시계 박람회에서 식스티 컬렉션을 필두로 주요 아카이브를 재해석한 새로운 모델을 통해 독보적인 케이스 디자인 세계를 펼쳐 보였다. 쿠션 형태가 인상적인 앤디 워홀 워치(1972), 비대칭 러그가 매력적인 라임라이트 갈라 워치(1973), 피아제 폴로의 모태가 된 피아제 폴로 79(1979), 그리고 다채로운 유색 스톤으로 장식한 ‘레인보우 아우라’(1989)까지. 시대를 풍미한 시계들이 현대적으로 되살아나며 피아제의 창조 정신을 새로운 세대에 각인시켰다.

식스티
식스티라는 이름은 60초, 60분처럼 시간 단위를 뜻하는 동시에 트라페즈 케이스가 처음 등장한 1960년대에 대한 경외를 함께 담고 있다. 베젤에는 층을 이루는 가드룬(Gadroon, 볼록한 곡선의 형태가 연속적으로 양각된 형태) 장식을 더해 볼륨감을 강조했고, 새틴 마감한 다이얼은 빛의 흐름을 따라 섬세하게 반짝인다. 간결한 로마숫자와 바 형태 인덱스는 모던한 인상을 주며, 폴리싱 처리한 브레이슬릿은 각도에 따라 반짝인다.

식스티는 핑크 골드, 스틸&핑크 골드 콤비,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풀 골드 혹은 스틸 케이스 등 다양한 버전으로 전개된다. 케이스 크기는 29ⅹ25.3㎜, 두께는 6.5㎜로 동일하며, 피아제의 자체 제작 초정밀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꼬임 장식으로 완성한 체인이 특징인 목걸이형 시계 ‘스윙잉 쏘뜨와’도 식스티 컬렉션에 포함됐다. 하이 주얼러로서 피아제의 면모를 보여주는 제품이다.

라임라이트 갈라
‘라임라이트 갈라’라는 이름은 나중에 붙여졌지만, 이 디자인은 1973년에 처음 등장했다. 50~60년대 피아제가 만든 두께 2㎜ 내외의 초박형 무브먼트 덕분에 케이스 디자인에 제약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유색 원석 다이얼을 얹거나 조형적으로 러그를 디자인할 수 있었다. 동시에 피아제는 금세공 기술도 발전시켰다. 1000개 이상의 브레이슬릿 링크를 수작업으로 연결하고 이음새가 보이지 않도록 표면에 조각하는 데코 팰리스 마감 기법이 대표적이다.

올해 공개된 라임라이트 갈라 신제품은 비대칭 러그와 다이얼과 브레이슬릿 전면에 새긴 수작업 인그레이빙 장식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 시즌 처음으로 도입된 물결무늬 패턴은 물론 다이아몬드에서 시작해 다양한 톤의 핑크 사파이어, 짙은 레드 컬러 루비로 이어지는 프레셔스 스톤 베젤 세팅이 돋보인다. 다이얼은 버건디 색의 그랑 푀 에나멜로 마감했다. 피아제는 화이트 다이아몬드로 베젤 전체를 세팅한 버전도 함께 공개했다.

피아제 폴로 79
1970년대 후반, 창립자의 4대손 이브 피아제는 여가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춰 ‘피아제 폴로’를 선보였다. 고급 스포츠 워치임에도 전례 없이 시계 전체를 금으로 제작한 이 모델은 스틸 소재 스포츠 워치 중심이던 당시 시장에서 확실한 차별화를 이뤘다. 방수와 내충격 기능을 더해 실용성도 놓치지 않았다. 그 결과 ‘금으로 만든 고급 스포츠 워치’란 전략은 통했다. 출시하자마자 금세 상류층 시계 애호가의 사랑을 받았다.

브랜드는 지난해 창립 150주년을 맞아 ‘피아제 폴로 79’라는 이름으로 이 시계를 다시 출시했다. 올해는 지난 핑크 골드 모델에 이어 화이트 골드 버전이다. 케이스 지름은 38㎜이며, 시계 전체를 스트라이프 패턴을 연상시키는 가드룬 장식으로 감쌌다. 두께 2.35㎜의 초박형 자동 칼리버 1200P1을 탑재해 울트라-씬 명가의 기술력을 다시 증명했다.

앤디 워홀 워치
팝 아트 선구자 앤디 워홀은 생전에 7점의 피아제 시계를 소장할 만큼 브랜드에 깊은 애정을 보였다. 1972년 선보인 쿠션형 15102 모델은 그가 특히 좋아했던 시계로, 2014년에 블랙 타이라는 이름으로 재해석되기도 했다.

올해 피아제는 ‘앤디 워홀 비주얼 아트 재단’과의 공식 협력을 계기로 이 상징적 모델을 ‘앤디 워홀 워치’라는 이름으로 다시 선보인다. 지름 45㎜의 대담한 케이스, 입체적인 가드룬 장식 등에서 시대의 감성과 워홀의 미학이 공존한다.

대표 모델은 타이거아이(호안석) 다이얼 버전이다. 얇게 저민 원석 특유의 줄무늬와 은은한 금빛이 인상적이다. 시계의 심장은 브랜드가 자체 제작한 칼리버 501P1이다. 더불어 피아제는 이 시계의 주문 제작 서비스를 운영한다.
10가지 색상의 스톤 다이얼, 5종의 가죽 브레이슬릿 스트랩, 화이트 또는 로즈 골드 케이스, 바톤 또는 도핀형 시곗바늘을 조합해 착용자의 취향에 맞는 시계를 제작할 수 있다.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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