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어선 감척, 과세 대상인 줄 몰랐다가 세금 날벼락…형평성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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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어선 감척 사업에 참여했던 어민들이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억원에 이르는 세금 폭탄을 맞을 위기다.
30년 동안 세금을 부과하지 않았던 감척 보상금(폐업 지원금)에 대해 국세청이 과세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경북 포항의 감척 어민 A 씨는 "배 팔아서 거래처 외상값, 직원 월급, 대출금 갚고 나니 남은 돈이 없는데 갑자기 수천만원이 넘는 세금을 내라니 너무 당황스럽고,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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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법 폐지 이후 15년 만에 처음
과세 대상인 줄 몰랐던 어민들 당혹
“이럴거면 감척 안 했지. 우리만 내는 것도 문제”

지난해 어선 감척 사업에 참여했던 어민들이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억원에 이르는 세금 폭탄을 맞을 위기다. 30년 동안 세금을 부과하지 않았던 감척 보상금(폐업 지원금)에 대해 국세청이 과세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1994년 시작한 어선 감척 사업은 2009년까지 ‘수산업발전특별법’ 등에 따라 감척 보상금은 비과세 대상이었다. 2009년 특별법이 일몰(폐지)되면서 2010년부터는 과세 대상이 됐다. 기타소득으로 간주해 어민 스스로 종합소득세 신고 때 감척 보상금도 포함해야 한다.
특별법 일몰 이후인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감척 어선 수는 5972척에 달한다. 보상금은 9029억7800만원이다.
감척 보상금에 부과되는 세금은 총액의 8% 정도다. 보상금 가운데 60%를 필요경비로 제외하고, 나머지 금액의 40%에 대해 세율 20%를 적용한다. 지방세까지 포함하면 조금 더 늘어난다. 감척 어민은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2~3억원까지 세금을 내야 한다.
어민들에게 그동안 감척 보상금이 과세 대상인 줄 몰랐다고 한다. 정부가 과세 사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특별법 폐지 이후 지금까지 세금을 낸 사람이 없다는 게 감척 어민들 주장이다.
감척 보상금이 과세 대상이란 사실은 국세청이 지난해 감척 어민들에게 납세를 고지하면서 알게됐다. 국세청은 지난달 ‘연근해어선 감척사업 지원금 성실신고 안내서’를 감척 어민들에게 발송한 바 있다.
어민들로서는 갑작스러운 과세가 당황스럽다. 1994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일몰법 폐지 이후만 따져도 2010부터 15년 동안 세금이 없는 것으로 알고 감척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경북 포항의 감척 어민 A 씨는 “배 팔아서 거래처 외상값, 직원 월급, 대출금 갚고 나니 남은 돈이 없는데 갑자기 수천만원이 넘는 세금을 내라니 너무 당황스럽고,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어민 B 씨는 “세무사한테 물어보니 세금을 1억 넘게 낼 수도 있다고 하더라. 정말 답이 없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절대 감척 안 했다. 제값도 안 쳐주는 데 수억원씩 세금 내면서 감척할 이유가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졸지에 세금을 내게 생긴 어민들은 형평성 문제도 제기한다. 2024년 이전에 감척한 사람은 세금을 내지 않고 지난해 감척 어민만 세금을 내는 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또한 국세 부과제척기간(일정 기간이 지나면 세금을 부과할 수 없는 기간)이 지난 2018년 이전 감척자들도 마찬가지다.
어민 C 씨는 “아니 수십 년 동안 아무런 말도 없다가 왜 하필 지난해 감척자한테만 세금을 내라는 건지 이유가 궁금하다”며 “솔직히 그전에 감척한 사람들한테 피해가 갈까 말하기가 좀 조심스러운데 정말 너무 억울하다”고 했다.
C 씨는 “똑같이 감척했는데 누구는 세금을 내고 누구는 안 내면 그게 조세 정의에 맞는 일인가?”라며 “다 같이 죽자는 게 아니라, 정말 무책임한 정부의 잘못을 따지고 싶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에 대해 조세 전문 변호사 D 씨는 “국세청에서 (일몰 이후) 15년 동안 세금 고지를 안 한 사안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다퉈볼 여지는 있다”며 “국세청이 그동안 과세하지 않았다는 건 어느 정도 비과세 관행을 인정하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도 있고, 신뢰 원칙이라거나 뭐 이런 부분을 위반했다고 다툴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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