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에 ‘36년 절대권력’ 하메네이 입지 흔들

항복이냐, 항전이냐. 신정일치 체제 아래 36년여간 절대권력으로 군림해 온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6)가 사면초가에 몰리면서 그의 결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가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스라엘은 지난 13일부터 이란의 방공망과 일부 핵시설을 타격하는 공습을 벌이고 있다. 이란도 미사일로 반격하고 있지만 무기가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 게다가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알리 샴카니 전 국가안보위원장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암살당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자택 침실에서 최후를 맞았을 정도로, 이스라엘은 치밀하게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란 정권의 허를 찔렀다.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친이란 무장단체들도 급격히 약화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이란 최고지도자(하메네이)의 위치를 알고 있다. 그는 쉬운 표적”이라며 “무조건 항복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하메네이는 일단 “전투가 시작됐다”며 ‘결사항전’ 입장이다. 이와 관련, 더타임스는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 있는 미국의 동맹국이나 이스라엘의 민간인을 공격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더타임스는 “이란은 이미 핵폭탄을 만들 만큼 농축된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핵실험을 향해 질주할 수 있는 순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물론 이란은 북한처럼 국제사회에서 완전히 고립될 것”이라며 “하지만 하메네이는 북한의 김씨 일가가 정권을 유지한 비결 역시 핵 개발 덕분이라고 여길 것”이라고 했다.
궁지에 몰린 이란이 최후의 카드로 세계 최대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서방 국가들이 강력한 해상 전력을 보유해 봉쇄가 쉽지 않다. 또 이곳을 봉쇄하면 이란도 원유 수출길이 막혀 타격을 입는다.
정권의 존망 때문에 결국 핵협상 등 외교적인 선택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하메네이 정권은 전례 없는 국민적 불만 속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서방의 제재와 그로 인한 경제난, 수십 년간의 강압 통치 등에 대해 특히 젊은 세대의 불만이 높다”고 전했다. 다만 “이란은 ‘절박하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쉽게 들어주지는 않을 것”이란 전문가들의 관측도 나온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게 다 전두환 장군 덕이다" 중대 법대 간 이재명의 '행운' [이재명, 그 결정적 순간들] | 중앙일
- 서울대 교수 "SKY 의미없다"…대치동 사교육 때린 이유 | 중앙일보
- 4층 쫓겨난 아들은 몰랐다…아빠 스스로 판 '3층의 무덤' | 중앙일보
- 성인화보 모델들 '악몽의 3년'…성폭행한 제작사 전 대표 결국 | 중앙일보
- 걸그룹 멤버와 불륜설 터졌다…'김준호 소속사' 대표 결국 사임 | 중앙일보
- "일본 AV배우와 사적으로 만났다"…'더보이즈' 주학년, 팀에서 퇴출 | 중앙일보
- [단독] 김민석 '채권자 후원회장' 또 있었다…이자받을 계좌는 안써 | 중앙일보
- 열살도 안 됐는데 우울증 입원…"이유가 뭔가" 대통령도 걱정한 '자살률' | 중앙일보
- 160억 쏟고도 잡초만 무성…20년 방치된 울주 '유령부지' 뭔일 | 중앙일보
- '살인 에어백' 벌써 19명 숨졌다…"운행 중단" 이 차량에 佛 발칵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