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묵은 확률 난제 푼 수학자, 박진영 [홍진기 창조인상-과학기술 부문]
■ 박진영·변현단·이하느리, 홍진기 창조인상 오늘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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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중앙화동재단(이사장 홍석현)은 제16회 홍진기 창조인상 수상자를 선정했다. ▶과학기술 부문 박진영(43) 미국 뉴욕대 교수 ▶사회 부문 변현단(61) 사단법인 토종씨드림 대표 ▶문화예술 부문 이하느리(19) 작곡가다. 시상식은 19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빌딩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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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기 창조인상 과학기술 부문] 박진영 뉴욕대 조교수

곽시종 대한수학회장은 “박 교수의 연구는 인터넷 등 복잡한 네트워크와 복잡계 구조의 이해에 획기적인 진보를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는 하버드와 MIT·스탠퍼드 등 세계 유수의 대학과 연구기관이 여는 학술회의에 지난 5년간 80회 이상의 초청·기조강연을 해오면서 한국 학계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색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서울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한 뒤, 중·고교에서 6년 반 동안 수학교사로 근무했다. 그러던 중 2011년 남편의 해외 근무로 미국에 건너가면서 삶의 방향이 바뀌었다. “미국 체류 기간이 길어지면서 이대로 시간을 보내기는 아까워 공부를 해보고 싶었어요. 그때 떠오른 게 학창 시절 좋아했던 수학이었죠.” 교사 경력만으로 미국 박사 과정에 도전한 그는 여러 차례 입학 거절을 겪은 끝에 럿거스대학교 수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공부를 쉰 지 10년 만에 수학계로 돌아온 여정은 쉽지 않았다. “주변엔 천재 같은 동료들뿐이었고, 저는 수학자가 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없었어요.” 그런 그에게 큰 언덕이 되어 준 사람이 지도교수인 세계적 확률조합론 대가, 제프 칸(Jeff Kahn) 교수였다. 칸 교수 역시 학부 때 영문학을 전공한 뒤 수학에 입문한 이력이 있어 박 교수의 처지를 깊이 공감해줬다. “빨리 푸는 수학보다 깊게 생각하는 수학이 더 중요하다”는 칸 교수의 조언은 박 교수의 철학이 되었다.
이후 칸 교수가 2006년 동료 길 칼라이 교수와 함께 제안한 난제 ‘칸-칼라이 추측’을 박 교수는 후이투안 팜 박사과정생과 함께 증명해낸다. 박 교수는 “나에게 수학 연구는 이루어내야 할 성과라기보다는 인생의 즐거움”이라며 “오래도록 즐겁게 연구를 하기 위해 지적인 토양도 쌓고 체력도 쌓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진기 창조인상은 대한민국 건국과 산업 발전기에 정부·기업·언론 분야에서 창조적인 삶을 실천하는 데 힘을 쏟았던 고(故) 유민(維民) 홍진기 중앙일보 회장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2010년 제정됐다. 16회를 맞은 올해의 수상자들은 각 분야에서 뚜렷한 업적과 함께 혁신적인 창의성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새 비전을 제시해 대한민국의 힘과 긍지를 세계에 떨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는 오세정 전 서울대 총장, 오준호 KAIST 석좌교수, 유명희 KIST 명예연구원, 김은미 서울대 교수, 주완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김봉렬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가 맡았다. 오세정 심사위원장은 “창조인상 수상자뿐 아니라 뛰어난 여러 후보자를 심사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리더들의 높은 창의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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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維民) 홍진기(1917~86)=한국 최초 민간 방송인 동양방송(TBC)을 설립하고 중앙일보를 창간해 한국의 대표 언론으로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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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호 과학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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