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최고 160m 허용 고도완화 '압축도시' 구상, 제시된 의견은?
"고도관리 합리적 기준 필요...공공기여 '사회적 합의' 마련해야"
"공공기여 기준 명확해야...교통.주차 정책 연계 중요"

제주특별자치도가 구상하고 있는 '제주형 압축도시(Compact city) 조성을 위한 고도관리방안'의 밑그림이 제시된 가운데, 제주도의 고도관리가 합리적이고 도민 수용성을 가질 수 있도록 공공성 등 합리적인 기준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시됐다.
제주도는 18일 오후 2시 제주도농업인회관에서 '제주형 압축도시 조성을 위한 고도관리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남진 서울시립대학교 교수의 '압축도시에 대하여' 주제발표와, 압축도시 계획 용역을 수행한 유신 엔지니어링의 안덕현 부사장이 '제주형 고도관리 방안' 발표가 진행됐다.
주제발표에 이어 이창운 전 한국교통연구원 원장이 좌장을 맡고 △한승철 동림피엔디 이사 △정석훈 동해종합기술단 부사장 △이동욱 제주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이성호 제주대학교 부동산관리학과 교수 △현군출 제주건축사회장 △박훈석 제민일보 논설실장이 참여한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자들은 도시계획에 있어 고도제한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만큼 고도완화를 통해 창의적인 설계와 스카이라인이 다양해질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고, 고도완화를 위한 공공기여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공공기여 기준 명확해야...교통.주차 정책 연계 중요"
첫 토론자로 나선 한승철 이사는 서울시의 고도지구 정비사례를 예로 들며 "고도지구는 도시계획적인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특히 주민 수용성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서울시는 심의구역을 통해 고도 제한을 조정했고, 제주도도 이런 식의 탄력적 제도설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성호 교수는 "모든 지역에 획일적으로 고도를 적용하는 건 안된다. 중심지, 주거지, 읍면지구 등 기능별로 다르게 봐야 한다"며 "고도(제한)를 푼다 해도 단순히 인허가 유인책이 돼서는 안 되고, 공공기여의 범위와 기준이 명확히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현행 도시계획에서 상업지에서의 건물 고층화가 주거지에 피해를 주는 구조를 지적하며 "서울이나 부산처럼 정비계획 체계를 먼저 세워서 시행착오를 줄이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훈석 실장은 "공공기여를 유도할 수 있는 항목이 지금은 모호하다"며 "(공공기여 항목에)탄소중립 뿐만 아니라 키즈카페 등 육아지원시설이나 공동이용 공간 등 현실적인 내용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동욱 교수는 이번 고도완화 계획이 제주도내 모든 지역에 적용되는 게 아님을 강조하며 "동일 용적률에서도 고도에 따라 더 나은 배치가 가능하다. 고도 증가는 창의적 설계를 유도하고, 결과적으로 인공경관을 다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공공기여 기준은 서울이 220~230%인데, 제주가 250%까지 가능하다고 하면 현실성이 있는지 논의가 필요하다"며 공공기여 수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현군출 회장은 민간 사업자의 입장을 고려한 공공기여 범위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지금도 청년임대주택은 공공에서 하고 있는데 민간에게도 같은 공공기여를 요구하면 부담이 너무 크다"고 피력했다.
현 회장은 또 "고도정책은 교통계획과 같이 가야 한다. 특히 주차 면제나 대중교통 강화 같은 정책이 같이 있어야 한다"며 . 보행 중심 도시와 연계한 교통계획, 주차면제 등의 실효적 정책 연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석훈 부사장은 공무원 재직 시절 서울시에서 도시계획 분야에서 근무하며 경험한 사례를 들며 고도지구의 유지 구간과 해제 가능 지역을 구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새롭게 구상된 고도관리 방안, 주요 내용은?
한편, '제주형 압축도시 조성을 위한 고도관리방안'은 30년간 유지해 온 고도지구 규제를 대폭적으로 완화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문화유산보호구역과 비행안전구역 등 필수지역만 현행과 같이 유지하고, 나머지 고도지구는 전면 해제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고도 완화는 도시계획 공간 전역을 대상으로 하나, 신제주권과 더불어 원도심권에 집중된 상업지역에 대해서는 최고 160m(40층)까지 허용한다는 구상이다.
개편안에서는 '기준 높이'를 △주거·준주거지역 45m △상업지역 55m로 제시했다. 이 범위 내에서는 별도의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없이 건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고 높이'는 △주거지역 75m(25층) △준주거지역 90m(30층) △상업지역 160m(40층)로 제시됐다. 물론 최고 높이로 건축하기 위해서는 완화 심의 또는 지구단위계획 수립이 전제돼야 한다.
제주도내 주거지역과 상업지역 대부분이 고도지구로 지정된 점을 감안하면, 이번 개편안은 고도 제한 규제가 일거에 풀리게 된 것이다.
고도지구는 1994년 제주도 종합개발계획과 1996년 경관고도 규제계획에 따라 도시관리계획으로 결정됐으며, 30여년간 유지돼 왔다.
지난 해 12월 말 고시된 '2030년 제주시, 서귀포시 도시관리계획 재정비'에 따르면, 도내 주거․상업지역 261개소(62.3㎢) 중 83%인 51.7㎢가 고도지구로 지정됐다. 이는 전국 평균(7.8%)보다 10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주거지역 219개소(55.7㎢)와 상업지역 42개소(6.6㎢)가 있다. 고도지구로 지정되지 않은 나머지 지역은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건축물 높이가 관리되고 있다.
이번 고도관리 개편이 이뤄질 경우 주거지역에서도 최대 25층, 준거지역지역에서는 최대 30층, 그리고 상업지역에서는 무려 40층까지 건축이 가능해진다.
상업지역의 최고 높이 '160m-40층'은 현재 도내 최고층은 드림타워복합리조트 건물의 높이(층수 기준)를 뛰어넘는 것이다. 드림타워 건물은 당초 지상 56층, 높이 218m로 계획됐으나, 최종 38층, 168.99m로 건축됐다.제주도는 이러한 고도완화가 체계적 도시관리 차원 뿐만 아니라 원도심 활성화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실효성과 역작용 측면도 만만치 않아 앞으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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