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어깨 감싸고, 모디엔 "인도영화 좋아해"…李 스킨십 외교

이재명 대통령이 첫 국제무대 데뷔인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보인 외교 스타일은 어땠을까.
이 대통령은 캐나다 앨버타주 카나나스키스에서 열린 G7 회의 이튿날인 17일(현지 시간) 오전 첫 일정으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회담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과거 소년공 시절 공장 프레스기에 눌려 왼팔을 다친 일화를 먼저 풀어 놓았다. 그러자 룰라 대통령이 “몇살 때 일이냐”고 물으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룰라 대통령은 “국민이 뽑아준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조언도 건넸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룰라 대통령도 19살에 금속공장에서 일하다가 새끼손가락을 잃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의 회담에선 이 대통령은 셰인바움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비결을 물었다. “일주일에 3∼4일은 직접 시민을 찾아 대화하고 야당과 토론한다”는 셰인바움 대통령의 답변에 이 대통령은 크게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셰인바움 대통령의 현지 지지율은 80%에 육박한다.
이어진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의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인도 영화를 매우 좋아한다”고 했다. 뭄바이를 본고장으로 하는 인도 영화 산업은 미국 할리우드에 빗대어 ‘발리우드(뭄바이+할리우드)’라 불릴 정도로 국제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액션, 로맨스,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한편의 영화에 함께 녹이는 게 그 특징인데 이 대통령이 발리우드 영화 팬임을 자처한 것이다. 그러자 모디 총리도 2000년 전 가야의 김수로왕과 혼인한 인도 아유타야 출신 허황옥 공주와 그의 성씨인 김해 허씨를 언급하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멕시코·인도·영국·일본·캐나다 정상과 회담을 갖은 뒤 G7 회원국 및 초청국 정상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사진 촬영 후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에게 먼저 다가가 악수를 건넸다. 룰라 대통령이 이 대통령의 등을 토닥이며 친근함을 표하자 이 대통령도 룰라 대통령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이 대통령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도 반갑게 손을 맞잡았고, 키어스타머 영국 총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는 장면도 포착됐다.

전날 캐나다 앨버타주 수상이 주최한 환영 리셉션에선 이 대통령이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만나 고(故)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을 얘기하기도 했다. 라마포사는 만델라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계승자로 통한다.
이 대통령은 1박 2일의 G7 회의 기간 정상회담을 하지 못한 정상들과도 일정 중간중간 담소를 나눴다고 한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캘거리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이 특유의 친화력과 유머를 활용해 격의 없는 대화를 끌어냈다”며 “정상 외교를 앞으로 우리가 추진해 나가기에 굉장히 쉽겠다,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카나나스키스=오현석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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