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의 '인왕제색도'에 등장한 돌다리가 바로 이겁니다
[우현주 기자]
지난 주말, 오랜만에 서촌을 다녀왔다. 내가 한때 해설사로 일하던 시절, 사람들을 데리고 다니며 수도 없이 서촌 골목을 누비고 다녔다. 하지만 참가자의 입장에서 다른 사람의 해설을 들으며 이곳을 돌기는 처음이었다.
서촌은 걸어야 참맛인 동네다. 서촌의 시작은 오래되었다. 경복궁 옆 조선시대 왕족들이 살던 이곳에서 세종대왕이 태어났고 친일파가 궁궐을 넘보았으며 예술인들이 술잔을 나누었다. 지금의 서촌은 예쁜 카페와 맛집들로 가득한 데이트 명소이지만, 그 이면에는 이곳을 스쳐간 수많은 이들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
서촌의 역사와 이야기는 걸으면서 들어야 제맛이다. 어디를 어떻게 도느냐에 따라 매번 새로운 얼굴을 드러내는 곳이 바로 서촌이다.
이번 답사의 코스는 다음과 같았다.
홍건익 가옥 - 청전 이상범 화백 가옥 - 박노수 미술관 - 윤동주 시인 하숙집터 - 수성동 기린교 - 옥인 시범 아파트 터 - 윤덕영 첩 집터 - 차운기 건축가의 12주(柱) 건물 - 차운기 건축가의 고칠재(古七齊) 주택 - 상촌재 - 벽수산장 기둥 - (소설가 이상 집터)
14일, 오전 10시 10분 경복궁역 2번 출구 앞에서 답사를 시작했다. 2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왼쪽에 있는 '세종마을 음식 거리'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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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촌 계단집 세종 마을 음식 거리의 대표 식당, 서촌 계단집 |
| ⓒ 우현주 |
'도시 재개발'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단어, '젠트리피케이션'. 서촌은 이 젠트리피케이션이 대중들의 뇌리에 새겨지게 된 사건이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이른바 '궁중족발 사건'이다. 궁중족발은 서촌에서 오래 장사를 해 왔다. 하지만 사람들이 몰려들고 장사가 잘되자 새로 바뀐 건물 주인은 월세로 300만 원에서 1200만 원으로 인상해 버렸다.
이로 인해 족발집 사장님과 건물주의 분쟁이 장장 7년 동안 이어졌고 그 사이 일어난 이러저러한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면서 사람들은 '젠트리피케이션'이란 단어를 인식하게 되었다. 현재 예쁜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서촌의 이면에 이런 사연이 있다는 걸 알고 나면 이렇게 새 건물이 올라가는 모습이 가볍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첫 번째 답사지, 홍건익 가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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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여름이 제철인 나리와 한옥이 잘 어우러진다. 초여름이 제철인 우리꽃 나리, 선명한 색깔이 한옥과 어우러져 어우러져 아름답다. |
| ⓒ 우현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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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뜰에서 올려다 본 하늘 초여름의 푸르른 나무와 한옥 지붕의 조화가 도심에서는 느끼기 힘든 여유를 가져다준다. |
| ⓒ 우현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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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전 이상범 가옥 왼쪽 현판의 '누하동천'(누하(동)의 경치 좋은 곳)이라는 글씨는 마지막 한학자, 이구영 선생이 쓴 것이다. |
| ⓒ 우현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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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수 미술관 박노수 미술관 |
| ⓒ 우현주 |
박노수 미술관은 한국식, 중국식, 서양식 건축 양식이 모두 혼재되어 건축학적으로도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정원도 아름다워서 서촌에 오는 사람들은 '입구만이라도' 한 번씩 꼭 들르는 곳이다. '입구만이라도'라는 말을 쓴 이유는 미술관이 유료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입장료는 3천 원이고 월요일은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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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성동 계곡 기린교 수성동 계곡의 기린교. 600년 전 모습 그대로다. |
| ⓒ 우현주 |
이제 답사도 후반부로 넘어갔다.
사실 이번 답사의 핵심은 이 후반부, 수성동 계곡 이후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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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운기 건축가의 12주(柱) 건물 한국의 가우디, 괴짜 건축가 차운기 건축가의 12주(柱) 건물 |
| ⓒ 우현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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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주 건물 출입문 12주 건물 출입문 |
| ⓒ 우현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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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주 건물 주차장 벽과 천장 12주 건물 주차장 벽과 천장도 개성이 넘친다. |
| ⓒ 우현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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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운기 건축가의 고칠재 차운기 건축가의 고칠재(古七齊) |
| ⓒ 우현주 |
서촌의 길은 그곳을 스쳐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촌의 골목길을 걸으며 우리는 이제는 가고 없는 왕족, 친일파, 예술인들을 만난다. 갈 때마다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서촌은 오래되었지만 언제나 새로운 동네다. 다음 번엔 어떤 얼굴을 보게 될까? 서촌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계속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와 개인 sns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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