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
[김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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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불황에 대출로 버틴다 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대표적인 내수 업종인 숙박·음식점업의 금융권 대출액이 90조원을 넘어섰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취급기관의 숙박·음식점업 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90조4천269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식당가. |
| ⓒ 연합뉴스 |
하지만 이들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거대 자본과 디지털 플랫폼에 맞서 싸워야 하는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서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준비 안 된 생계형 창업의 증가는 과당 경쟁을 낳고, 이는 고스란히 낮은 수익과 높은 폐업률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한 개인의 실패가 아닌, 막대한 사회적 비용의 문제다. 소상공인의 몰락은 중산층의 붕괴와 양극화 심화로 직결되며, 결국 내수 경제의 튼튼한 허리를 무너뜨린다.
이제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소상공인 지원을 단순히 어려운 이웃을 돕는 시혜적 복지로 여겨서는 안 된다. 이는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을 다지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핵심적인 '경제 전략'이다. 단기적인 자금 지원을 넘어, 대기업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도록 체계적으로 도와야 한다. 불공정 거래 관행을 개선하고, 지역 상권을 보호하며, 디지털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정책이 시급하다.
소상공인이 무너지면 대한민국 경제가 흔들린다. 이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튼튼한 토양을 만드는 것, 바로 이것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이에 새로운 대통령이 소상공인을 위한 소통령이 되어줄 것을 바라면 소상공인을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제언하려 한다.
1. 공공배달앱, '착한 앱'을 넘어 '유효 경쟁자'로
민간 배달앱의 독과점 대안으로 야심 차게 출범한 공공배달앱.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독자적으로 하는 독자개발형과 민간에서 개발한 배달앱의 공공성을 취하는 민관협력형이 있다. 이제는 낮은 수수료라는 '착한 앱'을 넘어, 시장의 건전한 경쟁을 촉발하는 '유효적 경쟁사(Effective Competitor)'로 거듭나기 위한 담대한 설계가 필요하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공공배달앱으로 2만 원 이상 딱 세 번만 주문하면, 1만 원 할인 쿠폰(선착순 650만장)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배달앱 정책이 시장점유율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공공배달앱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고 강기정 시장이 작년부터 이야기했던 내용이다. 배달앱문제는 민간 배달앱이 위협을 느낄 만한 유효적 경쟁사를 만드는 것이고 공공배달앱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정부 당국자의 말이 실효적 무게를 갖기 위해서는 그 정책의 실행 설계가 그에 부합해야 한다. 중기벤처부의 영세소상공인 배달료 지원은 그런면에서 정책 설계가 아쉽다.
현재 공공배달앱은 대부분 지속 불가능한 모델의 한계에 부딪혀있다. 0%에 가까운 수수료는 마케팅, R&D 투자 부재로 이어져 플랫폼 경쟁력 저하를 낳고, 이는 다시 소비자의 외면을 부르는 악순환을 만든다. 해법은 '공공성'과 '시장성'을 결합한 '민관협력 기반의 전문적 하이브리드 모델'로의 전환에 있다.
첫째, 배달음식을 넘어 지역화폐, 전통시장 장보기, 생활 편의 서비스를 아우르는 '지역생활종합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 로컬 소비자의 일상에 필요한 모든 것을 연결하는 '슈퍼앱'이 되어야만 고유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둘째, 지속가능성을 위해 과감히 '차등형 상생 수수료'를 도입해야 한다. 영세 소상공인의 부담은 최소화하되, 매출 규모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 적용하여 R&D와 마케팅을 위한 재원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소상공인을 위한 상권 분석, 컨설팅 서비스로 환원되어야 진정한 상생이 완성된다.
셋째, 뿔뿔이 흩어진 역량을 광역 단위의 '통합 전문 운영법인'으로 모아야 한다. 전문가 집단이 통합 앱을 운영하며 개발과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하고, 통일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야 민간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당장이라서 공공배달앱을 운영하는 지자체가 협의체를 구성해서 노하우를 교류하고 공동대응을 해나가야 한다.
공공배달앱의 목표는 시장 독점이 아닌, 시장 전체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건강한 메기' 역할이다. 단기적 예산 지원이나 감성적 접근을 넘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과 전문성을 갖춘 플랫폼으로 체질을 개선할 때, 공공배달앱은 비로소 소상공인과 지역 경제의 든든한 파트너로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다.
2. 쌍둥이 상품권, 'K 페이'로 날개를 달자
지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인 지역화폐와 온누리상품권. 하지만 서로 다른 앱과 가맹점, 복잡한 사용법은 국민의 편의를 저해하고 소상공인에게는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분산된 시스템은 정책 효과를 반감시키는 칸막이가 될 뿐이다. 아울러 운영관리 비용만 커질 뿐이다. 이제는 두 상품권을 '하나의 지갑'에 담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K페이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때다.
핵심은 '(가칭)K페이' 통합 플랫폼 구축에 있다. 단일 앱으로 충전부터 결제, 잔액 관리까지 한 번에 해결하고, 사용자에게 가장 유리한 결제수단을 자동으로 적용해주는 스마트 기능은 편의성을 극적으로 높일 것이다. 소상공인 역시 단일 QR코드로 결제를 처리하고, '원클릭'으로 가맹을 신청하는 등 운영 부담을 획기적으로 덜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공공플랫폼과 연계 협력한다면 소비자 효능감이 극대화 될 것이다.
나아가 상품권 간 상호 교환, 통합 포인트 전환 시스템을 도입하면 활용도는 더욱 높아진다. 이는 단순히 사용 편의를 넘어, 꽁꽁 묶여있던 소비를 촉진하고 자금이 지역 내에서 활발히 순환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칸막이를 허물고 정책 컨트롤타워를 구축하여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통합 플랫폼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흩어진 두 힘을 하나로 모을 때, 지역화폐와 온누리상품권은 국민에게 더 큰 혜택을 주고 지역 경제를 살리는 강력한 날개를 달게 될 것이다.
3. 스마트 오더의 진짜 혁신, 키오스크가 아닌 QR에 있다
정부가 소상공인의 인건비 절감을 위해 키오스크, 태블릿 등 스마트 오더 도입을 지원하고 있다. 선한 의도지만, 수백만 원에 달하는 기기 값과 유지보수비, 그리고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에 따른 베리어 프리 키오스크 의무설치로 법적 규제 리스크는 소상공인에게 새로운 족쇄가 되고 있다. 돕기 위한 정책이 오히려 짐이 되는 역설이다.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고 강력하다. 바로 고객의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QR코드 기반 스마트 오더'의 국가 표준화다. 고가의 장비 없이 테이블 위 QR코드 스티커 한 장이면 충분하다. 국민 대다수가 코로나19 방역 패스를 통해 익숙해진 QR 스캔으로 메뉴 확인부터 주문, 결제까지 한 번에 해결된다. 로또 당첨 여부도 QR로 확인하고 있다. 너무나 익숙한 방식이다.
무엇보다, 사용자가 자신의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글자 크기, 음성 지원 기능을 그대로 사용하므로 값비싼 투자 없이도 완벽한 '배리어프리(Barrier-Free)'를 구현한다. 이는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과 규제 리스크를 동시에 해결하는 묘수다. 나아가 다국어 메뉴판을 쉽게 탑재해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를 높이는 '스마트 관광'의 초석이 될 수도 있다. 중국, 베트남 여행을 다녀보면 주문도 결재도 QR를 통해서 간편하게 하고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의 스마트 오더가 키오스트와 태블릿에 머물러 있는 것은 소상공인들에게 부담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하드웨어 보급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QR코드 스마트 오더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최소 비용으로 소상공인, 국민, 관광객 모두를 만족시키는 디지털 전환, 그 열쇠는 QR코드가 쥐고 있다.
4. 소상공인 건강검진, '하루 휴가'를 보장해야
직장인은 당연하게 받는 건강검진, 우리 경제의 허리인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는 왜 '그림의 떡'일까? 검진을 위해 하루 가게 문을 닫으면 당장의 생계가 막막해지는 '소득 손실'이 이들을 병원 문밖으로 내몰고 있다. 질병의 조기 발견 기회를 놓친 이들의 건강 불평등을 개인의 몫으로 방치하는 것은, 결국 사회 전체의 의료비 부담을 키우는 일이다.
해법은 이들의 가장 큰 장벽을 허무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국가가 '건강검진 지원금'을 지급해 이들의 하루를 보장해주는, 이른바 '자영업자형 유급휴가'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검진일에 해당하는 소득을 보전해 경제적 걱정 없이 건강을 챙길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여기에 전통시장이나 상가 밀집 지역으로 직접 '찾아가는 이동 검진'을 대폭 확대하고, 이들이 자주 쓰는 정부 플랫폼으로 '맞춤형 알림과 원스톱 예약'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수검률은 자연스레 오를 것이다.
소상공인의 건강은 우리 경제의 건강과 직결된다. 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것은 비용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의료비를 줄이고 경제의 뿌리를 튼튼히 하는 가장 확실한 투자다. 국가 차원의 선제적이고 과감한 결단이 시급하다.
5. 소상공인 지원, '자부담'이라는 허들을 낮춰야
고금리·고물가에 신음하는 소상공인에게 정부 지원사업은 가뭄의 단비와 같다. 하지만 최근 많은 지원사업에 붙는 '자부담' 요건이 이 단비를 '그림의 떡'으로 만들고 있다. 지원사업에 참여하려면 총 사업비의 일부를 자비로 부담하라는 것인데, 이는 하루하루 버티기도 벅찬 소상공인의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공론이다. 이미 빚으로 버티는 이들에게 수백만 원의 추가 부담은 지원 신청 자체를 포기하게 만드는 넘을 수 없는 문턱이다.
결국 자금 여력이 있는 일부만 혜택을 받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만 심화될 뿐이다. 정작 도움이 절실한 한계 소상공인은 소외되는, 지원 정책의 목적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역설이 발생한다. 이는 물에 빠진 사람에게 구조용 튜브 값의 일부를 내라는 격과 같다.
이제라도 획일적인 자부담 요건을 폐지하거나, 위기 업종과 영세 소상공인에게는 면제 또는 대폭 완화하는 과감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진정한 지원은 새로운 허들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쓰러지지 않도록 어깨를 내어주는 것이다. 정부는 이들의 생존 능력을 시험할 것이 아니라,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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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불황에 대출로 버틴다 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대표적인 내수 업종인 숙박·음식점업의 금융권 대출액이 90조원을 넘어섰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취급기관의 숙박·음식점업 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90조4천269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식당가. |
| ⓒ 연합뉴스 |
이 플랫폼은 단순히 맛집을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 방문객의 취향, 동선, 소비 패턴을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나만을 위한 골목 여행 코스'를 제안한다. 예를 들어, 커피 애호가에게는 숨겨진 로스터리 카페와 디저트 맛집을, 예술에 관심 많은 여행객에게는 독립서점과 공방, 작은 갤러리를 잇는 동선을 추천하는 식이다.
소상공인에게 AI는 최고의 경영 컨설턴트가 된다. 상권 데이터를 분석해 신메뉴 개발과 최적의 가격 책정을 돕고, 가장 효과적인 홍보 문구와 시간대를 알려준다. 개별 점포의 힘을 하나로 모아 공동 마케팅과 이벤트를 기획하는 'AI 상인회장' 역할도 가능하다.
AI 기술은 더 이상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지역 소멸 위기 앞에 선 지금, 정부와 지자체는 흩어진 상권을 하나의 유기체로 묶고, 방문객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소상공인에게는 데이터 기반의 경쟁력을 선물하는 AI 플랫폼 구축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기술로 사람의 발길을 되돌리고, 골목에 온기를 불어넣는 상상, AI와 함께라면 충분히 가능한 현실이다.
7. 벼랑 끝 소상공인, '부채 탕감'으로 새 길을 열어줘야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겨우 빠져나왔지만,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부채의 터널'에 갇혀 신음하고 있다. 임시방편이었던 대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되면서, 이자 폭탄은 현실이 됐다. 빚으로 빚을 막는 악순환 속에 폐업마저 사치가 된 이들에게, 이제는 생존을 넘어 재기할 수 있는 '새로운 사다리'를 놓아주어야 할 때다.
정부는 기존의 '새출발기금'을 넘어선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특히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소상공인에게는 이자 감면을 넘어 원금까지 조정해주는 '선별적 부채 탕감'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시혜가 아니라, 경제의 실핏줄인 이들이 다시 뛸 수 있게 만드는 최소한의 투자다.
또한, 고금리 부채를 저금리의 장기 대출로 전환해주는 '안심 대환대출'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당장의 이자 부담을 낮춰 숨통을 틔워주고, 이를 체계적인 경영 컨설팅과 연계하여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도록 도와야 한다.
소상공인의 부채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실패가 아닌, 재난 상황에서 발생한 사회적 부채다.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는 것, 그것이 무너지는 골목 경제를 살리고 우리 사회 전체의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8. 공공조달, 소상공인에게 '판로'를 열어주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의 소상공인 지원은 한계에 다다랐다. 이제는 금융 지원을 넘어, 이들의 상품을 팔아줄 확실한 '수요 혁신'이 필요하다. 그 해법은 연간 170조 원에 달하는 공공조달 시장을 소상공인에게 활짝 여는 데 있다.
상상해보자. 우리 아이들의 학교 급식에 동네 맛집의 돈가스가 나오고, 어르신 복지관 식단에 지역 식당의 정성 가득한 백반이 제공되는 모습을 말이다. 이는 단순히 꿈이 아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공공 영역의 급식, 복지 서비스에 지역 소상공인의 완제품을 구매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이는 소상공인에게 일시적 지원금이 아닌,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판로를 열어주는 근본적인 처방이다. 대규모 수요처 확보는 경영 안정화는 물론, 품질 개선과 메뉴 개발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든다.
또한, 공공서비스의 질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획일적인 단체급식에서 벗어나 검증된 지역 맛집의 다양하고 질 좋은 음식을 제공함으로써 학생과 취약계층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다. 지역 내에서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지며 공공의 예산이 고스란히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효과는 덤이다.
정부는 지금 당장 소상공인과 공공기관을 잇는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과감히 혁파해야 한다. 공공조달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야말로, 쓰러져가는 골목상권을 살리고 지역 경제에 온기를 불어넣는 가장 확실한 '상생의 길'이다.
9. 우체국 물류망, 소상공인 이커머스의 날개가 되다
온라인 판로 개척은 이제 소상공인의 생존 필수 조건이 됐지만, '물류'라는 거대한 산이 이들의 앞을 가로막고 있다. 재고 보관부터 포장, 배송, 반품 처리까지, 복잡하고 비용 부담이 큰 물류 시스템은 1인 사업장이 감당하기엔 벅찬 현실이다. 그 해법은 우리 곁 가장 촘촘한 혈관인 '우체국'에 있다. 전국 방방곡곡, 모든 국민의 곁을 지켜온 우체국의 물류망을 소상공인을 위한 '디지털 커머스 동맥'으로 활용해야 한다.
각 지역 우체국이 소상공인을 위한 '우리 동네 풀필먼트(Fulfillment) 센터'가 되는 것이다. 소상공인은 제품을 가까운 우체국 창고에 보관하고, 주문이 들어오면 우체국이 포장부터 배송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해준다. 전국을 잇는 우체국 택배의 신뢰성과 합리적인 가격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는 소상공인에게 대기업 수준의 물류 경쟁력을 선물하는 것이다. 물류 부담에서 벗어난 사장님들은 오롯이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만 집중할 수 있다. 우체국 또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고,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공적 역할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정부와 우정사업본부는 지금 당장 소상공인 맞춤형 풀필먼트 서비스 개발에 착수해야 한다. 우체국 물류망이라는 강력한 인프라에 약간의 아이디어와 정책적 의지를 더하는 것만으로, 수많은 소상공인에게 온라인 시장으로 뻗어 나갈 튼튼한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
10. 유학생 인플루언서, 지역 소멸의 희망이 되다
지방 소멸의 위기 앞에,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다. 이제는 발상을 전환해 우리 안에 잠재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 그 해답은 바로 지역 대학에 유학 온 '외국인 유학생'에게 있다. 이들을 단순한 학생이 아닌, 지역과 세계를 잇는 '글로벌 인플루언서'로 키우는 것이다.
지역 대학이 유학생에게 SNS 채널 운영, 라이브 커머스 등 전문적인 인플루언서 교육을 제공한다. 이들은 자신의 언어와 문화적 배경을 십분 활용해, 유학 온 지역의 숨은 맛집, 우수한 소상공인 제품, 아름다운 관광지를 본국에 실시간으로 알리는 '현지 특파원'이 된다.
이는 단순한 홍보를 넘어, 강력한 '수출 판로'를 개척하는 길이다. 유학생 인플루언서가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지역 상품을 판매하면, 해외 소비자는 믿을 수 있는 자국 유학생을 통해 손쉽게 한국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소상공인은 별도의 해외 마케팅 비용 없이 새로운 시장을 얻고, 유학생은 학업과 병행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모두가 윈윈(Win-Win)하는 모델이다.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해답은 더 이상 외부의 대규모 투자에만 있지 않다. 우리 곁의 유학생을 지역 경제의 파트너로 끌어안고, 이들의 잠재력을 키워주는 혁신적인 생태계를 구축할 때, 우리는 가장 확실하고 지속가능한 희망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11. 우리 동네 가게, '프로구단' 날개를 달다
수많은 소상공인이 제품력은 뛰어나지만, 브랜드 인지도와 마케팅 부족이라는 벽 앞에서 좌절한다. 반면 모든 지역에는 연고 프로스포츠팀이라는 강력한 브랜드 자산과 충성도 높은 팬덤이 있다. 이 둘을 연결하면 어떨까?
해법은 지역 구단의 로고, 마스코트 등 지식재산권(IP)을 동네 가게들이 손쉽게 활용하도록 문을 여는 데 있다. 예를 들어, 동네 빵집이 '우리 지역 축구단'의 마스코트가 그려진 빵을 팔고, 카페가 '우리 지역 야구단'의 로고가 새겨진 컵홀더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소상공인에게 최고의 마케팅 무기를 쥐여주는 것과 같다. 별도의 홍보 없이도 팬들의 강력한 팬심을 곧바로 매출로 연결할 수 있다. 구단 역시 지역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리며 팬들과의 유대를 강화하고, 새로운 상생 모델을 구축하는 긍정적 효과를 얻는다.
구단과 지자체는 소상공인을 위한 저렴하고 간편한 IP 라이선스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IP 장사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 팬심이라는 무형의 자산을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실질적 가치로 전환하는 혁신적인 투자다. 프로스포츠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우리 동네 가게를 살리는 든든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12. '죽 쒀서 남 좋은 일'… 소상공인 상품화, 날개를 달아주자
"우리 가게 비법 소스인데…" "이거 제품으로 만들면 대박일 텐데…" 수많은 사장님이 이런 꿈을 꾸지만, 대부분 아이디어 단계에서 좌절한다. 복잡한 인허가 절차, 수천만 원에 달하는 디자인과 패키징 비용, 유통망 확보라는 거대한 현실의 벽 때문이다.
결국 땀 흘려 개발한 기술과 아이디어는 사장되거나, 자본력을 갖춘 기업의 '미투 제품' 출시를 지켜보며 허탈감만 느끼기 일쑤다. 밑 빠진 독에 일시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는 이 악순환을 끊을 수 없다. 이제는 직접 '상품'이라는 물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상품화'라는 그물을 짜주는 지원이 절실하다.
해법은 '소상공인 상품화 원스톱 플랫폼' 구축에 있다. 정부나 지자체가 주도하여 디자인, 브랜딩, 법률 전문가와 소상공인을 1:1로 연결해주고, HACCP 인증을 받은 공유주방이나 소규모 제조시설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초기 투자 부담 없이 누구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시제품으로 만들고, 안전 인증까지 받을 수 있는 고속도로를 열어주는 것이다.
나아가 온라인 상세 페이지 제작, 라이브 커머스 연계 등 판로 개척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하여, 좋은 제품이 소비자를 제대로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상공인 상품화 지원은 단순한 비용 지원이 아니다. 골목의 작은 아이디어가 전국적인 히트 상품으로 크는 혁신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며, 우리 경제의 허리를 튼튼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투자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광주경제일자리재단 대표입니다. 이 기사는 피렌체의 식탁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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