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캐나다 총리가 이재명 대통령만 패싱?" 거짓 [오마이팩트]

미디어워치 등 극우 매체, 현지 언론 보도 왜곡... 캐나다 정부, 하루 전 양자 회동 일정 공개

[김시연 기자]

▲ 미디어워치(왼쪽)는 17일 캐나다 일간지 '내셔널포스트' 기사(오른쪽)를 근거로 카니 캐나다 총리가 이재명 대통령을 제외한 전 참가국 정상들과 양자 회동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원래 해당 매체 기사는 캐나다 정부가 지난 14일 발표한 6월 15일 일정표에 따른 보도였고, 실제 6월 17일 카니 총리 일정표에는 이 대통령과 양자 회동 일정이 포함돼 있었다. ⓒ 미디어워치/내셔널포스트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현지시간, 한국시간 18일 오전)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가 열린 캐나다 앨버타 주에서 의장국 정상인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양자 회동을 했다.

그런데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성창경TV'를 비롯한 국내 극우 성향 유튜버와 누리꾼은 캐나다 총리가 모든 참가국 정상과 양자 회동을 하면서 이 대통령만 제외했다면서, 이른바 '이재명 패싱' 루머를 퍼뜨렸다.

출처는 극우 성향 인터넷매체인 '미디어워치'였다. 이 매체는 17일 '캐나다 카니 총리, 한국 이재명 제외한 전 참가국 정상들과 양자회동'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캐나다 일간지 '내셔널포스트(National Post)'가 "카니 총리가 한국과 세계은행을 제외한 전 참가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면서 "개최국으로서 모든 참가국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유독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대통령실은 정확한 이유를 밝혀야 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명백한 오보였고, 국제 외교 관례까지 무시한 악의적 보도였다. G7 정상회의 의장국에서 직접 초청한 국가 정상들과 모두 양자 회동을 하면서 유독 특정 국가만 제외한다는 건 심각한 외교 결례이기 때문이다.

'내셔널포스트'는 이미 지난 15일(현지시간) 공개된 카니 총리 일정표에 따른 보도였다고 분명히 밝혔고, 한국 제외에 초점을 맞춘 보도도 아니었다(Carney's schedule Sunday showed he will be hosting bilateral meetings with the leaders of all those countries except South Korea and the World Bank).

캐나다 정부, 이재명 대통령 양자 회동 하루 전 일정 공개

▲ 캐나다 정부가 16일(현지 시간) 홈페이지에 공개한 6월 17일 카니 총리 일정표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양자 회담 일정이 공개돼 있다. ⓒ 캐나다정부

캐나다 정부에서 다음날(16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카니 총리의 6월 17일 일정표에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양자 회동 일정도 포함돼 있었다. '미디어워치'가 이날 캐나다 총리 일정표를 직접 확인했다면, 얼마든지 오보를 바로잡을 수 있었다.

다른 국내 언론은 당시 캐나다 총리와 양자 회담 일정이 18일 오전(한국시간) 회동 직전까지 경호 엠바고(보도시점제한 요청)로 묶여 있어 보도할 수 없었다.

캐나다 총리, 이 대통령 당선 축하 메시지... 윤석열은 당선 2개월 뒤 첫 통화

▲ (캐내내스키스[캐나다]=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캐나다 정상회담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6.18 ⓒ 연합뉴스

캐나다는 이번 G7 정상회의에 7개 회원국(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미국) 외에 한국을 비롯해 호주, 브라질, 인도,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우크라이나 등 7개 비회원국 정상도 초청했다. 이 대통령은 주요 회원국보다 하루 늦은 16일 오후(한국시간 17일 새벽) 캐나다에 도착했지만, 주요 국가 정상과 양자 회동을 이어갔고 의장국인 캐나다 총리도 포함돼 있었다.

이 매체는 "캐나다는 미국과 안보국방 정보를 교류하는 파이브아이즈(Five Eyes) 소속 국가다. 그래서 늘 미국 대통령에 이어 한국 대통령 취임 이후 축하 전화를 하곤 했다. 그러나 이번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축하 전화도 G7 초청 전화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마크 카니 총리는 지난 6월 4일 이재명 대통령 당선 직후 "이재명 후보의 대한민국 차기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며, 양국의 강력한 무역, 국방, 안보 파트너십과 인적 유대관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축하 메시지를 공개했다.

지난 2022년 3월 10일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당시에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당선 축하 메시지만 전했다. 실제 두 정상의 통화가 이뤄진 건 그로부터 2개월 뒤인 2022년 5월 6일이었다.

트뤼도 총리는 당시 축하 성명 마지막에 "지난 수 년간 귀중한 파트너십을 나눴던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라며 전임자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마크 카니 총리의 축하 성명 어디에도 계엄과 탄핵으로 물러난 전임자에 대한 인사는 없었다.

[오마이팩트] 언론 보도 "캐나다 총리가 이재명 대통령 제외한 전 참가국 정상과 양자 회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