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다듬는 새로운 인공수정체 등장… 백내장 수술 후 시력 조정 가능해져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2025. 6. 1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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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클리닉_ 센트럴서울안과
FDA 인증 백내장 렌즈 'LAL', 국내 첫 도입
백내장 수술 후 미세 조정해 '맞춤 시력' 구현
과거 시력 교정술 받은 사람에게 희소식
"기존 기술로 교정 어렵던 난시도 해결"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다. 나이가 들면 눈앞이 뿌예진다. 노화로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백내장' 때문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70대 이상 노인 94.2%가 백내장을 앓고 있다. 다행히 수정체를 교체하는 수술로 시력을 되찾을 수 있는데, 문제는 수술 후 시력이 어떻게 나올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점이다. 혹여나 만족하지 못해도 대부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최근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최첨단 기술 'LAL(Light Adjustable Lens, 광조절 인공수정체)'이 미국에서 개발됐다. 수술 후에 본인에게 맞춰 시력을 조정할 수 있는 기술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안정성과 효과를 인정받았다. 아직 북미 외 지역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이 기술이 지난달 국내에 도입돼 약 2주 전 첫 수술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수술을 시행한 센트럴서울안과 김균형 원장을 만났다.

센트럴서울안과 김균형 원장이 새로운 백내장 수술인 '광조절 인공수정체(LAL)'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LAL은 수술 후 환자가 원하는 시력에 맞춰 세밀한 조정이 가능한 차세대 백내장 렌즈다. /김지아 헬스조선 객원기자

LAL, 수술 후 시력 정밀 조정

수술 전 생체 계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렌즈를 고르는 현 백내장 수술로는 아무리 인공수정체를 세밀하게 골라도 수술 전 예측값과 수술 후 실제 시력 상태 간에 불가피한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환자 개인의 회복 속도, 각막 곡률의 변화, 안구 내 염증 반응, 생활 방식, 시력 선호도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오차로 많은 환자가 수술 후 렌즈나 안경을 추가로 사용하고, 간혹 레이저 수술 등 부가적인 치료를 받을 정도로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미국 의료기기 기업 알엑스사이트(RxSight)는 이런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LAL을 개발했다. LAL은 조절형 인공수정체로, 내부에 빛에 반응하는 물질이 들어있다. 수술 후 전용 자외선 조사 장비인 LDD를 이용해 렌즈 내부에 빛을 쏘면, 물질이 광중합 반응을 일으켜 렌즈 모양이 바뀐다. 김 원장은 "수술 후 가까운 거리가 예상보다 잘 안 보이면 렌즈 가운데가 볼록해지도록 빛을 조사해 교정할 수 있다"며 "기존 기술로는 교정하기 어려웠던 구면 굴절 오차, 난시 크기와 축 방향까지 미세하게 조정해 난시도 없앨 수 있다"고 했다.

실제 효과도 확인됐다. 알엑스사이트사에 따르면 기존 인공 수정체로 백내장 수술을 했을 땐 수술 6개월 후 목표 도수 도달률은 70∼80%이고, LAL은 목표 도수 도달률 92∼98%를 기록했다.

LAL(광조절 인공수정체) 렌즈 내부에는 자외선(UV 라이트)에 반응하는 물질이 들어있다. 수술 후 렌즈에 전용 기기로 빛을 쏘면 렌즈 모양이 바뀐다. 이 원리로 환자 맞춤형 시력을 구현 할 수 있다. /센트럴서울안과 제공

과거 시력 교정술 받은 사람, LAL 수술 적합

LAL은 이미 미국에서 22만건 이상 시행됐고, 1000여 개 이상의 병·의원에서 활용중이다. 향후 LAL 수술을 받는 사람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과거 라식·라섹·렌즈 삽입술 등 시력 교정술을 한 환자는 백내장 수술 목표 도수 도달률이 떨어지는데, LAL 수술이 이를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시력 교정술을 받은 사람뿐 아니라, 고도 근·원·난시가 있는 사람, 눈을 다쳐 안구에 변형이 생겼거나 흉터가 있는 사람 등도 렌즈 위치가 부정확해지면 수술 후 시력이 원하는 시력에 못 미칠 수 있다"며 "LAL 기술을 활용하면 수술 후 희망하는 시력을 맞춰갈 수 있다"고 했다.

LAL 렌즈로 수술하면 2∼4주간 안정화 기간을 거치며, 환자 스스로 어떤 불편감이 있는지 확인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후 실제 굴절 상태와 환자의 피드백을 토대로 정밀 조정을 시도한다. 조정은 90초 내외의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된다. 여러 번 조정을 거칠 수 있지만, 평균 1.5회 안에 최종 도수가 결정된다. 이후 LDD로 최종 고정 과정을 거쳐 최종 시력을 점차 완성해 간다. 장기적인 안정성도 확보된다. 조정 중에는 자외선이 렌즈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한다.

다만, LAL 수술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도 일부 있다. 동공이 커지지 않는다면, 렌즈에 자외선 조사가 차단돼 LAL 기술을 활용할 수 없다. 김 원장은 "포도막염을 이전에 앓았거나, 전립선 약을 장기간 투약한 사람은 동공이 잘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정밀 조정 중에는 자외선을 눈에 90초 동안 조사하는데, 파킨슨병 등으로 그 시간 동안 자세를 유지할 수 없는 사람도 LAL 수술을 추천하지 않는다. LAL 수술 비용은 현재 시행되는 프리미엄 백내장 수술의 두 배 정도로,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비용 문제 또한 해결할 필요가 있다.

"국내 LAL 수술 가이드라인 개발에 기여할 것"

국내 최초로 LAL 수술을 받은 A씨는 미술 업계에 종사하고 있어, 정밀한 시력이 매우 중요했다. 안타깝게도 40대의 젊은 나이에 백내장이 생겨 작업을 이어가기 어려워졌고, 결국 지난해 증세가 더 심한 눈 한쪽을 수술했다. 새로 얻은 눈은 멀리는 잘 보였지만 가까운 곳은 생각보다 정확도가 떨어졌다. 김균형 원장은 그런 A씨에게 LAL 수술을 권했다. 김 원장은 "본인에게 맞는 시력으로 수술 후 조정할 수 있는 LAL이 A씨에게 딱 필요한 수술이라고 생각해 권했다"고 했다.

센트럴서울안과가 국내 최초로 LAL 기술을 도입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환자 만족도를 위한 꾸준한 연구와 학계 활동 등이 영향을 미쳤다. 알엑스사이트는 지난해 12월 센트럴서울안과를 LAL 론칭 심포지엄에 국내 최초 발표자로 공식 초청했고, 김 원장은 당시 한국 시장에서의 LAL 도입 가능성과 임상적 의의에 대해 발표했다. 같은 시기 알엑스사이트 창립자이자 대표인 론 커츠 박사가 센트럴서울안과를 공식 방문해 병원 시설을 점검하고 의료진과 시술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후 김 원장은 지난 2월 대한안과의사회 정기 학술대회에서 LAL 기술의 임상적 효용성과 안전성에 대해 국내 첫 공식 발표를 진행하며 국내 의료계의 전문적인 검증을 받았다. 김균형 원장은 "LAL로 미국에서 수술하고 있는 의료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앞으로 백내장 수술에서 필연적으로 가야 하는 방향이라고 평하더라"며 "국내 최초 도입 병원으로 책임감을 갖고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추적 관찰 시스템을 도입해, 향후 국내 LAL 수술의 표준화된 가이드라인 개발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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